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썼는데 뒤로가기를 눌러버렸음....
아....다시 쓰기 귀찮음.....ㅠㅠ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성민이의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 조금 누그러졌다.

하지만 내색 할 수는 없었기에 다시 뒤로 돌아누웠따.



"황수연, 삐졌나...?"

"니가 뭘 했다고 내가 삐져야 되는데?"



그 아이는 내 어깨를 잡아 살짝 흔들어가며

"최유진이랑 아무일도 없었다. 지가 혼자 좋아서 저러는거다."

"아~ 지가 혼자 좋아서 저러는데 니는 같이 웃고 그랬네?"



아....젠장...넘어갔다....



내 말이 끝나자 성민이는 빙그레 웃으며 나를 안았다.

"황수연. 나는 니가 제일 좋다."

때 아닌 고백에 떨리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이 아이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는 말이 듣기 좋았다.

"나도....."

부끄러움에 목소리가 모기 소리 마냥 나왔고 그런 나를 놀려주려 성민이는 못들었다며 다리 말하라며

간지러움을 태우며 보챘다. 하지마라고 티격태격 하다 보니 어느새 내가 성민이 위에 올라가 있었다.



----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이 장동건 위에 올라탔던 장면 기억나심? 그렇게 온 몸이 올라가진 않았고 약간 45도 가량의 포개짐이었음. 사실 그 장면이 이 아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는데 많은 도움을 줬음.



어찌할바를 몰라 눈만 껌벅거리는 나를 보고 성민이는 여유있게 한 팔을 머리 뒤에 받치고 한 손으로는

흘러내리는 내 머리카락을 쓸어 내렸다.


"다른 애들이랑 웃고 그러지 마라....."

"알겠다. 안그럴께. ㅎㅎ"


미소를 짓는 그 아이가 그렇게 이뻐보일 수가 없었다.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 아이의 입술을 덮쳐 버렸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입술을 받아들인 그 아이와 한참동안 쪽쪽 거렸고 그 아이는 이내 곧 지난 번 실패

했던 연장을 이용하려 했다. 성민이는 내 입술을 한참동안 천천히 핥았고 지난번과 같은 거친 행동은 없었다.

공부 해 놓길 잘했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무언가 입으로 들어오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고 오로지

내 감정에 충실하게 그 아이와의 키스를 나누었다. 흥분을 했는지 나도 모르게 그 아이의 목을 감싸 안자

그와 동시에 성민이는 나를 눕혀 조금전과는 반대의 자세가 되었다.



살짝 입술을 땐 그 아이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내 이마에 입을 맞추었고 나는 눈을 감고 그의 행동을

받아 들였다. 입술은 점점 내려와 나의 목덜미에 머물렀고 그의 목에 두루고 있는 내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그는 다시 내 입술을 찾아 포개었고 다른 손으로는 뺨을 만지며 천천히 내려갔다.

내 가슴에 그의 손이 다다르자 그는 다시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좀 더 진한 느낌의 무엇이

있었다. 옷 밖으로 가슴을 만지던 그는 내 셔츠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고 보통 아이들보다 발육이 빠른

덕분인지 상당히 만족해 하는 얼굴이었다.



"수연아!" 라고 선애년의 목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고 그 사이로 조금전의 여자의 신음소리와 라면 냄새가

흘러 들어왔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선애의 등장에 얼음 상태가 되었고 선애도 굳어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뒤따라 다른 인기척이 들리며 은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애들 자네, 우리끼리 먹자."라며 문을 닫고 나갔다.



성민이와 나는 갑작스런 아이들의 등장에 힘이 빠져 누워서 한참을 웃어댔고 그렇게 잠시 잠이 들었다.





여름방학이 되었고 운동부 아이들은 지방 전지 훈련을 떠났다. 무료한 우리는 매일 학원이 마치면 은영이

집에 모여 낮잠을 자거나 티비를 보며 시간을 때웠다.

그러던 어느날. 은영이 집에 한통의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은 은영이는 미친듯이 웃어댔고 선애와 나는 저년 또라이라며 무시했다.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웃어댄 은영이는 곧 누가 올거라며 눈물을 흘렸다.

무관심한 나와 반대로 선애는 궁금해 미치겠다며 은영이를 족쳐댔고 이내 숨을 가다듬고 풀어놓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박현수 라는 사람으로 난 누군지 몰랐다. 하여튼 그 사람이 평소부터 은영이를 좋아했

다며 놀자고 전화 한것이고 친구들이랑 있으니 집으로 오겠다. 그런 내용이었다.

별로....관심 없음. 을 얼굴에 써 붙여놓고 나는 과자를 집어 먹으며 티비에 집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 벨소리가 울렸고 4명의 남자들이 들어왔다.

나는 다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걍 쳐다보고 예의상 일어나 앉아 고개만 까딱거리고는 잠시 앉아 있다가

자리가 불편해 은영이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은영이 저년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집에 들이고....'

라고 생각을 하며 일어나자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았다.



"안녕. 어디 가는데?"

"네? 아....왜요? 저 아세요?"

"우리 같은 학원 다니잖아. 모르겠나?"



