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수업시간에 수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쉬는시간에도 현진이가 라면먹으러 가자, 담배피울때 짱봐달라. 생리대좀 사다달라... 등등...


의 부탁을 하지않고 말도 안거니까 처음에는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는데 2교시 3교시가 지날수록 왠지 모를


허전함이 똥꾸녁으로 부터 벌렁거리며 기어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수업시간에도 공부는 뒷전이고 슬쩍슬쩍 옆에앉은 현진이의 표정을 훔쳐보았다.


갸름하면서도 새하얀 피부에 약간 도톰한 입술이 참 예쁘게 보였다. 기분이 상해서 그런지 햇살에 눈이부셔


서 그런지 눈을 살짝 찡그린체 수업을 듣고있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한현진의 얼굴을 한동안 훔쳐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교복위로 볼록하게 굴곡을 드러낸 가슴이 보였다. 내가 어제 맞짱뜨다가 때린...


여기까지 생각하자 나는 갑자기 얼굴이 시뻘게져서 더 이상 한현진을 처다볼수가 없었다.




방과 후.



책가방을 메고 학교를 나서는데...


내 옆엔 더 이상 나를 귀찮게구는 한현진이 없었다.


저 앞에서 혼자걷는 한현진이 보였다.


갑자기 즉흥적으로 남자답게 먼저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물이라도 하나 사서 주면서 사과하면 좀 풀어지려나...


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옆의 가게에 들어가서 선물을 하나 사서 나왔다.


'현진이 어디갔지...?'


속으로 생각하며 그애가 갔던 방향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저 앞에서 한현진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와 함께 이상하게 내 가슴도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현진아...]


내 목소리를 들은 그애가 약간 '멈칫'하더니 대꾸도 안하고 다시 걷는다.


나는 급히 그애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어제는 내가 미안해... 사과의 의미로 선물하나 샀어. 받아 줘.]


한현진은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대꾸한다.


[선물...?]


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준비한 선물을 그애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너가 어제 사다 달라고 했던... 생리대야. 날개달린 걸루 샀다? 에헤헤헤헤헤......]


순간 한현진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내 손에있는 생리대를 손으로 '탁' 쳐내며 소리쳤다.


[뭐 이런... 변태섹히가 다 있어......]


나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따졌다.


[아 뭐야... 어제는 사다달레메...]


[어제는 어제고...]


한현진이 대꾸하다 말고 한숨을 쉬며 말을 잊지 못한다. 나는 갑자기 울컥해서 함께 따졌다.


[야. 그러는 너는... 어제 싸운걸 치사하게 친구들한테 이르냐?]


그러자 한현진도 얼굴을 붉히며 대꾸한다.


[내가 말안했어. 지나가다 누가 봤나보지...]


바로 그때였다.


뒤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야, 야.]


돌아보니 아까 수업시간에 나보고 학교끝나고 보자고했던 떡대여자애와 그 친구들 두명이 걸어오며 나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한현진과 함께 불량써클 오거리파 멤버이기도 했다.


[너 이섹히... 남자섹히가 아직까지 현진이 따라가면서 귀찮게 하는거야?]


나는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또 귀찮음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여자애들 세명이서 몰아붙이니까 말이다


[귀찮게하는거 아냐. 우리 좋아하는 사이야. 어젠 사랑싸움 한거란 말야. 지금 사과하는 의미로 선물주면서


정식으로 사귀자고 프로포즈 하려는거야.]


[으응......?]


나의 갑작스러운 말에 한현진도 뜬금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떡대여자애가 한현진에게 묻는다.


[현진아, 이말 진짜야?]


[아니, 그게 아니고...]


현진이가 말을 시작하자 나는 당황스러움과 함께 두려움이 몰려왔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말을 시작


하는 현진이의 빰으로 입술을 가져가서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해버렸다. 볼에서 향긋한 향기가 내 콧


꾸녕을 자극했다.


순간.


지켜보던 세명의 여자애와 기습뽀뽀를 당한 현진이까지 네명의 여자애들이 벙찐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현진이 앞에 무릎을 꿇으며 땅바닥에 떨어진 생리대를 주워, 두손 공손하게 현진이에게 내밀며 진지


하게 고백했다.


[현진아, 너를 사랑해... 내 여자가 되어줘.]


잠시동안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마치 한시간은 된것처럼 길게느껴지면서 내 손이 가늘게 떨려왔다.


순간.


현진이의 따뜻한 손길이 내손에 살짝 닿으면서 생리대를 집어가며 말하는 것이었다.


[어, 그래... 고, 고마워...]


갑자기 가슴속에 무언가 뜨거운것이 용솟음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뛸듯이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 왜 갑자기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나의 소중한 똘똘이도 살짝 꼬릿해지는 것이었다.


지켜보던 여자애들은 벙찐표정으로 잠시 굳어졌다가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손뼉을 쳐주었다.


[추, 축하한다.] 짝짝짝...


나는 무릎을 털고 일어나며 놀라서 동그레진 눈을 한 현진이의 이마에 '쪽' 하면서 뽀뽀를 해주고는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다? 껄껄껄껄......]




（다음에 계속...）
형들, 부족한 글이지만 소중한 추천으로 응원해주신다면 다음편 더욱 스펙타클하게 돌아올것을 약속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