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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dieu




pro

[정채봉 "물에서 나온 새"] 중


너도 어른이 되면 알거야


어른은 모두 가슴속에


뽑혀지지 않는 나무 밑둥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단다.


그래, 그런 아픔이 느껴질 때마다

나무뿌리같은 가슴을 때리며 사는거지









1.

또 한해가 갑니다.


어릴적은 떡국을 먹는게 정말 좋았습니다.

떡국을 먹고 나이를 먹고

키도 쑥쑥 크고

점점더 어른이 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콩닥거릴 정도로

두근두근거리는 새해아침이었습니다.


일요일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다리던 그랬던 시절에는요.






1-1.

이젠 새해가 되도 그런 두근거림이 없습니다.

마음의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키가크고 몸이 자라는 것만큼은

그닥 마음에 와 닿지는 안는가 봅니다.


분명 올해 초와는 다를 텐데요.

이젠 감흥이 없습니다.







2.

어릴적은 눈이오면 마냥 기분이 좋아서

뛰어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에

내 발자국을 남겨보기도하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 이름을 써 보았다가

다시 지워버리고는

혼자 부끄러워

귀까지 빨개지던



코 끝에 콧물을 맹알맹알 매달고

두볼이 발간


그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1.

오늘 한해가 가네 어찌나 하면서

연병할 술을 쳐먹고 오는길에

가슴이 두근두근 할 정도로

눈이 오기에


"이렇게 눈오는 밤엔 가슴이 두근두근 하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그랬었는데 일 시작하고 부터는

밤에는 자야지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고

아침엔 차걱정을 하는 '어른'이 되버렸어"

란 돌아온 대답에


어른은 도데체 뭔데

눈오는 밤의 두근거림도 뺏는건지



"어른" 이란 것은

정말 악당인가 봅니다.








3.

어릴적

"사랑"이란 어른의 전유물을 생각하면


나중엔 사람하는 사람이 생기면

정말 잘 해줘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랑을 한다는것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새까만 눈동자에

반사된 그사랑의 모습이

얼마나 예쁜 모습이었는지

나는 기억이 날듯 말듯 합니다.







3-1.

세상에 사랑이 있냐는 어떤 사람의 물음에

나는 쉽게 응이라 대답했지만


가끔은 모르겠다.

정말 사랑이라는게 세상에 있는건지


아니면

책이나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상상의 결과인지



사랑을 해봤지만

그때의 두근거림을 물을때면

"부정맥인가봐" 라고 대답하는

그런 사람들도 있는것 처럼.


사랑은 점점 신과 같아집니다.

있다고 믿는데 볼 수는 없는게.







4.

어릴적은 아니고 예전에



"나중에 우리 아주 먼곳에서 만나면

날 모른척 해줘

이번엔 내가 먼저 널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4-1.

그렇게 말할줄 알았지만

하지 못했다.


아직도 내 핸드폰 작성중 메시지에 남아있는

"좋아해"라는 짧은 문자메시지


아직도 보내지 못한 짧은 말.







5.

어렸을적 어느날 잠들어

눈을 떠보면 어른이 되어있기를 바랐다.


어른만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른이 되서

사랑하는 사람하고 결혼해

나랑 내 아내를 반씩 닮은

딸한명 아들한명과

누구도다 행복하고

누구보다 내 아내 내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런 모습을 생각 했었습니다.



지금 잠들어 내일아침 눈을뜨면

어른으로 바뀐 모습과

그런 모습을 바랐습니다.






5-1.

어느샌가

나도모르는 사이 어른이 되버렸습니다.


몸은 다 자랐지만

맘은 아직 자란다 해도


법적으로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도

나 자신이 생각 하기에도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내가 해보고 싶은것도 다 못해봤고

내가 정말 하고싶은게 뭔지도 모르고


뭐가 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언제부터인가 어른이 되고

네버랜드에서 돌아옵니다.



꿈과 희망이 있는 네버랜드가 아닌


돈버는 기계가가 되어버린

[모던타임즈]의 찰리채플린이 됩니다.



어렸을적 찰리 채플린은 정말 재미있었는데

지금에 다시보는 찰리 채플린은

왜이리 슬픈걸까요.




영화는 끝나지만


우리들의 인생은 영화의 러닝타임보다 길기에

슬픈가 봅니다.



아니면 우리들 사는 이야기같아서 슬픈가 봅니다.









Ep.

[모던타임즈] - 감독 겸 주연 찰리 채플린


줄거리.

컨베어 벨트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찰리는

하루 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을 하고 있다.

단순 작업의 결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버리는 강박 관념에 빠지고 찰리는

정신이 이상해져서 급기야 정신 병원까지 가게 된다.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방황하다가

시위 군중에 휩싸여 감옥에 끌려가게 된다.



몇 년의 감옥살이 끝에 풀려난 찰리는 빵을 훔친

예쁜 소녀를 도와준다. 근사한 집을 사기 위해

백화점 경비원으로 취직하기도 하고, 철공소에서 일을 하나

번번히 소동으로 막을 내린다.

소녀의 도움으로 카페에서 일하게 된 찰리는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들에 아랑곳 않고

노래를 하다가 결국 다시 떠돌이로 남는다.

거리에 나선 찰리와 소녀는 희망만은 버리지 않는다.




그냥 다들 한번씩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