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겨울은 가을에 닿았다. [0] |
2022-08-30 03:13:41
ⓞ 추천
ⓤ 단축URL
|
0
1,748
불건전한대화명사용중
|
괴롭고 서러운 날이 지났다.
감히 흘렸던 눈물은 비가 되어 처서의 선선함을 가져다줬다.
내 감정의 계절은 아직 늦겨울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날은 벌써 가을에 닿았다.
외로움을 달래려 마시던 술은 박스를 넘어서고 내 발이 닿는 곳에 초록 빛을 띄웠다.
옳지 않은 방법임을 알면서도 반복되는 날은
마치 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듯
서서히 내 날들을 갉아 먹었다.
이제는 술이 나를 마신다. 내 시간을, 감정을, 모든 것을
빗소리가 애처롭고 슬프다는 핑계로 오늘 또 내 잔은 채워졌다.
내가 누군가를 그리는 시간. 그려지지 않는 상대를 붙잡고 나를 사랑해달라 빌었다.
내가 불쌍하고 외로운 시간. 나를 지우려 약을 술과 함께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