인류 문명에 있어서 가장 최근까지 존재한 가정의 형태는 아마도 '가부장제'가 아닐까 싶다

남자는 여자에게 식량과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여자는 집안일과 아이의 양육을 맡는다

좋고 나쁨을 떠나 이건 그 당시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효율적인 가정의 형태 였을 것이다

물론 이젠 시대가 시대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별로 좋은 꼴은 못 보고 자랐기에 굉장히 싫어하지만.

성공한 변호사인 크리스의 취미는 사냥이다

어느 날 우연히 그는 숲 속에서 살아가던 야생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그는 자신의 가족과 합심하여 그녀를 문명인으로 재탄생시킨다

는 개뿔 그딴거 없고 그녀를 억지로 사로잡아 자신의 집 창고에 구속한 크리스

그는 그녀를 억압하며 문명인으로 교화한다는 명목 하에 온갖 몹쓸 짓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가정에 얽힌 끔찍하고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영화의 초반부는 사실 꽤 지루한 편이다. 뭔가 이렇다 할 긴장감을 조성하기보단 어딘가 너무나 이상한 비밀을 가진 이 가족의 관계를 천천히 보여주다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갑자기 롤러 코스터를 탄 듯이 급 진행하게 된다

주인공인 크리스는 그냥 한 마디로 'ㄱㅅㄲ' 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 할 순 없지만 부인이 자기 말에 말대꾸 한다고 뺨에 싸닥션부터 날리는 꼬라지를 보면.....

결과적으로 박살나는 집안의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문명인의 잔혹함' 을 말 할 수도 있겠다

다만 내가 느낀 건 그것보단 가부장 제도에 대한 감독의 생각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는 시작부터 크리스의 눈치를 보는 딸 페기와 아내 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부터 이미 이 집안에는 권력의 상하 관계가 존재한다는 걸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아들인 브라이언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한다

이건 아마도 지금 어디선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어딘가의 모습을 반영한게 아닐까

그런 점에서 '여인'의 존재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다

문명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문명 속 가부장제' 에 철퇴를 내리는 그런 역할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