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난 어제의 사건이 떠올라 남자의 핸드폰부터 찾기 시작했다.


손을 더듬거리며 남자의 핸드폰을 집고는 전원을 켜보았다.



아니나다를까 핸드폰에 떠있는 꽤많은 문자와 부재중통화...




그래.. 솔직히 나라도 화는 좀 날것 같았다.


아니 좀 많이 나려나..




난 혼자 살고 있었기에 다행히 엄마나 아빠의 눈치 따윈 볼필요가 없었다.



방에서 어기적어기적 기어나와 얼른 씻고 밥을 먹은뒤 학교를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폰은 가방에두고서 남자의 핸드폰을 꽉 쥔채로 남자가


보낸 문자들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남자가 보낸 문자는 딱 봐도 많이 흥분되어 있다는걸 알 수 잇을만큼


정신이 좀 없어보였다.



하긴 나같아도 그랬겠지만..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장난합니까??]



[댁 나 알아요??나야냐구요.]




[이봐요 전화는 받아야 할거 아니예요]



[이봐요!!!]





[그 핸드폰 오늘내로 꼭 받아야겟으니까 당장 전화해줘요]




문자는 오늘 온것까지 총 다섯통이였다.


나같으면 더했겠지만 이 남자는 욱하는 성격은 아닌모양인듯 했다.



근데 오늘 만나긴 만나야겠는데...




난 남자 만날 생각을 하며 내가 입고 온 옷을 쭉 훑어보았다.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뭔가 허전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남자 밝히는 여자는 결코 아닌데 이상하게 그 남자는


왜그렇게 끌리는건지 모르겠다.




첫눈에 반한다는게 이런기분인건가 싶었다.


아니 첫눈에 반한다고 하면 대부분 남자나 여자나 외모를 두고서 하는 말이겠지만


내가 말하는 첫눈에 반한다는건 그런 외모가 아니라 필같은 거였다.



이건 정말 안겪어본 인간은 몰랐다.



그냥 내가 개소리한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정말 사실이였다.




조금의 거짓말도 없이 난 외모는 둘째치고 느낌때문에..



그 남자의 순수하고 귀여운 그런 느낌들 때문에 마음을 빼앗긴것같았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캠퍼스를 걸어 나오며 두근거리는 맘으로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보려고 했다.



지금쯤 날 미친 여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것 같아 덜컥 겁이 났지만



더 뜸을 들였다간 정말 남자에게 그것도 내가 첫눈에 반한 남제에게


쌍욕을 들을지도...-_-;;; 모를 일이였으므로


용기를 내어 남자의 번호를 꾹꾹 눌러갔다.




몇번의 신호음이 가고 또 가는데도 무슨일인지 남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는걸 느끼고 또 한번 번호를 꾹꾹 눌러 ㅅ니호음이 가는걸 귀로 들으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기다렸다.




이번에도 신호음이 길기만하고 남자는 받을 생각이 없는듯 했는데 그때 였다.



덜컥하고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것은.




남자는 피곤한 기색의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여보세요?]


"아..안녕하세요?"



[아예..누구세요?]


"아저..그게...."



뭐라고 해야할지 참 난감했다.




그렇다고 직설적으로 어제 댁 핸드폰 갖고 간사람이요 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다.


그래서 말을 쉽사리 하지 못하고 있자 남자가 먼저 말을 해왔다.





[혹시 어제 그 여자분이신가요]



"아..하하!네..어젠..정말 죄송했습니다...그러려구 그런게 아니라.."



[됐구요. 일단 만나죠. 지금시간 괜찮으세요?]



"아...네! 괜찮은데...어디서 뵐까요??"





남자는 매우 무뚝뚝한 어조로 할말을 다하고는 전화를 툭 끊어버렸다.


아직 화가 많이 나있는것 같았다.



하긴..화가 안나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겠다만.



그래도 남자가 이렇게까지 무뚝뚝하게 나올줄은 솔직히 몰랐다.




씁쓸하니 웃고는 남자와 약속했던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서 xx역에 내려서


한 카페로 들어섰다.



