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명백한 임신이었다.

한순간의 실수치고는 대가가 너무 컸다.

"아… 어떡하지………."

망설여졌다.

자신은 이제 겨우 20대초반.

벌써 결혼하기에는 자신의 청춘이 아깝지 않은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사랑하는 남자친구였지만, 결혼배우자로써까지는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뒤늦은 후회.

후회는 빨라도 언제는 늦은 법이었다.

빠른 후회란 없는 것이다. 후회란 자체가 뒤늦게 느끼는 절망이었기에……….




마음을 정했다.

"후우…."

그녀는 깊은 한숨을 들이쉰 후 전화를 걸었다.

-따르르릉

...

-따르르릉

딸깍-

받았다.

"여… 여보세요………."

"응, 지나야."

"승준아, 있잖아………."

이 사실을 말할까, 말까 수십번 고민하였다.

하지만, 엄연히 이 아이에 대해 관여해야할 것은 자신 혼자만이 아니었다.

"나… 임신했어…………."

"응………?"

천천벽력같은 소리일 것이 분명했다.

순간 전화기 사이로 정적이 오고 갔다.

"그게…… 정말이야?"

"응……. 그래서 나……"

"우와!! 드, 드디어…… 지나야. 더이상 망설이지마. 우리 결혼하는거야."

"응?"

결혼을 하자는 그의 말에 그녀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 결혼 못해."

"이제와서 그게 무슨소리야. 임신까지 했으면서. 내가 널, 평생 책임질께 지나야."

"아니……… 나…… 아이 지울꺼야……."

그렇다.

그녀가 굳이 그에게 전화를 한 이유.

몰래 지울 수도 있었지만, 한 아이의 생명은 자신 혼자만이 이루어낸것이 아니다.

즉 남자친구. '승준'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었다.

고민끝에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이 말을 전하기위해 전화를 한 것이었다.

"무슨소리야!! 아이를 지운다니.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나에게 구속되는게 싫다는거야? 나와 결혼하는게 그렇게 싫어? 내가 그렇게 싫냔말이야. 말해봐!"

"니가 싫은게 아니라 승준아…… 나……… 더 많은 남자 만나보며 진짜 나에게 맞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 학창시절 그런 연애가 아니라 정말 진짜 배우자가 될 사람. 신중하게 찾고 싶어……."

…………

정적.

그리고 그 정적은 조지나 그녀가 먼저 깼다.

"우리…… 그만 만나자."

뚝-

할말을 마치고 끊어버렸다.

더이상 그의 말을 들어선 자신이 흔들릴지도 몰랐다.

"후………."

한 생명을 죽인다.

꺼림직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죄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가 할 수 있는일의 최선이라.

그녀는 그렇게 스스로와 타협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때였다.



띠리리링 띠리링. 문자왔어요!!



"승준……아."

번호.

그의 남자친구 승준이었다.

그녀는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알겠어, 니맘 잘 알겠어. 그럼 마지막으로…… 우리 마지막으로 한번만 만나면 안될까?'



마지막.

그말이 이토록 슬픈말이었을까.

순간 뭔가 가슴에 아릿한것이 전해왔다.

정.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것.

1년하고도 3개월 넘는 시간동안 사겨온 남자친구였다.

헤어짐이 쉽다는 것은 모순이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와 만나기로 결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