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범님. 아가씨가 보이질 않으니 제 삶의 낙이없어졌습니다."

"아가씨. 서둘러 돌아오십쇼. 그립습니다요."

"그렇지.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태범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꼭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 것입니까?"

"너희들이 연월을 빨리 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

"허면, 저희들이 목걸이를 잡으면 되는것이 아닙니까."

"태범님. 태범님의 연심을위해 저희를 이용하지마십시요."

"무슨 연심이냐! 나도 너희와 같이 연월을 걱정하는 마음뿐이다."

도께비들은 태범을 한번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이리 솔찍하지 못하실까..."

"됬다. 물러나거라 내 혼자 목걸이를 잡을것이니."

이때 목걸이가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아가씨?

"연월이?"

태범은 기쁜듯이 목걸이를 잡았다.

"태범님. 동섭입니다."

도께비들와 태범은 실망했다.

"동섭이냐... 어쩐일로 목걸이를 잡았느냐?"

"다름이 아니오라, 오늘이 지나면 4일이남게됩니다.
인간들이 아가씨를 어찌할지 모르는데 저대로 둬도 되겠습니까?"

"윤대혁이란 자는 연월이의 정체를 알고있느냐?"

"아닙니다. 그자는 모르고 있습니다. 헌데, 이상한일입니다."

"무엇이 말이냐?"

"본디, 퇴마사라하면 요괴를 퇴마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그자는 아가씨를 붙잡고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게로구나. 어디 윤대혁에게 사주한자를 알아보거라.
그리고 그자가 왜 연월이를 잡으려하는지 알아내거라"

"예."

태범은 무언가 걱정인듯한 표정으로 목걸이에서 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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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인은 집앞을 빗자루질 하고있었다.

"어? 유과누나다."

빗자루질을 하고있는 연월을 알아본것은 이틀전 대혁이 울린 아이였다. 연월은 웃으면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아이는 연월에게 다가갔다.

"누나. 나 유과 먹고싶어."

"지금 제게는 유과가 없습니다."

아이는 실망스러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다른 맛있는것이 있습니다."

"뭔데?"

아이의 얼굴은 화색이 되었다.

"강정이라는 것인데, 한번 드셔보겠습니까?"

"어! 어!"

연월은 주머니에서 강정을 꺼내어 아이의 입에 넣어주었다. 아이는 무척 맛있어했다.

"누나는 이쁘고 착하구나"

연월은 미소지으며 강정을 주었다. 지나가던 사내들은 이 착하고 이쁜 여인을 보며 걷다가 돌부리에 넘어지기 일수였다.

"누나 재밌는 이야기 해줘"

"저는 재밌는 이야기를 아는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있습니다."

"뭔데?"

연월은 방울이 달린 노리개를 꺼내주었다.

"이게 뭐야?"

"한번 흔들어 보십시요."

아이가 노리개를 흔들자 방울소리가 났다.

"우와!"

아이는 신기해하며 더욱 요란히 노리개를 흔들었다. 대혁은 마루에서 이를 몰래 지켜보면서 말하였다.

"참으로... 정말 요괴란말이냐?"

대혁은 께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느순간 대혁의 마음속에는 연월이 자리잡았다.

"이제 3일이 남았다. 인간에게도 정을 붙이지 않는 내가... 요괴에게 정을 붙이었구나."

대혁은 그 마음이 정이 아니라 사랑이었음을 모르고 있었다.

"어. 그때 그 나쁜형이네."

아이는 마루에 앉아있는 대혁을 보았다. 그러더니 노리개를 연월에게 주었다.

"나는 그럼 가볼게. 안녕"

아이는 대혁이 무서워 연월과 인사하고는 가버렸다.

"나오셨습니까."

"어디, 아이가 말한 이쁘고 착한 여인은 어딨느냐?"

대혁은 문밖으로 나와 주위를 살피는척 하였다.

"여기있지 않습니까."

대혁이 뒤돌아보더니 실망한듯한 얼굴을 보였다.

"어린놈이 벌써부터 거짓말을 늘어놓다니... 혼을 내줘야겠구나..."

연월은 대혁을 노려보았다.

"농이다. 나도 네가 이쁘고 착한것쯤은 인정하는 사실이니, 그리 노려보지말거라."

