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정말 수 많은 영화들에 대한 평가를 보게 된다

그런데 공포 영화의 경우는 정말 평이 압도적으로 좋거나, 혹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수준은 매우 자주 보이지만

정말 이렇게 압도적으로 안 좋은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럴 땐 다 이유가 있긴 하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가 이 영화였다

공포 영화 감독을 꿈꾸는 미정은 우연히 시사회장에서 사람들이 뛰쳐나가고, 한 명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후 그녀는 그 영화의 정체를 쫓던 도중 그 영화의 감독 재현을 만나게 되지만 그는 계속 그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잊어버리란 말만 반복할 뿐. 하지만 그 영화에 대한 정체에 다가갈수록 미정에겐 점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사실상 존 카펜터의 <매드니스> 와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1의 8번째 에피소드 <담배 자국>과 꽤나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창작을 찾기 힘든 만큼 그런 유사성이야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 시나리오의 개연성이다

미정은 재현과 접촉하려 하지만 재현의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가 돼 버린지 오래인데

재현은 정말 놀랍게도 미정이 괴담 카페에 올린 글만 보고 그녀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이요, 그녀가 사는 집 주소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전혀 주지도 못한 채 말이다

심지어 이 영화의 가장 큰 공포의 원인인 '순미'라는 귀신은 그녀가 왜 귀신이 됐는지 （어떠한 원한으로 귀신이 된 건지）

그리고 왜 폐극장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재현의 스탭들을 죽이는 건지 그 이유 등을 전혀 설명하지 못 하고 있다

그리고 미정은 왜 쫓아다니는 건데? 대체 왜?

시나리오에 있어서 개연성도 엉망인데 순미라는 귀신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당위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라는 부분은 다르게 말하자면, 관객들에게 시나리오를 납득 시키지 못하고 후반부까지 끌고 간다는 뜻인데, 당연히 관객 입장에선 몰입도 제대로 못 한 채 영화를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어진다

몰입도 못 하는 영화가 도대체 무슨 재미를 보장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