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 바가지 훈남 -9-

바가지는 그날 결국 우리집에서 자기로했음ㅋ

-새벽에 갑자기 집에 오시면 어떡해

-그럴일 없음ㅋㅋ

하면서 계속 불안해했음 동생은 바가지 화장한거보고 이쁘다면서 침대에서 뒹굴다가 잠든듯 자면서도 입가에 미소가...ㅋ

나도 자려고 누웠는데 바가지는 그냥 침대에 걸터앉아서 폰만 만지네

-안 자?

-너 자면

-노래불러줘

-...응?ㅋㅋㅋㅋ

-노래에~~~

-무슨노래ㅋ

-이종현이 부르는거 내 사랑아!!

신사의품격 너무 재밌지않응?ㅋㅋ거기서 씨엔블루 이종현이 공원같은데서 내 사랑아 불렀을때 완전 멋졌거든ㅋ

그래서 바가지한테 시켜봤더니

-사랑아 사랑아 그리운 나의 사랑아 목놓아 불러보지만 듣지도 못하는 사랑

...생각보다 진짜 너무 잘부르는거임ㅋㅋㅋㅋ 끝에 약간 바이브레이션도 넣고ㅋㅋㅋ

근데 화장을 안지워서 꼭 이쁜여자애가 불러주는거같앴음ㅋ 그 순간 너무 멋져보여서（이뻐보여서）

-쪽

-뭐야ㅋ 노래부르는데

-아 너 화장지우고와ㅋㅋ 여자랑 뽀뽀한거같잖아ㅋㅋ

그리고 화장실가서 거울을 한참동안 들여다보더니

-이거 안지우면 안돼?ㅋㅋ

-사진도 찍었으니까 그냥 지워ㅋ

그리고 난 잠에 빠짐

새벽 4시였나? 일어나보니까 바가지가 없는거임!
그래서 안방으로 가보니까 동생은 침대에 걸터앉아있고 바가지는 컴퓨터의자에 앉아서 둘이 뭔가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고있었음

잠결이라 그냥 그런갑다하고 다시 뒤집어잠ㅋ 누가 만지는 느낌이 들어서 일어나보니...!!!

바가지가 내 앞머리를 쓸어넘기면서 보고있었음

-우웅...

-아직 6시야 더 자도되는데ㅋ

-해도 다 떴는데 뭐...샤워하고 나올께

몽롱한상태로 샤워하고 머리말리고 머리를 포니테일에다 앞머리까고 거실로 나갔음 바가지가 거실에 앉아서 폰만지고 있었음

-잠은 좀 깼어?

-엉...너 아까 예지하고 무슨얘기했어...?

-...어머니...안계시다며

예지가 엄마가 안계시다는 얘기를 한거 같았음

친엄마는 5살정도때까지는 통화도 하고 그랬던거 같은데 언제부턴지 소식이 없고 새엄마는 아빠보다 10살이나 젊은데 우릴 못살게 굴었음

그나마도 2달전에 집을 나가버림 그래서 지금은 예지하고 나하고 아빠하고 셋이 삼...ㅋ

바가지가 나 앉히더니 살포시 안아줌 여태까지 아빠 원망했던거, 새엄마땜에 힘들었던거 바가지가 안아주니까 다 생각나서 울컥

눈물이 진짜 갑자기 주륵하고 흘러내림 난 막 당황해갖고 안절부절하는데 바가지는 휴지로 눈물닦아주고는 이마에 쪽

-예지데리고 시내나가자! 아침먹어야지

-응...ㅋ

와...이거 이렇게 새벽에 바가지 얼굴보면서 쓰니까 또 눈물이 날것같은 느낌이네

눈물날까봐 더 못쓰겠어요ㅋ 이만 줄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