대혁이 웃으며 말했다. 연월은 대혁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매우 기뻐했다. 연월의 마음속에도 대혁이 들어섰던것이다. 대혁은 나갈 채비를 했다.

"어디 가시는 것입니까?"

"잠깐 만날사람이 있어 나가는 것이다."

연월은 자신도 따라갔으면 했지만, 대혁은 아무말없이 문을 나섰다.

"다녀 오십시요."

"어?... 그래. 알겠다."

대혁은 자신이 나갈때마다 받는 인사가 아직 낯설었다. 남들은 쉽게 듣는 말이었지만 사부에게서는 들어보지도 못한말이거니와, 사부와 헤어진 후로 혼자살아온 대혁이었기 때문이다.

"다녀 오십시요라... 기분 좋은 말이구나."

대혁이 집을나와 한참을 걸어 들린곳은 왠 장터의 짚신가게였다.

"천리를 걸어도 닳지않는 짚신이 엽전 석냥. 다들 한번 신어들 구랴. "

간사한 얼굴을 지닌 사내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듯이 말하였다. 대혁이 그의 앞에서자 그는 슬며시 웃었다.

"나리, 한켤레사시지요. 쇤네가 직접꼬아 만든 짚신입니다요."

"나는 짚신을 사로 온것이아니라 정보를 사러왔다."

"무슨... 말씀이십니까요?"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궁에서 서재나 관리하던 자 하나가 궁녀를 희롱하여 장터에 눌러앉아 짚신이나 팔고있다고 하던데. 그것이 네놈이냐?"

사내는 갑자기 입을 다시더니 수염을 한번 쓸어내렸다.

"어찌 오셨습니까요?"

"궁에 있으면 이것 저것 사소한 소문들을 모두 알고있는것이냐?"

"궁의 소문은 서재서부터 시작된다는 말도 있으니, 전부는 아니더라도 거의 다 알고있습죠."

"허면... 좌의정에대한 소문도 있느냐?"

"좌의정 나리 말씀이십니까요? 허 어디보자...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뎁쇼... 궁에 있을때 책먼지를 너무 마셨나?"

사내는 기억이 안나는척 하였다.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대혁은 엽전을 꺼내 사내에게 건냈다. 사내는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이제 슬슬 기억이 납니다요. 좌의정 대감은 따르는 세력이 엄청났습죠. 발걸음을 한번 뗄때마다 관리들의 반이 따라움직인다는 말이 들리곤했으니,
궁내에서 실세는 왕과 맞먹을 정도였습니다요. 헌데, 좌의정대감은 서인들의 대표하는 얼굴이셨고, 왕께서는 동인들을 지지하였으니 의견 하나 맞는것이
없었습니다요. 사소한 말다툼도 싸움으로 번지는데, 어찌 높으신분들이 가만있겠습니까요? 서로 칼을 뽑고싶으나 눈치들만 보고있는게지요. 굳이 칼을 뽑는 쪽이있다면..."

사내는 얘기를 멈추더니 주위를 살피었다.

"왜 말을 하다 마는게냐?"

"이 얘기는 나리와 저만의 비밀입니다요."

"알겠다."

"가끔 궁에서 들리는 소문에의하면 좌의정대감이 반란을 꾀한다는 얘기가 떠돌곤 했습죠."

"반란?"

대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연월은 마루에 앉아 각시탈을 보고있었다. 그리고, 몇일전 자신의 손을 잡고 함께달리던 대혁이 떠올랐다. 특히 대혁이 자신의 옆에 붙어있으라 말한것이 떠올랐다. 연월이 얼굴은 자꾸만 붉어졌다. 이내 연월은 땅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어찌 시간이 이리안가는것이냐..."

연월은 닫힌 대문만 계속해서 바라볼 뿐이었다. 그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연월은 놀라 문을 열어보았다.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하나가 불쑥들어오더니 문을 닫아버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얼굴을보니 각시탈을 쓰고있었다. 각시탈은 손가락으로 입을 가렸다. 조용히 해달라는 뜻이었다. 연월은 잠시 얘기를 멈추고 각시탈과 같이 귀를 기울였다. 이윽고 누군가 급히 달려가는 소리가 났다. 얼마안가 발소리가 들리지않자 각시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앉았다.