--- 난 지병이 있음. 일명 안면인식장애 라고 하여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함. 이건 무관심에서 비롯된것이라고 하니 뭐... 주위사람들이 장애자라고 놀리지만 쿨하게 받아들임.




나는 귀찮은 표정으로 은영이를 바라보며 누구냐고 물었고 은영이는 니년이 그러면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최대진. 같은 학원에 다니는 2살 많은 오빠였다. 인물이 출중하고 공부도 잘해 학교는 다르지만 꽤나

인기가 있는 사람이란다. 그러고 보니 뭐.. 이름은 들어본 것 같았다.



"아...네..." 라고 하며 손을 빼려고 하자 내 손목을 잡은손에 힘을 주어 나를 앉혔다.

'아...놔.. 이 시끼 장난 치나..'라는 표정을 짓자 그 오빠는 활짝 웃으며

"반갑다 황수연." 이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멀뚱히 내민손을 바라보고 있자 자기가 잡고 있는 내 손목을 그 손위에 올려 악수하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바보 같아서 피식 거리자 머쓱했는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고 나도 방에 들어가지 않고

그렇게 계속 앉아 있었다. 오빠들이 가져온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며 한참을 웃고 떠드는 도중 전화소리가

들렸고 시계를 보니 6시 15분 이었다. 아싸, 성민이 전화다.



사실 매일같이 은영이 집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저녁에 걸려오는 성민이의 전화를 받기 위해서였다.

집으로 전화가 온다면 초상 날것이 자명했기에 난 현명한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은영이가 건내주는 무선전화기를 건네 받았다.


여보세요? - 뭐하노?

그냥 과자 먹고 있다. 니는? - 인제 훈련 끝나고 숙소다. 배고파 죽겠다.



등의 말을 하며 은영이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려는데 누군가 따라왔다.

아까 그 사람. 난 별로 신경 쓰지 않았기에 그냥 문을 닫으려 했는데 끝까지 들어오려했고 성민이가

혹시라도 남자 목소리를 듣게 되면 오해를 할까봐 그냥 들어오게 하고 서둘러 문을 닫았다.


좀 있다가 밥 먹으니까 좀만 참아라 - 이번에 체급 바꾸라고 체중 감량 해란다. 오늘 부터 저녁 못먹는다.

갑자기 왜? - 내 체급에서 내한테 상대할 사람이 없어서 발전이 없을거라고.. 코치님이 그러시더라.

아...밥을 못먹게 하노.... - 괜찮다. ㅋㅋ



"에취."

누가 들어도 고의적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인위적인 기침소리. 째려보자 손으로 입을 막았다.

다행히 성민이가 못들었는지 자꾸 보고싶다고 투정만 부렸다.

전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성민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보고싶다. - 내가 더 보고싶다. 니보다 내가 더 보고 싶어 한다고.


라며 유치한 말장난을 하자 대진이 오빠가 옆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민이와 계속 말장난을 하는데 오빠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깜짝 놀라 "뭐꼬." 라고 하자 성민이가 왜 그러냐며 뭐냐며 질문을 해댔다.


"아, 바퀴벌레. 깜짝놀랬네." 라고 대충 얼버무린 나는 오빠를 계속 쏘아 보았다.



"수연아, 3일 있다가 집에 제사 있어서 내 내려간다. 안가도 되는데 니 보고싶어서 간다고 했다."

"진짜? 알겠다. 기다릴께 ㅎㅎㅎ"

"어, 버스시간은 내일 모레 가르쳐 줄께. 그리고 내일 전화 못한다. 내일 친선 시합 있어서..."

"알았다. 그럼 모레 전화해라. 힘내고~"

"어, 끊으께" - "어. 안녕"



그렇게 전화를 끊자 마자 대진이 오빠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손을 낚아 챘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누군데? 니 남자친구가?"

"알아서 뭐할건데요."

시큰둥하게 말하며 나가려고 하자 오빠는 내 어깨를 휙 잡아채 침대에 앉혔다.





---- 이노무 어깨가 편할 날이 없음. 왜 남자들은 할 말 있으면 꼭 어깨를 잡아 채는거임?




"알아야 니를 꼬시지."

헐... 이 인간이 미쳤네.


"남자친구 맞아요." 라고 말하며 다시 나가려 하자 또 다시 어깨를 잡아채서 앉혔다.

"아 진짜 왜 이러는데요. 미쳤어요?"

"니 내가 학원 다닐때부터 계속 니 꼽았었는데, 니는 서운하게 내 얼굴도 모르노?"

"그건 오빠 사정이죠. 나는 머리가 나빠서 사람 얼굴 잘 기억 못해요."

이런 등등의 유치한 말싸움이 계속 되다가


"내랑 사귀자. 송성민보다 더 잘해줄께."







--- 처음 만난 아이여서 기억에 더 뚜렸하게 남아있고 사건이 많았어서 글이 길어지고 있음.
원치 않는다면 대충 요약해서 올릴 용의도 있음. 하지만 글을 써내려가며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이
나도 이럴때가 있었구나. 라며 순수함 돋게함. 기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