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 저희 집은
새앙쥐가 몇마리 나오고
나와 나의 누이며 형이며 하는 이들이
개미집 파고들듯 드글거리게도 한 집에 어울려 살았지요

아버지는 공장에 나갔다가
밤늦게 별자리가 깔린 후에야 오시곤 했습니다
그 피곤하셨을 아버지는
가끔 저의 손을 잡고 밤산책을 시켜주시곤 했습니다

그렇게 강변에 나와 하늘을 바라볼 때면
저 퍼뜩이나 멀리 떨어진 천구 위에
뻔뜩이는 광채의 별들은
제각기 정해진 자리가 있다고 하셨지요

하늘이 손수 점지해주신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의 빛을 발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렸던 저는 아버지께 여쭸습니다
하늘에는 별이 그렇게나 많은데
왜 저것밖에 보이지 않느냐고

아버지는 조용히 웃으시더니 이리 말씀하셨습니다
여기는 도시라서 그렇게 보이는 거란다
도시의 빛이 가려서 그런거지
그 장막 뒤에서는 보이는 별들이나
안 보이는 별들이나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세상이 있으니
여기서는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이죠

저는 그 때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 알겠습니다
도시의 빛이 많은 별의 빛을 가리고
그 소중함을 모르게 하였지만
저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했던 별 하나가 한 때 옆에 있었다는 것이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빛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고 멋진 일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