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그남자와 나 사이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선혜와 얼마전에 만나 그얘길 하니 역시나 배를 잡고 웃으며


내 기분을 더 다운되게 만들었다.




"푸하하ㅋㅋㅋ야그러니까 그렇게 무작정 들이대면 어떡해 바보야.."



"누군 뭐 그러고 싶어서 그랬나.


아 그냥 그렇게 안하면 영영 못볼것같아서 그랬지."



"푸핫ㅋㅋㅋㅋ너가 짱이다 정말 너 진심이였구나?"




"그럼 장난이였겠냐? 아후..


이제 정말 끝인거겠지."




"ㅋㅋ야혹시알어? 그랬는데 어디선가 또 마주칠지..


너무 좌절하지 마라 친구야."



"-_-빌어먹을년..아주좋아죽지."



"키킼킥킥키킥 미안..좀만 더웃을게"



"....."




친구가 그러거나 말거나 난 가볍게 무시해주고는 그 남자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나이가 스물일곱 이라고 했었지??


나랑 일곱살 차이네..


오빠구나..오빠엿어....





친구는 계속 웃고있다가 날보더니 말했다.





"야. 무슨생각해?"



"됏거든?? 너랑 말안해."



"ㅋㅋ미안..웃긴걸 어떡해.."



"닥쳐. 넌 나의 진실된 마음을 비웃었어."




"ㅋㅋ야 너 마음을 비웃은게 아니잖아.. 어쨌건간에 너 아직 그사람한테 미련 있는거지?"



"당연한거 아니야?"



"근데 그 사람 이름이나 나이는 아냐?"





"이름...은 모르는데 나이는 알어."



"몇인데?"



"스물일곱이래."



"스물일곱??꽤많네??"



"상관없어..열살차이 나는것도 아닌데 뭘."




"오올~~ 그럼.. 너 그사람 번호 안다고 했지?"



"엉. 왜?"



"나중에 또 들이댈때에는 그렇게 하지말라고.


적당히 들이대라고 지지배야."




"나도 그러고 싶은데 컨트롤이 안돼.-_-;"




"헐 그정도냐?"




"엉-_-;;"




"완전 콩깍지가 씌었구만 이거.. 아니 대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친구와 그 남자에 대한 얘기를 한 후 또 며칠이 흘렀을까


그 남자를 다시 보게 된 건 나홀로 클럽에서 정신줄을 놓고 놀던 어느날 이였다.




그날은 정말이지 눈에 뵈는게 없을 정도로 정신줄을 놔버린 날이였다.


기분도 꿀꿀하고 그래가지고 스테이지 위에서 미친듯이 춤만추고 있던 날



그 남자를 또 한번마주치게 된다.





신나게 춤을추고 있다가 내 시야에 들어온 남자와 남자의


친구들인듯 보이는 사람들이 자릴잡고 앉아 떠들고 있었다.



남자는 친구들과 얘기하다가 나의 시선이 느껴졋는지 고갤 돌렸고


덕분에 나와 눈이 딱 마주치고야 말았다.



그렇게 서로를 보게 된 우리....




난 순간 너무 놀래서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남자를 보았고



남자 또한 약간 놀란 기색을 하고 날 뚫어져라 보았다.




"뭐해? 아는사람있어?"



"어??아니..뭐..."




내가 간절히 빌고 또 빌었던 것이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저 남자 아니 오빠가 이렇게 내 눈앞에 나타난걸보면..



난 다시 아무렇지 않은척 몸을 놀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방금 내 머릿속에 짜여진 시뮬레이션을 따라 움직이기 위하여


그 사람의 친구들이 있는 테이블을 힐끔 거리며 보고 있었다.




얼마 후에 예상했던 대로 내가 쳐다보고 있던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스테이지로 올라왔다. 난 그 사람들을 보고는 살며시 미소지은 뒤



그 남자들 중 한사람에게로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떨떨한 표정을 짓더니


곧 피식 거리며 웃고는 나와 같이 춤을 추었다.



여기 어디선가 분명 그 오빠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더더욱 열심히 했다.



나와 춤을 추고 있던 남자는 느끼한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나이가 어떻게 돼요? 어려보이는데."



예상외의 그 느끼한 말투에 인상이 팍 구겨졌지만


애써 태연한척 답해주었다.



