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공간.

불쾌한 냄세가 공간을 지배한다.

방안엔 온갖 쓰래기가 나질러져있었고, 벽에는 곰팡이와 거미줄이 인산인해하였다.

캄캄한 공간.

그 공간에서 한줄기 빛만이 여인의 얼굴을 비출뿐이었다.

여인의 얼굴은 흉측하였다.

축 늘어진 턱살.

이리저리 흐트러져있는 머리카락과 그 사이 반쯤 보이는 화상자국.

컴퓨터에서 나오는 빛.

그것으로 알 수 있는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컴퓨터의 화면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디씨인사이드_ 와우 갤러리가 비추어지고있었다.

'분홍적꼮찌'

그녀의 닉네임이었다.

그녀를 아는 사람은 꽤나 많은지 그녀가 글을 올릴때마다 적게는 대 여덟에서 많게는 수십의 댓글이 달렸

다.

"아그작.. 아그작."

그녀는 책상에 나뒹구는 과자봉지에 손을 넣어 아그작아그작 씹어먹었다.

씹을 때마다 흔들리는 그녀의 턱살과 머리에서 흩날리는 비듬은 보는 이로 하여금 주먹을 불끈

움켜쥐게끔 만들었다.

"콰직…."

스윽-

과자봉지에 다시 손을 넣은 그녀가 아쉬운 역력으로 손을 뺀다.

"다 떨어졌네…."

그녀는 금 8달동안 단 한번도 이 공간에서 벗어난적이 없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전화한통화, 클릭한번이면 만사 ok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겨진 수 억의 생명보험금.

그리고 그동안 모아둔 돈등.

그녀가 이렇게 살 수 있게 만들어준 주춧돌이자 재앙의 원흉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조지나.

이제 나이 22로 꽃다운 시기를 보낼 때였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저버리고

칙칙한 방안에서 세월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녀도 처음부터 이랬던건 아니었다.

첫눈에 확 뛸정도로 아름다웠던 외모는 아니었지만 꽤나 준수하고 남자친구도 있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있은 후로 그녀의 생활은 180도 달라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