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영화계에서 살인마가 등장하는 호러 영화, '슬래셔 호러' 는 사실 2천년대 들어서 거의 가뭄에 가까운 상태였다

故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스크림> 이라는 걸출한 명작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아마도 '살인마 케릭터' 의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애덤 그린 감독의 <손도끼> 시리즈가 올드 스쿨 아메리칸 호러를 표방했지만, 사실상 이 영화의 '빅터 크로울리' 역시 다른 공포 영화에서 따온 요소들이 덕지 덕지 묻은 흔적이 보이는 걸 보면

분명 케릭터의 창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 속 케릭터 '아트 더 클라운'은 케릭터만 놓고 보면 개성적인 케릭터로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할로윈 밤, 타라는 술에 잔뜩 취한 던과 함께 파티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길거리에서 이상한 광대를 만나게 된다

집요하리만치 타라에게 시선을 고정하는 광대. 그리고 이후 광대는 자신을 본 사람들을 끔찍하게 살해하기 시작하고 타라는 목숨을 건 도주를 시작하게 된다

다시 슬래셔 호러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좋던 싫던 슬래셔 호러 라는 장르는 존 카펜터의 위대한 유산 <할로윈>의 영향 아래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이 장르의 모든 클리셰를 집대성하고 정립한 영화이고, 또 앞에서 언급한 <스크림>의 경우 이런 클리셰를 비틀어서 성공했지만, 반대로 뒤집어서 말하면 <할로윈>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스크림>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테리파이어>는 이 클리셰를 때로는 취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비틀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게 된다

보통 슬래셔 호러의 살인마들이 희생자의 주변을 맴돌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 더 클라운'은 대놓고 사람들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걸 꺼리지 않는다

여기에 광대라는 특징을 살려 대사 한 마디 없이 과장된 제스쳐를 취함으로서 케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또한 어지간한 영화는 비비지도 못할 고어씬을 선보이며 케릭터의 사악함을 더욱 부각 시킨다

고어씬의 강도에 있어서 역시 앞에서 언급한 <손도끼> 시리즈가 연상 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손도끼> 시리즈는 스플래터적 요소가 강한 반면, 이 영화의 경우 감독이 특수 분장을 전공했던 부분을 살려 좀 더 고어스러운 부분이 훨씬 더 강한 느낌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아쉬운 건 너무나 단순한 스토리 플롯이었다

살인마가 등장하고, 그 살인마를 피해 달아나는 주인공, 그리고 그 중간 중간 벌어지는 살인 행각의 반복으로 인해 긴장감이 떨어지게 된다

할로윈 밤, 이라는 한정적 시간적 배경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호러 영화에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건 결국 재미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계속 보게 만든 이유 역시 '슬래셔 호러 속 케릭터의 활약' 때문일 것이다

이 케릭터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여타의 양산형 슬래셔 호러와는 급이 다르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