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남자임. 나이대는 나는 20대 후반 취준생이고
동생은 공익 다녀와서 대학생활 중인 20대 중반임
일단 둘 성격이
나는 남이 나한테 뭘 부탁하면 처음부터 스무스하고 좋게 뭘 해주질 못함. 어차피 대부분 무리가 아닌 일이면 해주긴 하는데, 해주기 전에 한번씩 뭐라고 한다고 해야되나?
군대 있을 때도 이걸로 동기랑 한번 싸울 뻔 했음. 다른 부서 후임이 나만 할 수 있는 뭘 부탁하는데, 너는 이걸 왜 이제하냐 이런식으로 한마디씩 하면서 챙겨놨다가 해주고 하는걸로 동기가 왜 자기부서 애들한테 뭐라고 하냐고 따지더라고
20살 즈음부터 우울감이 있었는데, 아마 자존감 문제라고 생각함. 군대 안에서 스트레스로 자해를 해서 상담도 꽤 오래 받아보고, 약도 먹어봤는데 별 진전은 없길래 사회 나와서부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고 있음.
동생은 잡다한 기억력이 굉장히 좋음
어느정도냐면 몇 년 전에 티비에서 지나가면서 봤던 다 까먹은 영화를 보는데, 이거 봤던거라면서 채널 돌리고 그럼
그리고 자존심이 굉~~~~~~~~장히 세서 본인이 무시당하고 하는걸 잘 못참고, 참을성도 잘 없다고 생각함 나는.
우리집은 아버지가 지방에 계시고, 자주 올라오시지도 않아서 꽤 예전부터 대부분 어머니랑 형제 해서 셋이 지냈었는데
동생이 중학생 때 굉장히 버릇이 없었음
과외선생님이 와도 침대에 누워있고, 어머니한테도 큰소리로 대들고..
형인 내가 바로잡겠다고 체벌을 했었음. 때리고, 말로 조지고 했었지. 내가 대학가고 하면서 이런 일은 없어졌었음.
나는 대학다니고 군대가고 하면서 이걸 다 잊었었는데, 얘는 위에 말했던 기억력으로 이걸 응어리 진 채 가지고 있으면서 나랑 얘기하면 자꾸 엇나가고 그랬었음
3년 전 즈음에 동생이 본인은 내가 자기 중학생 때 때리고 갈궜던게 아버지도 아니면서 무슨 권리로 그랬냐
본인은 피해자라서 그런거 다 기억하고 있다 하길래
나는 니가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 상처를 갖고 있는 줄 몰랐다, 당시 나도 철이 없었다 미안하다 하면서 사과를 했고
사과를 받아주면서 관계가 좀 좋아지나 싶었음
그러다 최근 컴퓨터 프린터 쓰는 사소한 일 떄문에 한 번 싸웠었음
프린터는 학기 시작하면서 가져가라고 했었는데, 내 방보다 큰 자기 방에 놓을 공간이 없다, 드라이버 설치 할 줄 모른다 하면서 안가져가길래 그냥 내방에 뒀었지
밤에 자려고 한참 누워있다가 잠이 안와서 간단하게 게임 좀 하고 자야지 하고 12시 즈음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는데
동생이 노크 하자마자 문을 열더니 프린트좀 하자고 했음
나는 늦은 밤에 내 방에 저렇게 자유롭게 들어오는게 굉장히 언짢아서 좀 안좋은 소리를 했음. 너는 저녁때동안 뭐하고 이제와서 하냐 이런식으로..
그거를 듣자마자 동생은 소리지르면서 화를 냄
프린트 그거 얼마 걸리지도 않는거고, 본인이 노크하지 않았냐
전에도 안좋은 소리 하면서 일찍 오라길래 12시 전에 왔는데 뭐가 문제냐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라고.
이거 듣고 주무실라하던 어머니 깨시면서 또 뭘로 싸우냐, 너는 그깟거 좀 해주지 왜 이런 소란을 만드냐 하고 나한테 계속 뭐라 하시는데
취업관련 얘기부터 시작해서 컴퓨터를 부숴버리네 어쩌네 하시는거 들으니 슬슬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함
결국 프린터는 동생 방으로 가져가고 나는 내가 고작 프린터 하나 때문에 가족들이 나한테 소리지르는걸 들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한 1시간정도를 방 안에서 가만히 앉아있게 되면서 울게되더라
그날은 한 3번인가 운거같어
그 다음날부터 정말 의욕이 하나도 없었음
한 이틀을 물만 마시면서 밥도 안먹고
가족이랑 아무런 얘기도 하고싶지 않았음
그냥 숨만 쉬면서 이틀 채워 보내고 사흘째 되니 정신도 좀 가라앉았는지 식욕도 좀 생기고 하더라
그러는 와중에 어머니는 다이어트 할꺼면 밥 먹어가면서 하라고 하시는데 그냥 예 하고 말았지
한 일주일정도 걸려서 어머니랑은 대화도 다시 좀 하고 그래
근데 동생이랑은 이제는 아무런 대화도 하고싶지 않아. 그냥 같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의사소통 이상은 하고싶지가 않더라고
동생이 '전에도 늦었다고 뭐라해서 일찍왔다' 라는 말을 한거를 가지고
언제즈음이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 4월 초 즈음이었던거 같아
2달정도 지난 일을 기억하고 있다가 내가 비슷하게 틱틱거렸다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보니까
나는 얘랑 어떠한 관계도 엮일 자신이 없어졌어
또 내가 먼저 사과하고 그냥저냥 지내면
얘는 또 말도 없이 지 서운한거 꾸역꾸역 다 담아놨다가 이번처럼 나는 기억도 안나는데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왜 나한테 이러냐' 하면서 소리지를걸 생각하니 감당이 안돼.
어머니께 '나는 몇달 지난 사소한 일 다 기억하고 있다가 지 마음 상하면 소리지르는 동생이랑 더 이상 잘 지낼 자신이 없다; 라고 말씀드리니까
형제 둘 있는거 잘좀 지내보라 하시는데 참 막막하더라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지내는게 최선일까?
잘 모르겠다 진짜.
7
151
한글여섯자다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