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년 동안 눈팅족으로 살아왔는데 어제 겪은 일에 대해 다른 분들의 의견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어제 친구들과 회식자리를 가졌는데 거기에는 제가 전에 못보던 여성분 한명이 계셨습니다.

저희 회식인원은 총 남자 4명 여자 3명이였구요.

다같이 평소 20대들이 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하게 술자리를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시간은 점점 늦어져 다들 들어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여성 두분은 먼저 들어가신다고 하고 들어갔는데

아까 제가 전에 못보던 여성분 있다고 했잖아요 그분은 "나는 좀 더 있다 갈게." 하며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그렇게 소주가 하나 둘 점점 들어가자

이야기의 방향이 갑자기 페미니즘 쪽으로 이어진 겁니다.

（그분 성향이 그쪽이고 최근 혜화역 시위에도 참여 했답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솔직히 그쪽 분야에 잘 모르기도 하고 제가 아는게 없어서 저는 최대한 말을 아꼈습니다.

그런데 대뜸 그분이 주장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여성 인권이 너무 낮다.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여자에겐 구속이다. 휴게소 여자화장실에 있는 휴지에 구멍이 얼마나 많이 뚫려있는지 아냐?
한국 남성이 여성들에게 해왔던 짓거리를 한번 봐라.'

울면서 이런 얘기를 하시는데

그분 사상을 자꾸 저희에게 강요하시는 거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맞장구 쳐주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 도중 제 차례가 와서

저는 "솔직히 그 분야에 관심이 없었고 잘 몰라서 제가 옳은 판단은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분명히 한국 사회에서의 그러한 점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될려면 XX씨 같은 성향을 가진 분들과 다른 분들이 서로 자신만 맞다고 주장하지 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를 갖는게 맞다고 봐요."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근데 제가 평소에 목소리가 저음에다 말을 하면 제 의도한 바와 다르게 톡톡쏘면서 말하는 그런게 있나봐요.

그래서 그 여성분이 대뜸 제 친구들 한테 "아 근데 저분 말투가 너무.." 이러시는 겁니다.

제 친구들은 당연히 당황하면서 최대한 친절하게 '그렇게 오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봐온 친구로서 저건 원래 말투고 감정이 실린 말이 아니다.'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그렇게 대충 넘어갔고 계속해서 그런 얘기로 이어진 겁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있던 제 친구중 한명에 그쪽분야에 관심도 많았고 그 여성분이랑 대화가 잘 통하는 겁니다.

그래서 여성분이 제 친구가 말하면 "와 진짜 말 잘통한다. 여기서 잘 통하는 건 당신밖에 없다." 이러는 겁니다.

제가 그분과 달리 말하면... 계속 그 논리에 맞게 얘기는 안하시구 '말투가 너무 띠껍다.' 이런식으로 대응하시는 겁니다..
（실제로 아까 넘어간후 3~4번 더 들었습니다.）

저는 화가 났지만 오랜만에 만든 회식자리에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아서 참았습니다.

그렇게 점점 회식자리를 마무리할 때가 되자 저희는 저희가 먹은 것을 다 치워야 했습니다.

친구 자치방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먹었기 때문에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갖가지 쓰레기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저는 봉투를 찾아서 더러운 음식물 쓰레기들을 담고 테이블에 묻은 기름을 닦으며 청소를 했습니다.

근데 그 여성분은 자신도 회식에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정리도 안하는 겁니다. （진짜로 자기가 먹은 종이컵 달랑 하나 버리는 거 봤습니다.）

저는 '그래 그럴 수 있어' 이 마음으로 대충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의자 7개와 테이블 그리고 아까 봉투에 담았던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들고 아래로 내려가야하는데

（진짜 제가 여기서 말하는 건 일말의 거짓도 없습니다 아까도 없었지만 지금 이 부분이 너무 화가나서...）

솔직히 힘은 남자가 더 쎄니까 의자랑 테이블은 저희가 옮길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손이 모자라 쓰레기를 담은 봉투들은 그분이 옮겨야 줘야 했습니다.
（자취방 옥상이 3층이었고 1층 까지 내려갔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의자를 옮기려고 하자

"잠시만요" 이러고 제 앞을 지나치면서 먼저 일층에 내려간겁니다. 아무것도 안.든.채.

저는 너무 화가 났지만 친구들이 그 분을 이성적이 아니라 친구로서 많이 좋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서 그냥 참았습니다.

결국 저는 다시 3층에 올라가서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내려왔습니다.

그 후, 저는 친구 중 한명이 너무 취한거 같아서 그 친구는 택시태워 보냈고 나머지 두 친구랑 그 여성분이 또 한잔 더 하러 간다 하기에

"난 기숙사 통금 때문에 피시방 있다 갈게 수고해라." 이 말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 여성분의 자신의 사상과 논리에 맞지않은 행동 때문에 지금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데

제가 비정상인 걸까요?? 아니면 친구들 처럼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식으로 넘어가야 했었나요??

여러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

세줄 요약
1. 회식 술자리에서 페미니스트 여성분과 대화나눔
2. 그분의 사상에 대한 논리와 행동이 이해가 안감
3. 나 비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