그전에 한번더 내 외모 상태를 체크하고 들어섰는데


아직까지 화장도 오케이였고 옷차림 또 한 괜찮았다.




남자가 먼저 와있나 둘러보았는데 어제 본 그 남성이 창가쪽에서


앉아있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남자를 발견하곤 웃음을 참고는 남자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남자는 날 뚫어져라 보며 말했다.




마치 날 고나찰하는듯했다.



이여자는 대체 뭔가하는듯한 표정으로..





"뭐 먹을건가요?"



"아뇨..^^저기..화 많이나셨죠?"



".....처음엔 그랬는데 이젠 그냥 어이없을 뿐이네요.


대체 왜 그런거죠?"




"저 이상한 여자 아니구요.. 저 이래봬도 명문대학 xx대 다니고 있구요.


머리도 멀쩡하구 아직 풋풋한 신입생이랍니다."




내 말에 어이없다는듯 웃는 남자.


아니 비웃은건가? 내가 의아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자 남잔 겨우 웃음을 멈추고서


날 보고 얘기했다.





"저기요. 전 왜그랬냐고 했지 그쪽에 대해서 물은게 아니거든요?"



"아..저그니깐요. 가져간건 그쪽이 맘에 들어서 가져간거구요.


저 이상한 여자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을뿐이예요..ㅎㅎ^^"




"이상한여자 맞는것 같은데요?"



"네??"




남자는 비웃는건지 그냥 웃겨서 웃는건지 모를 웃음을 짓고는



내게 말했다.




"제 핸드폰은 가지고 오셨겠죠?"




핸드폰을 가지고 왔냐는말...




근데 만약 여기서 핸드폰을 건네주었다간 어떻게 되는거지?


이대로 관계는 완벽히 정리되는거고 난 이남자와는 못보는건가????


난 남자의 말을 살짝쿵 무시하고는 말했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일곱이요."



"아..그렇구나.."



"저기요.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전 스무살이예요!"



"........"




"혹시 여자친구는..."



".........-_-;;...."





점점 어이없어 죽겠다는듯 한 남자의 얼굴.


난 어설프게 웃음지으며 더이상 말하는걸 삼가했다.



남자는 말없이 날 물끄러미 보기만 하더니 상체를 조금 가까이 해오곤 말했다.




"여자친구 있습니다."




라고..



난 그말에 충격먹어서 눈을 크게 떠보이고는 말했다.





"거짓말이죠."



"아뇨 진짜예요. 그니까 얼른 핸드폰 돌려주시죠."



"그럼 죄송한데요.."



"....?"




"여자친구분 사진 한장만 보여주실수 없을까요?"



"-_-...저기요. 인내심 테스트합니까?"



"아니요...."



"얼른 돌려주세요. 너무 무례한거 아니예요?"



"저기요 그럼요!"




"또 뭡니까?"





"제가 죄송하니깐요 언제 식사한번 대접을.."



"됐어요. 괜찮으니까 핸드폰이나주세요."




남자는 완고한태도로 날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주지 않으면 남자의 인내심의 한계를 볼것만 같았다.


하는수 없이 가방에 고이 간직해두었던 핸드폰을 꺼내어 남자의 앞에 내밀었다.


자신의 핸드폰이 무사한걸 보고는 그제야 딱딱했던 표정이 좀 부드럽게 변하는듯 했다.




망연자실해서 고갤 떨군채 있는데 남자가 말해왔다.





"핸드폰도 받았으니 각자 일어나죠?"



"네..가세요. 전 좀 이따가 갈거라서요."



"예. 그럼 저 먼저 일어나죠."




망설임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는 곧 내눈앞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난 허탈함을 숨기지 못해 그대로 테이블에 머릴 박았다.



이대로 보내면 안될것만 같은 느낌이 자꾸 들어 허탈함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허탈하고...


좌절스럽고....




이렇게까지 남자한테 매달려본적도 없었건만 보기좋게 까여버리다니..




아마 내친구가 옆에 있기라도 했다면 하루종일 웃어댔을거였다.





그리고 한 일주일후...


그남자와 또 다시 맞닥뜨리게 된다.







추천해주시면 내일이나 낼모레 담편 올릴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