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러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늘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특유의 그 기분 나쁨 이었다

좋게 보면 특징이고 나쁘게 보면 식상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모든 일본 호러 영화가 그런 건 아니니까

그리고 이 영화 역시 그러한 영화 중 하나였다

트라우마로 인해 도쿄에서 시골로 내려온 아이나

그녀는 자신의 미술 학원을 만들고 우연히 뒤뜰에 파묻혀 있던 점토 흙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도쿄에서 공부를 하고 온 카오리는 이 흙으로 점토를 빚어 조각을 만들고, 이 점토 인형으로 인해서 학원의 학생들이 한 명 씩 희생된다는 굉장히 간략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인형이 살인을 한다, 라는 내용이야 아무래도 대표적으로 <사탄의 인형> 이 떠오르긴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 그런 '완성된 형태' 의 인형이 아니라 말 그대로 '미완성된 인형' 이기 때문에 묘하게 이토 준지 만화 특유의 기괴한 느낌이 굉장히 진하게 묻어져 나온다

그래서인지 인형보다는 묘하게 크리쳐물 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감독이 메이크업 아티스트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시각 효과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임팩트가 꽤 강한 편이며

음악도 묘하게 언밸런스한 느낌이 들면서도 묘하게 잘 들어맞아 은근히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었다

예시를 든 다면 <킬빌> 에서 주인공과 오렌 이시이가 눈 내리는 녹엽정의 정원에서 싸울 때 산타 에스메랄다의 Don't let be me misunderstood 가 흘러나올 때와 비슷하달까

다만, 한 가지 짜증나는 점은 여배우들의 연기가 어째 다 하나같이 정말 심각할 정도로 비슷했다

어떻게 목숨이 위험한 그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발악 한 번 못 하고 할 줄 아는게 꺅꺅 거리면서 비명 지르는 것 밖에 없냐....

게다가 진행의 완급 조절 또한 상당히 실패한 느낌이었다

각 인물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극을 이끌어 나가는 전개는 분명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훌륭한 연출이긴 하지만

시작부터 너무 빠르게 진행을 하다 보니 중반을 넘어서면 발단-전개-절정-결말의 도입-결말의 절정-결말 이라는 진행으로 흘러간다

덕분에 '이제 여기서 끝이면 딱인데' 싶은 부분에서 계속 질질 끌어서 스토리가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왠지 일본 영화의 장단점을 죄다 한 번에 보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