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빈 - 영화처럼 해보자.


나 - 뭐? 푸하하하하하하


난 참 터빈이 귀여웠다.


나 - 나온나 나온나. 영화처럼 뭘 해? 아 니 진짜 웃긴다.





터빈이 부끄러워하며 내 위에서 내려왔다.


나 - 야 니 진짜 깬다. 영화? 무슨 영화처럼 해보고 싶은데?

터빈 - 아니... 그냥....

나 - 됐다. 담에 하자 담에 영화 같이 보고 해보던가. 나가라 내 잘란다.

터빈 - 같이... 안자고...?

나 - 영화 따라 해보고 싶어서 잠 오겠나?

터빈 - .....

나 - 나가서 자라 ㅋㅋㅋㅋ




터빈이를 내 보내고 한참 혼자 미친년 마냥 킥킥거리다 잠들었다.




민정 - 야, 일나라. 밥먹자.

나 - 어, 몇시고

민정 - 어, 몇시다.



늦은 오후 였던것 같다.

씻고 나오니 짱개가 도착했고 터빈이가 없었다.

병-민은 간밤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둘이 아주 신이 났다.



나 - 터빈이는 어디갔노

병철 - 집에가서 옷 갈아입고 온다고 갔다. 인제 곧 올거야.




아, 짬뽕이 하나 더 있구나. 깔깔한 입에 짬뽕 국물로 살살 달래니 식욕이 일어나 맛있게 먹고 있었다.

정말 얼마지나지 않아 터빈이가 들어왔고 오늘도 역시 댄디하게 옷을 입었구나. 귀여운 녀석.



병철 - 빨리 먹어라. 다 뿔었다.

터빈 - 어,



터빈이는 들어와 앉으며 내 눈치를 보았다. 눈치 빠른 민정이년이 입을 땠다.




민정 - 뭔데 이 분위기.

나 - 뭐가

병철 - 왜왜왜?

민정 - 느그 뭔 짓 했어

터빈 - 아, 아니..

나 - 웃기는 소리 하지말고 밥이나 먹어라. 아무일도 없었다.

민정 - 속일 사람을 속여라, ㅋㅋㅋ

병철 - 왜 그래 왜왜왜

민정 - 자기는 좀 가만히 있어. 짜장면이나 좀 먹고. 그래서 둘이 사귀나

터빈 - 아.....

나 - 아니.



내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터빈이가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나는 '왜?'라는 표정을 지으며 아무렇지 않게 짬뽕을 먹었다.




민정 - 어...



민정이는 눈치를 보며 더 이상 묻지 않고 젓가락을 움직였다.




병철 - 누야. 내가 어제 그렇게 터빈이 진심을 말 해줬는데 왜 아직도 그라고 있노. 임마는 내가 보장한다니까. 아니면 임마가 어제 병신.



민정 - 좀 니는 닥치고 드세요.




그나마 가라앉은 분위기에 병철이가 입을 열어 더 어색하게 되었다.

터빈이는 국물을 좀 뜨다 그만 먹는다며 일어났다.




나 - 앉아라. 일단 먹어라.

터빈 - 먹기 싫어요.

나 - 니랑 내랑 둘이서. 다시 얘기 해야 되는거 아니가? 아직 결정난것도 말 한것도 없잖아.




그제서야 터빈이는 앉아서 다시 젓가락을 들었고 우리는 조용히 식사를 마쳤다. 민정이는 내 손을 이끌고 베란다로 데리고 나갔다.




민정 - 불어라.

나 - 그냥 어제 뽀뽀 좀 하고 끝. 자고 있었는데 니가 깨우드만.

민정 - 그게 다가?

나 - 그럼 뭘 더 바라는데

민정 - 점마가 고백 안하더나?

나 - 뭔데, 니도 알고 있었던거가.

민정 - 아, 어..

나 - 와, 니 존나 치사하네. 알면서도 내가 우현이랑 붙어먹게 놔뒀나.

민정 - 아이다. 그러고 나서 알았다. 병철이랑 터빈이랑 둘이 얘기하다가 니 이름 나와서 뭔가 했다가 병철이 핸드폰 보고...

