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한산 보고 왔습니다.
탑건, 토르4의 영향인지 극장가가 한산합니다 하하핳하하
극장의 가격표가 많이 오른 여파인지 저 같이 개봉당일 보는 사람들이 많이 적어진게
확 체감이 됩니다.
한산을 딱 보고 나왔을 때, 전작의 단점인 요소들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 게 느껴지더라구요.
우선 명량과 한산의 러닝타임은 단 1분차이입니다. 128분 129분.
그런데 명량 보다 지루해서 세네번 뒤틀리던 몸이 이번 한산때는 한번 자세만 바꿨습니다.
왤까요?
제가 느끼는 점은 스토리텔링의 변화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명량은 너무 말이 많은 친구가 듣기 싫은 얘기를 주절주절 떠드는 느낌이었어요.
그냥 한마디로 얘기해도 되는 이야기를 일절 이절 받아라 뇌절까지 하는 느낌인거죠. （예를 들면 싸대기 마려운 신파극적인 요소가 있겠죠.）
그러다 보니 관객들 입장에서는 지루해지는 거죠. 극의 긴장감이 뚝뚝 끊기니까요.
이런 점은 감독이 예산이 없어서 해상전투씬을 줄이려고 하는건가? 라는 의문을 심어주는데 충분하죠.
그런데 이번에 한산은 그 스토리텔링을 아예 뒤집었더라구요.
분명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님이시지만, 한산의 내용은 오히려 와키자카의 이순신레이드 라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았습니다.
와키자카도 못나고 바보 같은 장군이 아니라, 용인전투를 완승을 이끈 장군으로 표현되고, 도요토미의 유망주로 떠오릅니다.
또한 전라도를 치기위해 무던한 노력과 치밀한 수싸움 계산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이번 영화의 이야기 빌드업이 명량에 비해 수준이 몇 단계는 올라갔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상대 장수가 갖은 노력을 하고 견내량에서 싸울 준비를 하는데
진짜 말 그대로 개같이 쳐발립니다. 이 카타르시스가 어마어마했다고 봅니다.
일본 측에서 '이런 공을 들이고 수싸움을 하는데, 와 이렇게 대패를 하네' 라고 이야기를 전개를 하니
새로운 시각으로 한산도대첩이 보이는 것이죠.
똑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점에서 서술한다. 지루함을 타파할 수 있는 그 맥을 굉장히 잘 집은 것 같습니다.
해전씬도 굉장히 좋았던 점은 극 중 모든 빌드업은 결국 한산도대첩을 향해가는 빌드업이었는데,
쌓은 빌드업을 착실히 해전씬 안에서 풀어낸 것도 좋더라구요. （요샌 그렇지 못한 영화들도 허다한데...）
우선 원균이 시한폭탄처럼 묘사되서 극의 긴장감을 올려주더라구요.
그냥 스타크래프트 유닛 마냥 내 지시만 잘 따라주기만 해도 2인분 3인분 해주는건데
원균 이새기ㅋㅋ 끝끝내 트롤링하더라구요.
이런 불안요소가 있어서 해전씬 내내 긴장감 유지를 하는데 있어 좋았던것 같습니다.
또 거북선도 ver2. 가 나오냐 마냐, 가능하냐 마냐 줄다리기 끝에
부제와 같이 용과 같이 바다에 출현에 적들을 수장시키는 장면도 멋있었습니다.
일본군 내에서도 공포감을 잠재우기 위해 복카이센이라는 명칭에서 네카레후네?（저번 주에 봐서 명칭이 가물가물 하네요.）
라는 명칭을 쓰라고 격하하기 위해서 그랬는데
보자마자 호달달 떨면서 '복..복카이센..' 하는데 저도 모르게 국뽕 한사발을 들이켰습니다.
아무튼 이번 한산, 명량을 오히려 생각하고 가보니 더 재밌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P.S 이번 한산 CGV에서 관람했는데, 좌측 후열에 있는 스피커에서 저음역대（발포, 나팔부는 소리 등） 파열음이 발생하더라구요.
힝... 영화비도 올렸는데 품질 개떡락 ㅠㅠㅠ
4
202
우회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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