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였을까
하늘은 그날따라 한 폭 정도는 더 넓고
광활한 그 하늘에 양 떼들이 뛰놀던 때가 있었다

문득 눈에 들어온 뒷산에는
푸릇한 나무들 사이에
아직 잎을 틔우지 못한 나무들이 우두커니 서있었다

하늘의 양 떼들이 한 입 베어 문 걸까?
나의 두 볼로 바람이 불어와 내게 일러준다
아직 그 나무들은 늦잠을 자고 있는 것이라고

봄도 늦잠을 자나보다
청아한 이 하늘도
한결 따뜻해진 나의 마음도
조금은 노근하고 나른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