"휴... 살았다."

"쫓기고 계신것입니까?"

각시탈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시탈은 연월을 한번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아하니, 내 또래인것 같은데... 말 놔도 되지?"

연월은 당황스러워했다.

"집에 아무도 없니?"

각시탈은 집을한번 둘러보았다.

"왜 말이없어. 벙어리니? 아니지, 분명 방금전까진 말을 했었는데... 얘. 너 이름이 뭐니?"

"연월..."

"그게 네 이름이니? 이쁜 이름이다."

각시탈이 탈을벗자 귀여운 얼굴을한 여인이 나타났다.

"내 이름은 춘심이야. 반가워"

춘심이 연월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자 연월도 따라 손을 흔들었다.

"연월아. 집에 밥남은거 없을까?"

잠시후, 연월은 상을 들고왔다. 춘심은 군침을 흘리고있었다. 연월이 상을 마루에 내려놓자 춘심은 밥그릇을 들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천천히 드십시요. 밥은 많이있습니다."

춘심은 연월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볼이 터질듯이 입에 밥을 넣었다. 연월은 혹시나 체할까 걱정되어 바라보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춘심은 눈깜짝할새 밥한그릇을 비웠다.

"이제야 살것같네..."

연월이 상을 치우고 다시 나타났다.

"너 음식을 잘만드는구나. 그리 맛있는 음식은 태어나서 처음먹어봤어"

"춘심님이라 하셨지요. 누구에게 쫓기고 계셨습니까?"

"극단장 아저씬데, 대사 몇번 잘못말한게 죽일죄라고 날 잡아먹을듯이 쫓아오잖아. 너 아니었으면 또 호되게 야단맞았겠다. 정말 고마워"

"혹시, 할매탈을쓰신분 말씀이십니까?"

"어? 너도 아저씨를 알아?"

춘심은 당황했다. 자신을 극단장에게 데려갈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연월아... 아저씨에게 말할거야?"

연월은 고개를 저었다. 춘심은 연월의 손을 꼭 붙잡고 고마워했다. 연월은 그 때 지난번 보았던 탈극이 떠올랐다.

"춘심님. 혹시 부탁을하나 들어주실수 있습니까?"

"부탁? 내가 들어줄수 있는거야?"

"예. 몇일전 보았던 탈극이온데... 못난이탈을 쓴 사내가 각시를 찾기위해 떠나는 내용이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그럼. 내가 각시잖아. 나 없으면 그거 하지도못해."

"허면, 이야기 해주실수 있습니까?"

연월은 처음본 탈극을 재미있게 보았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참여하게되어 미처 보지못한 내용이 궁금했다.

"음... 아저씨가 무엇이든지 공짜는 없다했어. 밥도 얻어먹었으니, 얘기해줄게."

춘심은 간략히 최대한 줄이고 줄여 말하려 했다. 하지만 연월이 집중을하고 매우 기뻐하자 조금씩 대사를 넣고 연기를하며 이야기하였다. 연월은 각양 각생의 인물들을 연기하는 춘심이 대단해 보였다.

"그리해서, 각시는 못난이에게 장가를들고 둘이 잘먹고 잘살았다는 이야기야."

연월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얘! 왜 우는거니?"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춘심은 흔해빠진 이야기에 감동한 연월이 우스웠다.

"다른 탈극도 얘기해줄까?"

"다른 탈극도 있습니까?"

"얘는... 사람들은 이미 본 탈극엔 관심없어. 항상 새로운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구경꾼들이 코빼기도않보일걸?"

"허면, 들려주십시오."

춘심이 다시 목을가듬고 얘기해주려는 순간 하늘을보니 어두워지려 하였다. 춘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는 것입니까?"

"응. 지금쯤이면 아저씨도 화가 풀렸을거야. 다음에 놀러와서 얘기해줄게. 잘있어."

춘심과 연월은 서로 손을흔들며 인사했다. 연월은 춘심과 헤어지는 것이 나름 아쉬웠다.

"그러고보니... 꽤 늦으시는구나."