"스무살이요~"



"아 정말? 난 스물일곱.. 한참 오빠네."




역시 스물일곱 이였구나. 예상하고 있었던 대답이기에 그리


놀라진 않았다. 그냥 대충 고갤 끄덕이며 오빨 찾고자 고갤 두리번 거리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 사람 모습은 보이지가 않는거다.



순간 당황해서 그 남자를 잊고는 무대를 휘젓고 다니다가 결국


스테이지를 빠져나오고야 말았다.



그러자 거기 떡하니 서있는 낯이 익은 한사람.


날보곤 무표정을 지은채 가만히 그자리에 서있는 한사람.




"또 보네요."


"..안녕하세요."



"야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하냐 놀....어? 김민성 너가


왜 이 여자분이랑 있냐?"



"......뭐야? 너도 이 여자분 알어?"



"어. 방금까지 우리 같이 있었거든. 그쵸?"




날 보며 그렇지 않냐는듯 느끼하게 웃는 남자를 보며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난 오로지 내 앞에 서있는 남자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그게 궁금할 뿐이였으니까.



아 그리고 한가지 안 사실이 있었구나



이 남자 이름이 김민성 이였다는것..



민성 오빠는 날 무표정으로 보며 옆에 있는 남자 또한 무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분위기가 왜이러는건지 점점 가라앉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다.


난 아무말도 않고 민성 오빠를 바라보는데 옆에 남자가


계속해서 내게 엉겨붙었다.-_-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셨을까? 응??"




이젠 나도 슬슬 짜증이 나려구 했다


아무리 내가 먼저 꼬리쳤다지만 난 이렇게 느끼한 놈인줄 몰랐지!!



내가 인상을 약간 찌푸리며 애써 웃고있는데 옆에 있던 남자가 내


어깰 양손으로 잡고는 자신 앞으로 날 마주서게 돌려놓는거다.


갑자기 무슨 경우인가 싶어 눈을 크게 뜨는데 남자의 그 느끼한 표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이 왜 갑자기 이렇게 도도해지는거야."





난 그 상황에 치달았는데도 아무 말도 안하고 입을 꾹 닫고 있었다.


민성오빠가 뭐라고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으니깐..


내가 속으로 나에게 찝적대고 있는 놈에게 욕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바라고 바라던 상황이 펼쳐지고야 말았다.



그 김민성 오빠가 목소릴 쫙 깔고서 자신의 친구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애 내가 아는애야. 손치워주라."



두근...




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버리는 이 기분..!!!!


드디어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내 옆에 있던 남자분（아니 그냥 느끼남이라고 하겠다）


느끼남이 상당히 비위가 상했는지 민성오빠와 같이 목소릴 쫙 깔고서 얘기했다.




"뭐??그래서?? 너 여자친구는 아니잖아. 아님 너 여동생 이라도 돼?"




난 조금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오빠를 보았다.


그러자 오빠가 느끼남을 보고 말했다.



"걔 너한테 관심없어.. 괜히 저러는거야. 그니깐.."


"뭔소리야, 정말이야?"




날 구해주는줄 알았더니 내 입장만 난처해지는 꼴이 되어갔다.


내가 느끼남을 보며 어설프게 미소짓고 있는데


느끼남은 포기할 생각따윈 절대 없다는듯한 눈빛으로 날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침을 꿀꺽 삼키는데 갑자기 내가 그 오빠가 있는 곳으로 급격히 순간이동을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민성오빠가 날 자신의 앞에 세운것이였다.


느끼남은 내가 갑작스레 이동하자


얼떨떨해하다가 내 뒤에 있을 오빨 보고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슬슬 열받는 눈치였다.




"뭐하는거야 김민성?"


"얘 남자친구있어."



"뭐??진짜야???"



갑자기 무슨 남자친구 발언이란말인가..


놀라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는데 느끼남이 나에게 답해보라는듯 바라본다.


내가 우물쭈물 있자 또 아무 예고없이 내 손목을 붙들고는


어딘가로 성큼성큼 가기 시작하는 민성오빠.



난 그 엄청난 힘에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끌려가듯 갔다.




어딘가로 한참 걷더니 결국 가는곳이 클럽 밖이란 말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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