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래희망


3살때


옴므파탈이 되고싶었다


....

엽집에 살던 16살 연상누나가

러무 예뻐보였었다

-_-... 지금은 로인이 되었을 그분;;





초등학교때

과학자가 되고싶었다

알렉터 군단에 맞서싸우는 남박사같은

그런 과학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와 남박사


생각해보니 알렉터군단은

주5일제 실천 모범기업이었던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알렉터 군단이 하고싶구나

주5일제, 아침마다 뭘 입을지 고민도 안해도되고

나름 사람도 많은걸보니 대기업 수준에

맨날 맞는데도

다음날이면 멀쩡히 나오는

보험처리가 아주 잘되는 대기업인듯 하다




-_-..... 병신






중학교때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학교 강당 뒤에서 혼자 유유히

깡소주를 마시던 수학선생님




중3 담임이였던

첫등교일부터

"칼카나마알잠페니주납수구수은금"

이라며 주문을 외우시던

중3 기말고사가 끝나고는

급식을 안준다며 출근을 거부하던

자유로운 영혼 담임선생님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수업을 하시겠다며

항상 컴퓨터 PPT로 수업을 하시던（그땐 혁명이었다）

컴미선생님이

"내가 요정 컴미（그때 강타했었지 매직키드 마수리의 후신으로）

같이 귀여워서 컴미니?" 라고 물었을때

차마

"컴퓨터에 미친X인데요" 라고 대답할 수 없었던

지켜주지 못한 컴미 선생님



45분 수업중에

40분간 숙제검사를 하시고

5분간 다음시간 죽제를 내주시던

한문선생님


라디오 조립 시간에

떠드는 XX들은 인두로 아X리를 지져버려야해

라고 말씀하시며

정작 본인의 인두로 본인손을 지지시던

기술선생님



여름이고 겨울이고

항상 겨드랑이가 축축히 젖어계시던

우리가 붙여준 인디언 풀네임이

"커다란 땀샘"이시던

사회선생님


아마 되고 싶던 선생님이 멀쩡한 선생님은 아닌듯 하다.





고등학교때

작가가 되고싶었다

그때는 작가가 뭔지몰라서 친구들에게

"난 작가가 될꺼야

난 미상이라는 작가를 가장 존경해

무척 많은 작품을 남겼어"


라고 지껄이던 멍청한 작가 지망생이었다

그런데 다들

다 집어치우고 언수외만 하라더군

글쟁이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며


우린 입에 풀칠하려 태어난게 아닌데





대학교때

군 면제자가 되고 싶었다

신의 아들이라고 하는 군면제자가 너무 되고싶었다


나중에 군대 정밀신검때 면제 판정을 받긴 했지만

멍.청.하.게

2년을 다 채우고 나왔다 -_-희밤


쨋든 머덜에게

난 신의아들이 되고 싶어요 라고 말했으나

머덜은

넌 내아들이다-_-라며 매몰차게 거부하셨다



쩃든 지금은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이다





이등병때

장래희망 그딴거 없다 -_-

모든 대한민국 군인의 장래희망

병장-_- 말년병장이 되고싶었다





전역하고 사회 초년생일때

내 장래희망은...

장래희망은...

되고싶은건...

내 꿈은...



궁금하다

장래희망이라는게

자신이 되는것을 바라는건지

아님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주지도 않을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하는건지


장래희망이라는게

자기가 바라는 것을 하는 것이라면


모두의 장래희망이

대기업 취직

공무원 합격

이런건 아닐텐데 말이다


죽기전에 생각날만한 일

그것을 못해서 정말 아쉬웠다는 일

그런것이 장래희망이어야 할것 같은데

현실은 시궁창과 같아

그런 장래희망을 말하는 것조차 허락해주지도 않는것 같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질책을 한다

"넌 니가 하고싶을일을 하니?"

지금의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말한다

"그럼 지금 니가 가장 하고싶은일을 해"


나는 빨리 과거의 나를 맘속 깊은곳에 묻어버리곤

세상과 타협해 버린다


"하고싶은일 따위는 없어

할일만 있을뿐이지"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는

쥐새끼밖에 될 수 없는것 같다.


어느곳을 향해서

그곳이 어디인지

가고싶은 곳인지

그런곳을 향해서

4열종대 모난것은 정맞는 그런 4열종대에서

다들 줄을 맞춰서 달려갑니다.


저도 한심한 쥐새끼중 한명이라고

현실은 말합니다.


그 쥐새끼가

장래희망이란 공란에

한참을 생각을 하다

작가라고 썻다가 지우고는

공무원이라 고쳐씁니다


그리고 쥐새끼들의 대열에 합류합니다

오늘도 인생이란 연극의 막이 오릅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채 달려가는 재미있는 시대극

그리곤 모든 주인공들의 결말이 같은 신나는 비극





-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