밤이 되려하는데 돌아오지 않는 대혁을 걱정하는 연월이었다.
한편, 대혁은 오는길에 한과점에 들러 양손가득 강정과 유과를 샀다.

"이만한 양이면, 아무리 배고픈 걸인이라 한들 혼자 다먹지는 못할것이야."

대혁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걸었다.

"그거 들었는가?"

"무엇 말이냐"

"조금있으면 하늘에서 유성우가 내린다더구먼."

"그래? 그럼 술이라도 한잔하면서 보도록 하지."

"그러세."

대혁의 옆에서 걸어가던 노인들이 주막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혁은 하늘을 슬며시 쳐다보았다.

"유성우라..."

연월은 해가저물었는데도 대혁이 오지않자 심기가 불편했다. 자꾸만 문앞을 지나가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했다. 또다시 발걸음이 들리자 연월은 마음속으로 이번만은 대혁이 맞았으면 했다. 발걸음이 서서히 커지더니 이내 갑자기 멈췄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연월은 실망했다.

"연월아!"

그 때, 대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연월은 기뻐하며 뛰쳐나가 문을 열었다.

"오셨습니까?"

대혁은 아무말 하지않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루에 양손 가득있던 유과와 강정을 내려놓았다.

"내 손이없어 너를 불렀다."

대혁이 말하였지만 연월은 이미 유과와 강정에 정신이 팔렸었다. 연월은 군침을 흘리며 웃고있었다.

"그리 먹고싶었던게냐?"

연월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입에 침이나 닦고 말하거라."

연월은 얼굴을 한번 만져보더니 깜짝 놀라 침을닦았다.

"잘 먹겠습니다."

연월이 대혁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곤 마루에 앉아 유과를 먹기 시작했다.
대혁은 갓을 벗고 강정을 먹고있던 연월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하늘을 보았다.

"오늘 유성우가 내린다하였다. 같이 볼테냐?"

"유성우가 무엇입니까?"

"너는 모르는게 참 많구나. 하긴, 인간들이 아는것을 요괴가 안다는것이 이상한 일이겠지... 네 눈으로 직접 보거라. 그럼 알게될것이다."

연월도 하늘을 쳐다보았다. 저녘하늘이 무척 맑았다.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았고, 달 또한 하얗게 떠올랐다. 대혁과 연월은 아름다운 밤하늘을 계속쳐다보았다. 시간이 좀 흐르자 대혁은 불안했다. 내린다던 유성우는 커녕 유성하나 보이지 않으니 어찌해야할바를 몰랐다.

"이상하구나... 분명 내린다고 하였는데..."

대혁은 슬그머니 연월을 슬쩍 보았다. 그런데, 계속 하늘만 보고있는 연월의 모습이 너무도 이뻐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큰눈이 유성우를 찾기위해 더욱 커졌고, 달빛을 받아 백옥같은 피부가 더욱 눈부셨으며, 잘 빠진 턱선은 하늘을 보기위해 고개를 든 까닭에 더욱 돋보였다. 이윽고, 대혁이 연월을 슬그머니 보던것이 아주 대놓고 보게 되버렸다.

대혁은 연월이 자신을 쳐다 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대혁은 가슴에 손을 한번 얹어보았다. 대혁의 가슴은 터질듯이 두근대고있었다. 대혁은 고개를 연신 좌우로 돌리더니 두 손바닥으로 뺨을 쳤다.

"정신차려라..."

"잠이 오시는 것입니까?"

대혁은 자신을 걱정스레 쳐다보는 연월의 시선을 피했다. 연월은 대혁의 이상한 반응이 의아했지만 다시 고개를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 때, 하늘에서 밝은 선하나가 움직이는것이 연월의 눈에 들어왔다.

"저것이 무엇입니까?"

대혁은 연월이 가리킨곳을 보았다.

"별똥별이구나!"

대혁은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감고는 두손을모았다.

"무엇을 하는것입니까?"

"이건 기도라는 것이다. 인간들은 별똥별이란것이 내리면 이렇게 두 손을모아 기도를 한다."

"그리하면 소원이 이루어집니까?"

"밑져야 본전 아니겠느냐."

대혁이 실눈을 뜨더니, 자신을 따라 기도하는 연월을 보았다. 대혁은 재밌는 생각이 나 다시 눈을 감았다.

