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의 리부트 혹은 리메이크라는 작업은 영화 제작사 입장에선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닌가 싶다

모 아니면 도 라는 심정으로 어쨌든 영화를 보러 극장을 가는 기존의 팬이 있을 것이고, 또한 궁금함에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들도 있을 테니까.

물론 완성도가 어느 정도이냐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기존 시리즈의 팬들과 신규 팬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매우 훌륭한 리부트 작품이다

78년, 마이클 마이어스의 살인 행각 이후 40년.

로리는 여전히 그 당시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 하고 있다. 언젠가 마이클이 자신을 죽이러 다시 찾아올 것이라 생각하며 집을 개조하고, 심지어 자신의 딸에게 사격 연습까지 시키는 로리.

그리고 그 당시의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수감된 마이클과 로리를 찾는 기자 일행.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송되던 마이클이 탄 버스가 사고가 나고, 마이클이 다시 해든필드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것이 이 영화의 주 스토리 이다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원작을 계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큰 변화는 직접적으로 '로리와 마이클은 남매가 아니다' 라는 것인데, 나는 이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애초에 원작에서 둘이 남매라는 이야기도 없었을 뿐더러 마이클이 로리를 죽이려는 이유에서 이런 인과 관계를 없애버린다면

결국 '마이클이 로리를 죽이려는 이유=자신이 죽이지 못한 유일한 표적' 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성립되기 때문에 마이클이라는 케릭터의 사이코패스적 케릭터 성이 더 강화된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뇌피셜이다）

영화는 중간 중간 원작에 대한 오마쥬를 넣음으로서 원작과 원작 팬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아낌없이 표하고 있으며 로리에 대한 드라마를 꽤나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신선하다고 느낀게, 대부분의 슬래셔 호러는 뒤로 갈수록 '얼마나 더 기발한 바디 카운트 씬을 연출하는가' 에 집중했지, 피해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로리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로리가 왜 마이클에 대해 이렇게나 적대시 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는지' 몰입할 수 있는 빌드 업을 진행하게 된다

로리 vs 마이클의 구도는 98년작 <할로윈 : H2O> 에서도 나오긴 했었지만, 이 영화 속 대결 장면이 훨씬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시리즈물 리부트 or 리메이크를 하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한다, 라는 일종의 기준으로 삼아도 무난하지 않을까 싶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