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여름방학때 있엇던 일이다.


오빤 일때문에 바빠가지고 주말에 만나고 그랬던 시기였는데


그날도 푹푹 찌는 더위의 날씨였다.


친구에게서 전화한통이 걸려온다.



[희나야 나 미안한데 부탁하나만 들어주라.]


"뭔데?"


[너 소개팅 한번만 나와주면 안돼?]


"뭐?????"



[알어 너 남친있구.. 그런거 아는데


남자중에 폭탄이 한명있어. 너가 그사람만 맡아주면..]



어이가없었다. 그니까 쉽게 말해서 나한테 폭탄제거를 해달라


뭐 그런거 아닌가?? 내가 싫다고 단번에 거절하자 친구뇬이


몇십분동안 끈질기게 사정사정을 해대는거다.


사람 난감하게시리..



더군다나 나 남자친구 있는거 뻔히 아는뇬이 그러니까..




[야 희나야 딱 한번만 응? 사람 살리는셈치고..응응??


나 이번에 잘되면 너한테 완전 크게 쏠게. 응??


나 왠지 이번에 잘될것 같단 말야


근데 그 남자때문에ㅜㅜ힝..


희나야 한번만!!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친구야 응?!?!]




이뇬이 평소엔 안하던 친구타령을 하면서


어지간히도 끈질기게 구는거다.



사랑한다는 오글거리는 말을 몇번이나 하던지..



결국 내가 맘이 약해져서 친구의 말을 들어주고 말았다.


그냥 딱 잘라서 거절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소개팅 자리에 나가게 된다.


뭐 폭탄만 제거해주고 적당히 빠져버려야지 하고..




소개팅은 카페에서 이루어졌고 남자셋 여자셋이 있었다.


친구가 말한 그 폭탄남은 내 앞에 있었고..



그 남자는 나한테 자꾸 이상한 눈빛을 취하고-_-


왜 그 눈빛만으로도 그리 기분이 나쁘던지


꼭 성희롱이라도 당한 느낌이였다.




눈빛이 하여간에 장난이 아니였다.



음흉하다고 하기도 뭐하고..


그냥 기분나쁜 눈빛-_-




친구가 은근히 나한테 속삭이듯 말했다.


미안하다고..


몇시간만 참으면 된다며..




그치만 난 몇분밖에 흐르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후회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괜히 나왔다하고..




망할 괜히 나왔다..



김희나 너 여기서 뭐하는거니.




나와 폭탄남을뺀 나머지는 이미 짝이라도 정해진듯


화기애애하게 떠드는데 왠지 나만 암울한것 같았다.



폭탄남은 힐끔거리며 눈치를 보는듯 하다가 내게 물어왔다.



（커플링은 손에 낀채 있었는데 용하게도 들키지 않고 있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아 저 스무살이요^^ 이름은 김희나구요.."




아 나 바보다..


이름을 왜가르쳐 준거지.가명이라도쓸걸.




내말에 남자가 씨익 웃더니 말해왔다.



"아 그러시구나 제 이름은 장으뜸이예요ㅎㅎ


이름 특이하죠?"



"아..장으뜸이요? 특이하시네요....."




특이하건 말건 난 당신한테 관심없다고ㅡㅡ;




"전 스물둘이예요 제가 오빠네요? 하하하하~"




"아네..그렇네요ㅎㅎㅎㅎㅎ"




그게 뭐가 웃기다는거지..


하나도 안웃긴데 설마 내가 오빠라고 불러주길 원하는건 아니겠지..



겉으론 천상여자 인척 하고 있었지만



속으론 남자를 장난아니게 흉보며 내 이중성에 내가 감탄해하고 있을 무렵


어느덧 둘둘씩 짝을 지어 카페에서 나가게 되었고



난 당연히 그 장으뜸이라는 사람과 짝이 되었다.



지들끼리 말하고 지들기리 짝지어버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이 기분은 뭐란말이지.




장으뜸씨와 길거리를 걷고 있는데 이사람 생각보다 말이 참


많은듯했다.



숨도 안쉬고 떠드는줄 알았다.




"전 희나씨 첫인상이 맘에 들었어요...희나씨는요?"



"전 팝송을 좋아한답니다. 희나씨는 어떤노래 좋아하죠?"




"사실 제가 키가 크진 않잖아요?


희나씨도 남자 키 많이 보나요?"



"근데 저정도면 키 적당한거 아닌가요?"



"여자들은 왜그렇게 남자 키에 집착하죠?"




등등등의 수많은 질문을 하고 자기 혼자 답하고


또 말하고를 반복하는 장으뜸씨.



여잔 말많은 남자 싫어하는데..



아니 말많고 재밌으면 괜찮겠지만 재미까지 없으면



최악중에 최악인데.




이 남자 너무 모든걸 갖추고 있군.


남몰래 남자를 안쓰럽게 생각하며 남자의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남자가 밥을 산다구해서 근처 음식점으로 들어가려는데....



오마이갓...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내 눈앞에 있는 저사람이 민성오빠가 아니라고 해줘 누가-_-




혼자 민성오빠를 발견하고 안절부절 하는데


으뜸이라는 사람이 걱정스러운듯 물어온다.




"희나씨.. 안색이 안좋아요. 괜찮으세요?"