"부디, 우리 사부님 행패부리지 않으시고, 건강하게 지내게해주시고, 빨리 만날수있게 해주시오."

대혁은 일부러 소리내어 소원을 빌었다. 연월의 소원을 듣기위해서였다. 연월은 소리내어 소원을 비는
대혁을 따라 소리내어 소원을 빌었다.

"부디, 다시 한번 별똥별을 볼수있게 해주십시요."

대혁은 연월의 소원을 듣더니 놀라 눈을떴다. 연월은 계속 눈을 감은채 기도하고있었다. 연월은 밤하늘서 떨어지는 별똥별이 아름다워 얘기한 것이었지만 대혁은 연월이 3일후 죽을지도 모름을 알고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연월이 볼수있는 마지막 별똥별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 눈을 뜨면 되는것입니까?"

소원을 다 빈 연월이 대혁에게 물었다.

"조금만 더 있어보아라."

대혁은 죄책감에 차마 연월을 볼수없어 하늘을 보았다. 그 때, 밤하늘에 수많은 별똥별이 내리고있었다.

"유성우다... 연월아, 눈을 뜨거라!"

연월은 눈을떴다. 그리곤 하늘을 보고있는 대혁의 시선을따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연월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저... 저것이 무엇입니까?"

"유성우란 것이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대혁은 연월에게 유성우를 보여주지 어께에 힘이 들어갔다. 연월은 연신 하늘을 보고 감탄했다.
잠시후, 유성우가 다 사라졌지만 연월은 계속해서 하늘을 보고있었다.

"아쉬운게냐?"

"예. 눈앞에서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감사합니다."

"무엇이 감사하다는 것이냐?"

"태어나 처음 유성우를 보았습니다. 그리 아름다운 밤하늘은 영영 잊혀지지 않을것입니다."

본디, 밤하늘에서 별이뜨고 떨어지는것은 자연의 섭리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다하여 마음대로 보여줄수 없으니 날이좋아 본것일 뿐인데 감사를 표하는 연월이었다. 대혁은 조금 뻘쭘했다.

"유성우도 보았으니... 이제 들어가자꾸나"

"대혁님. 잠시만 계십시요."

대혁이 방으로 들어가려하자 연월이 서둘러 일어서더니 헛간으로 들어가버렸다. 대혁은 다시 마루에 앉아 기다렸다.

"이쯤에서 본것 같은데..."

연월은 헛간에서 먼지가 쌓인 물건들을 헤집으며 무언가를 찾고있었다.

"여기 있구나!"

연월이 미소를 지으며 발견한것은 해금이었다. 연월은 헛간을 나와 해금을 들고 대혁의 옆에 앉았다.

"해금이구나. 연주할줄 아는것이냐?"

"예."

연월은 해금에 쌓인 먼지를 닦고 몇번 켜보더니 이내 감각이 살아난듯 본격적인 연주를 준비했다.

"대혁님께서 제 눈을 즐겁게 해주셨으니, 저는 대혁님의 귀를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연월이 활대를 잡고 줄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해금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대혁은 잠깐 놀라더니 눈을 감고 감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 눈을 감아 아무것도 보이지않던 대혁의 눈에 환한 빛이 보였다. 빛이 점점 약해지더니 조금씩 사람의 형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눈 코 입이 만들어지고 얼굴이 잡히었다. 얼굴의 형체가 완성되갈수록 아는 얼굴이 나왔다. 얼굴이 완벽해지자 대혁의 눈에 들어온것은 연월이었다. 대혁은 깜짝 놀라 눈을떴다. 눈앞에서는 연월이 연주를 끝내고 해금을 내려놓았다.

"혹시, 사람을 보셨습니까?"

"어떻게 그걸 아느냐?"

"도께비들의 곡에는 신비한 힘이 있사옵니다. 제가 방금 연주한 곡의 힘은 좋아하는 이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대혁은 믿기지 않아 입을 벌린채 연월만 쳐다볼 뿐이었다.

"어찌 그런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말도 안되... 말도 안되..."

대혁은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 연월은 의아해하며 다시 연주를 했다.

"내 연주가 말도안되게 형편없었나..."

연월은 해금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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