나 - 하여튼간에 사귀자 말자 그런 말 안했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병철이한테 괜한 짓 하지마라해라.

민정 - 알았다. 빨랑 정리해라.




거실로 들어오니 병철이도 터빈이와 쑥덕거리고 있었고 우리가 들어가자 이내 말을 끊었다.





병철 - 누야. 광안리 가자.

민정 - 지금? 뭐하러?

병철 - 바람쐬러.

민정 - 더워죽겠는데 사람도 많고 싫다.

나 - 스머프가서 놀다가 가자 그럼. 나도 가고싶네. 갔다가 밀면도 먹자.

민정 - 그럴까 그럼.




우리는 준비를 하고 스머프로갔고, 스머프에는 콩알이 이하 병철이 친구들이 놀고 있었다.

콩알이는 보고싶었다며 찰싹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했고 나도 오랜만에 콩알이가 그러니 반가워 가만히 받아줬다. 터빈이는 계속 말이 없었고 나는 일부러 신경쓰지 않았다.

한참을 앉아 있는데 디제이가 맘에 안든다고 민정이가 투정을 했고 병철이가 솜씨 발휘한다며 부스로 갔다.




나 - 야, 근데 느그 어제 너무 하는거 아니가

민정 - 뭐가?

나 - 씨발 다 들리더라 이년아.

민정 - 진짜가? ㅋㅋㅋㅋ 아 점마 쪼매난게 졸라 밝힌다.



민정이와 나는 오랜만에 둘이서만 춤을 췄다. 신나게 흔들다보니 병철이가 누나들 댄스타임 끝이야 들어가. 라며 멘트를 날렸고 민정이와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민정 - 저 새끼 또 저라고 있네.



무슨 말인가 싶어 두리번 거리니 어떤 여자애가 우현이 위에 올라타 물고 빨고 해대고 있었다.

어제와 다르게 화도 안났고 웃음이 났다. 지나가며 민정이가 우현이한테 욕을 하고 지나가자 우현이 놀라서 쳐다봤고 내 얼굴을 보고는 여자애를 내렸다.

난 정말 아무렇지 않았고 빨리 그런 모습을 본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다시 댄스 음악이 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9시 정도까지 놀았다.




병철 - 누야. 광안리 가자.

나 - 어. 아씨 늦었네 밀면 못 먹잖아..



우리는 투덜대며 택시에 올랐고 터빈이는 계속 말이 없었다.

광안리에 도착하니 바닷바람이 좀 찝찝했고 백사장에는 까대기를 치려는 몇 무리들과 가족끼리 나온 몇 무리가 있었다.

병-민은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기 시작했고 터빈이와 나는 어색하게 계단에 앉았다.




나 - 삐졌나

터빈 - .....

나 - 난 거짓말 한거 없는데.

터빈 - 그래도 그렇지.

나 - 터빈아. 니가 내 좋아해주는것도 좋고 나도 니한테 나쁜 마음은 없다. 근데, 어제 그런 일 있고 니랑 뽀뽀했다고 바로 사귀기에는 니네들이 좀 안그렇겠나?



터빈이는 가만히 있었고, 나는 너네 사이에 끼여들기 싫으니 알아서 정리하고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한 시간 정도 그러고 있다 병-민이 돌아왔고 나는 집에 가야겠다며 일어났다.



민정 - 난 안가. 미안하디 혼자 가라.

나 - 알았다 이년아 ㅋㅋ

병철 - 터빈이 니가 누나 데려다 줘라. 우리는 여기서 좀 쉬고 있을께.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데 터빈이 축 처진 모습에 미안해 손을 잡아 주었다. 손을 잡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가 올 때 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는 왠지 아쉬워 버스를 몇 대 그냥 보냈다.




나 - 니 그냥 가라. 내는 좀 걸어야겠다.

터빈 - 왜?

나 - 그냥 좀 걷고 싶네.

터빈 - 그럼 같이 가자. 가다 힘들면 택시타고 집에갈께.

나 - 그럼 그러자.



우리는 아까부터 잡고 있던 손을 깍지끼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