헐......오빠랑 눈 마주쳤어......



근데 웃긴건 오빠도 왠 다른여자랑 같이있네.... 회사직원인듯 했다.




오빠가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다가 화난듯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제 다 끝났구나 생각하며 멍하니 서있었다.



옆에 있던 장으뜸이라는 사람은 오빨 보곤 나에게 재촉하듯 물어온다.




"저기 희나씨.. 저사람 왜 우리한테 다가오죠? 저런얼굴을 하구??


무서운데요.."




나보고 어쩌라구요-_-;;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남자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민성 오빠가 앞가지 와 섰다.


아 정말...일이 꼬여버리게 생겼다.





"누구세요?"



"그러는 댁은 누구시죠?"



"전...오늘 소개팅한...아니 희나씨 이사람 누구예요?


아는사람 인가요?"



"....."




"김희나 소개팅했어?"



"아...오빠 내가 다 설명할게. 응??"



"아니. 두사람 대체 무슨 사이냐구요 예??


나참..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오래간만에 괜찮은 여자 만났나 했더니."




소개팅남이 그런식으로 투덜거리며 말하면


오빠 점점 안색이 더 어두워지더니


그남자 한테 차갑게 말하고.


분위기는 금방이라도 싸움이 날 분위기였다..




"저기요 상황파악 안돼요? 조용히있죠."



"뭐라구요?? 아니 희나씨 남자친구가 있으면 이런데


나오면 안되죠! 제가 무슨 잘못입니까!"




남자는 오빠에게 말하는건 왠지 겁나는듯 괜히 만만한


나한테 화풀이를 하며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난 잘못한 쪽이니까 아무말도 못하고 있으면 오빠가


그사람을 보고 또 다시 차갑게 무섭게 말한다.




"상황파악 됐으면 가주실래요?


아무래도 희나가 폭탄제거라도 맡은 모양이군요."




오빠의 말에 웃으면 안되는데 순간 풉하고


웃음을 겨우 참아내고 말았다.



옆에 서있는 소개팅남은 씩씩거리면서 오빨 째려보고


날 째려보고 하다가 한마디를 남긴채 홀연히 사라져갔다.




"폭탄제거 아니거든? 시발 무슨 이런 경우가 다있어.


내눈에 띄지마라 니네!"




욕지거리를 내뱉고는 사라져가는 소개팅남을


멍청히 바라보고 있는데


오빠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아까워??"


"오빠..그게..친구가 폭탄제거 좀 맡아달라고 하도 사정을해서..


나도 처음엔 거절했는데."



"거절했는데?"


"거절했는데 결국엔.."



"결국엔 갔지?"


"....미안해 오빠....."



"그 친구는 왜 그런걸 너한테 부탁하는거야?


남자친구 있는거 몰라??"



"알지.. 아는데. 그래도 사정하더라니깐.."



"-_-너 진짜 죽는다. 김희나 오빠 이렇게 실망시킬래??"



"죽이진 말아줘.."



"죽어 진짜..-_-^ 한번만 더 그래봐 그땐 정말..


둘다 가만안둬."



"알았어. 미안해 정말..."




아직까지 화난얼굴을 하고 서있던 오빠가 한발자국


가까이 다가오더니 날 덥석 안아준다.



난 혹시라도 날 때리려나 했건만..


오빠가 그럴일은 절대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안아줄줄은...




숨이 막히도록 꽉 안아주며 마지막으로 내게 경고하듯 말하는 오빠.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인거다. 또 그러기만해...."



"미안..."



"너 커플링은?"



"여기.."



"용케 안빼고 안들켰네-_-"



"미안 오빠.. 내가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넌 반지까지 뺐으면 정말.."



"안뺐잖아~"



"자랑이다."




그렇게 일이 끝나는듯 했지만 오빠한테 안긴 지금


내눈에 보이는건 방금까지 오빠와 나란히 서있었던 여자였고


그여자가 왠지 모르게 날 싸늘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는것.



날 그러고 빤히 보고 있다가 이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하더니


오빠와 내옆에 떡하니 선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민성씨. 방해해서 미안한데요.. 저희 가야하지 않아요?"



"아네.. 그래야죠. 아 희나야 인사해.


오빠랑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기야."




오빠의 소개에 여자가 날 비웃든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모습에 어이가 없어가지고 헛웃음을 짓다가 여자한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민성오빠 '여자친구' 김희나라구해요.^^"



"아..네. 반가워요. 얘기들었어요. 생각했던것보다 그렇게


미인은 아니네요."



"네???"



"아 농담이예요ㅎㅎ 뭘 그러게 정색을하구 그래요~


민성씨 저희가야죠."



"희나야 오빠 점심시간 이라 잠깐 나온거고..


이따 연락할게^^"



"어..? 간다구??"



"가야지..ㅎ 회사일 아직 안끝났는데."



"알았어.. 연락해!"



"응 일찍 들어가."



"응.."



"또 봬요^^"


"예에.."





여자와 오빠가 나란히 멀어져가고


난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두사람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여자 아무래도 오빠한테 다른 맘 품고 있는것 같은데..


여자의 감으로는 확실한데 증거가 없다.



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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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1이상되면~!!^.^

연재하겟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