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움을 원한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모델을 꿈꾸는 소녀 제시는 LA로 상경한다

인터넷으로 만난 사진가 딘을 만나 첫 사진 촬영을 마친 후 그녀는 처음 찾아간 모델 에이전시 사무실에서 극찬을 받으며 바로 모델로 계약한다

이후 주목받는 신인으로 점점 승승장구하게 된 제시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이내 독이 되어 그녀의 목을 조른다

영화의 미술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준다

그냥 장면 하나 하나가 영상으로 만든 화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이 영화의 영상미는 돋보이는 수준이다

다만,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라는 것이었다

영화의 스토리는 굉장히 일 차원 적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탐미적인 내용까진 좋은데, 문제는 단순히 새로운 모델이 출현했다 -> 그녀로 인해 자신의 자리를 위협 받는 여자들의 질투 + 마찬가지로 성적으로 그녀를 원하는 레즈비언의 욕망 등이 인물 간의 복잡한 심리 묘사 없이 너무 단순하게 다뤄진다는 것이다

클럽 화장실에서 제시를 향해 던지는 질문들도 그렇고 너무 단순해서 평면적인 느낌이 강했다

모차르트를 바라보는 살리에르의 느낌을 원했던 건 나의 너무 큰 욕심일까.

문제는 이 영화가 슬로우 번 호러에 버금갈 만큼 그 호흡이 정말 길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락적 재미가 있냐고 한 다면 그건 또 아니고

케릭터의 심리 묘사가 너무 가볍다 보니 아름다움에 대한 탐미적인 의미, 를 찾아보려 해도 그것도 쉽지가 않다

주연인 엘르 패닝의 연기는 딱히 흠잡을 건 없지만, 이 영화에서 그녀는 그저 '예쁜 외모로 주목 받는 슈퍼 루키' 라는 포지션의 얼굴 마담만 담당할 뿐, 뭔가 더 깊은 연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2시간에 가까운 런닝 타임 동안 내가 본 건 그저 감독의 미술 감각 패션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