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하셨네요..?

아, 네. 개한테 물렸어요ㅎ

개요?

네.. 개요

안 아파요..?

괜찮아요ㅎ



여학생과 영화를 보기위해 시내에서 만났음

서로 거리가 멀다보니 한번 만나면 뽕을 뽑았었고

그간 영화를 같이 본적이 없길래 내가 제안한거임



물론 서로 버스를 타고 중간지점에서 만나도

됐지만은 그 사이에 놀만한 도시도 없고

지리도 몰랐다는 단점이 있었음 한번은 내가

여학생이 사는 지역에 가려고 했었는데 어찌나

단호한지 본인이 이리 온다고 하길래 실패했음

그건 여학생의 성격상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

그랬던 것같음 누구랑 결혼할지 모르겠지만 남편

되는 사람은 참 부럽다고 생각함.. 내조를 잘할테니..



표를 끊고 시작까지 시간이 남길래 달콤한팝콘이랑

콜라를 사서 의자에 앉아 기다리면서 학교 얘기를

했음 어느대학 갈거냐 공부하는건 어떻냐를 얘기하다가

여학생이 공부에 대한 철학적인 얘기를 하는거임

암기식교육 보다 이해식교육을 해야한다거나

간접적경험 보다는 직접적인 경험이 낫고

학교와 학원, 교과서와 문제집에 관한 설명을

이어나갔음.. 우와.. ...무슨 말이지....



역시 배운 사람은 다르구나.. 내 주위에 친구들은

연예나 오락, 놀이같은 주제로만 얘기를 하는데

여학생은 벌써 우리보다 몇걸음 앞서고 있네..

나도 뒤쳐지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음

안그래도 여학생은 단아하고 청아한데 지적인

이미지까지 쌓이니까 왠지 모를 괴리감이 느껴짐

나와는 급이다르구나.. 그러면 어떰 나도 열심히

공부해서 따라가면 되는거임, 조급해하지말자..



그렇게 영화 한편을 봤는데도 집중이 안됐음

생각이 많은것에도 장단점이 있지만 중요한것은

그 생각을 얼마나 잘 정리하고 실행했냐는 것임..



팝콘을 집으려다 여학생의 손을 잡았음

여학생은 한 손으로 입을가리고 어머..라고

작게 말함 나는 그 손을 놓지 않았음

그러니까 여학생이 당혹스럽던지 눈을 아래로 내림

난 가만히 여학생을 바라봄.. 뚫어지게..

그리고 잠시 후에 입을 땠음



영화 끝나고 할 얘기가 있어요..



여학생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고 난 손을 놓아줌

여학생은 얼른 손을 자기에게 가져가서 그손을 살며시 만짐



영화가 끝나고 나는 여학생을 대리고 밖으로 나감

근처에 돈까스 집이 있어서 거기 대리고가서 앉음

주문을 하고 물로 목을 축이면서 여학생을 슬쩍

보았는데 두손을 허벅지 위에 가지런히 놓고서

뻘쭘한듯 시선을 한곳에 두지못하고 있었음


아마 내가 영화관에서 한 말 때문인가..

그렇게 돈까스가 나왔고 말없이 한 그릇을 비움

담배가 말렸지만 인내를 하며 참고 있으니까

여학생이 내가 부끄러워 얘기를 못하고 있는 줄알고

먼저 내게 말하실꺼 있다고 하셨지않아요라 물음



아..네. 실은 제가 공부를 잘 못해요.. 하지도 않고

...ㅎ


근데 요즘들어 이런저런일들을 겪으면서 많은걸 느꼈어요


네...


그래서 앞으로는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요..


아.. ...


북적북적한 손님들이 얘길하고 떠들어 소란스런 와중에

세상에 단 두사람만이 남은 듯이 주변이 고요해진 것

처럼 분위기는 냉랭해졌음..

똑똑한 여학생이라면 이미 내가 할말을 알고 있겠지..

나는 입을 다물고 여학생의 표정변화를 살핌

여학생의 하얗고 고운얼굴에서 어둠이 보이더라



그럼, 그래야죠. 갱씨가 공부한다면 저야 반가운 소식이에요..


좋은 대학가야죠.. 후회하지 않게..

여학생씨도 주말마다 저를 만나면

횡금같은 공부시간.. 버리는 꼴이잖아요

피해주고 싶지않아요..



...연락은 하실꺼죠..?


그쪽이 안받더라도 할거에요..


..히, 그럼 됐어요 ...



그날따라 무겁던 몸을 일으키고 도심으로 나왔음

평소와는 다르게 곧장 여학생은 내게 인사를 건냄



가시려구요? 바래다드릴게요.

아녜요.. 먼저 들어가세요..

아.. 음.


연락.. 꼭 주세요.. 평소에 뭘하는지..

가끔씩이라도 알려주세요..



..... 예..


...그럼 안녕..


인사를 하다말고 말을 흐리면서 곧장 뒤로 돌아갔다

안녕.. 에는 두가지 뜻이 있다 만나서 반갑다라는

뜻과 잘가라는 뜻... 여학생의 안녕에 뜻은

그 두가지 뜻이 다 아닐것이다..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다시 만나요..



홀로가는 여학생의 뒷모습은 너무나 작아보였다..

집으로 걸어가는 내 모습도 초라해보였다..





ps. 슬슬 썰의 끝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