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 우리 사촌누나가 청소년보호센터에서 일하는데 방학때 하도 내가 잉여같이 보내니까 엄마가 누나한테 말해서 거기서 잔신부름하는 알바를 시작했다...

보호센터는 숙박시설도있고 샤워시설 주방도 있고 그냥 아파트라고 해도 될정도로 잘구비 되있고 무지 깨끗해

암튼 나는 무서웠지..... 막 문제아들 존나 많이 오고 시비라도 걸면 어쩌나 하면서 첫날 출근했어ㅋ

누나가 사람들 소개시켜 주고 내자리를 줬는데 복도에서 책상하나 달랑있더라ㅋ 여기앉아서 부르면 달려오라고ㅋㅋ

근데 이복도가 막 애들 지나다니는 복도라서 좀 그래 그때가 겨울이어서 방울비니 깊게 눌러쓰고 책읽고 있었어ㅋ 막 커피타와라, 음료수 타와라, 종이복사해라, 우체국갔다와라 하면 하루가 금방지나가ㅋㅋ

암튼 그 상담센터에는 여러문제를 가지고 있는애들이오거든 크게는 가출청소년이 대부분이고 사창가에서 도망친 애들도 있고 부모 때문에 빛쟁이들 한테 쫓기는 애들.....

하나같이 보면 불쌍한 애들이더라 의지할데도 없고 반겨주는데도 없으니 오는거지.

하루이틀 지나다보니까 좀 익숙해지는 얼굴들이 몇몇 생기더라. 말하는 사이는 아니고 그냥 내마음속으로 '오늘 또왔네?' 이러면서 말이야

그리고 그때가 겨울이라서 애들이 노페를 다입었는데도 유독 눈에 띄는 애가 있었는데 화장기 없는 얼굴인데도 진짜 예뻤는데 웃는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어 항상 무표정.....

주변사람이랑 애기도 안하고 항상혼자 밥먹고 좀 관심있는 남자애들이 말걸어도 듣지도 자기 할일만 하더라.... 그래서 그냥 나도 예쁜여자 좋아하는 남자니까 눈에만 찝어두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날 어김없이 출근도장 찍으러 가고 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오더라

그냥 낭만도 즐길겸 눈밟으면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앞에 그애가 걸어가고 있더라 빨간패딩입고 보충수업 끝나고 오는건지 가방매고 보호센터쪽으로 가고있는것 같았어

근데 반대편에서 어떤 아줌마가 아이랑 손잡고 마트갔다 오셨는지 큰봉지를 쥐고 아이 손잡고 걸어오고 계시더라

그런데 눈때문에 아주머니가 미끄러지신거야 뒤로 발라당 그래가지고 봉지에 들었던 감귤들이 공중에 흩어져서 보도에 데구르르 굴러 다녔어

나는 그거보고 얼른가서 굴러다니는 귤들 잡아가지고 내 비니에 하나씩 넣어가지고 아주머니께 갖다 드렸는데

옆에서 귤이 담긴 빨간색 모자하나가 쑥 나오더라 누군지 쳐다보니까 그여자애 인거야ㅋ

웃으면서 귤을 비닐봉지에 욺겨 담는데 어쩜 그렇게 이뻐보이던지 그리고 욺겨 담다가 귤하나가 툭하고 떨어지더라

그여자애가 주워가지고 그 꼬마애 손에 쥐어 주면서 웃는데 저절로 아빠미소 지어지더라ㅋㅋㅋㅋ

아ㅋㅋ 여기까지만 쓸게 난 추천수에 관계없이 쓸거니까 많이들봐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