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김씨님;;; 그런 칭찬을;;;ㅠㅠ;; 감사합니다;; 약으로 삼고;;
jkyily님께선;;^^ 감사하게도;; 제 미약한 글;; 다 읽어주신듯;;; 감사드립니다;; 아;; 보면형;; 도대체 언제 접속하는지... 냥냥;;; 만날 수가 없으니;;; yunikong님 퍼오시는 글은;;; 쩝;;; 그거 많이 올라오는때 글 올리면 제 글은 거의 묻혀버리는 듯;;^^ 너무 재미써요~ 유니콩님- 아;; 유니콩님은;;; 공게 초창기멤버라 그런지... 정말 공게에 발이 넓으신듯;;; 냐하하... 부럽네요;;




"그리고 말야. 법적으로도 저촉되는게 많더구만. 놈들의 본산은 대전에 있어. 그리고 순천에 그 폐가는 어차피 땅값이 없다시피 한 곳에 있잖나? 그런 곳의 땅을 사서 개조한 듯 한데, 증축 허가를 전혀 받지 않았어. 당연하지. 거기다가 폐가로 소문나고 사람 몇 명이 죽어나가도... 경찰에서는 무시한거지. 어디 그 사람들이 흉가같은 걸 믿나. 오히려 더욱 방치되게 되지. 그래서 그 놈들은 그곳에서 범죄행위들을 벌인 거야. 내 생각엔... 그 건물 일부엔 잡령들이 아닌 진짜 인간들이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을 걸세. 나는 그 놈들을 잡아 고발하려는 거구. 죄질이 너무 나빠. 내 제자도 그렇고, 조직폭력배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어. 자네는 순천 쪽을 중요시하는 듯 한데, 그렇게 만든 비밀 장소를 서너개 정도로 추측하고 있네. 그것들을 다 모아서 유능한 검사 중 한 명한테 찔러넣는 거야. 그러면 그 놈들은 풍비박산 나는거지."


성한은 순천 얘기가 나오자 뭔가 잊었던 것이 기억난 듯 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서 위원장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얘기하기 시작했다. 성환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도...



"그래? 태호하고... 그 수현인가 하는 아가씨가 잡혀있다구? 태호도 그렇지만... 그 수현이란 아가씨가 위험한데."

"예?!"

"그놈들은 말이야... 기독교 신앙하고... 탄트라（tantra : 인도의 종교 분파. 성（性）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는 무리. 500가지의 섹스 체위를 경전에 정리할 정도로 성과 깨달음을 연관시킨다.）쪽의 일부 신앙을 연결시켰단 말이지. 여자를 보면...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성한은 가슴이 찡 했다. 그렇게 내버려둘 순 없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놈들은... 여성의 피... 여성의 심장을 노리고 있어."

"예?"

"그것이... 그러니까... 처녀인 여자들의 심장만을. 그들의 신이 아주 좋아한다더군."


성한은 눈에 불을 켰다. 눈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기라도 하는 듯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밟아요!"

"안그래도 엄청 밟고 있네."




수현은 눈을 겨우 뜰 수 있었다.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리 이채롭진 않았다. 어차피 이런 어두운 곳에 익숙하니까. 옆에 태호가 쓰러져 자고 있었다. 고단한 듯 했다. 수현은 태호를 흔들어 깨우려다가 그녀의 손이 결박되어 있음을 알았다. 수현은 조소하며 손에 빙장을 맺기 시작했다. 손에 빙장이 극도로 모이자 거의 만져질 듯 한 얼음이 생성되었다. 손을 살짝 움직여대어서 줄을 풀기 시작했다.


'뭐야, 내가 겨우 이 정도에 묶일 것 같나? 성환 선배... 아니 김성환 그 미친 자식이 내 능력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수현은 줄을 훌훌 털어버리고 태호의 끈을 풀었다. 그리고 태호를 흔들기 시작했다. 태호는 일어나지 않았다. 미동조차... 숨만 쉬고 있을 뿐 깊이 잠들어 있었다.


"오빠, 오빠!"


수현은 원체 조용하고 속삭이는 분위기는 절대 연출할 수 없는 성격이었다.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물론 정말 소리를 질렀다기보다는 본인이 그걸 못 느낀다는것이 맞는 표현이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목소리 크기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오빠!"

"......"


수현은 태호를 깨우는 것은 포기하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영도 없었다. 이런 흉가에 영이 없다는 것은 빨리 이해되지는 않았다. 양손에 극도의 빙장을 준비한 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누가 있나 살펴보았다. 사람 하나, 쥐새끼 한 마리 존재하지 않았다. 적막.


"젠장. 뭐라도 나와서 싸우는 게 더 재밌겠어."

"그럴까요?"


윤주영이었다. 담배연기. 수현은 담배를 극도로 싫어했다. 남이 피우는 것 자체를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 냄새 맡기를 정말 싫어해 자기 주위에서 피우는 것은 혐오하다시피 했다. 그 담배를 물고 있는 윤주영이었다.


"젠장. 담배 안꺼?"

"왜요? 싫어하나요?"

"넌 담배연기 좋냐? 너나 피지 왜 나한테 그걸 불어대!"


윤주영은 순순히 담배를 껐다.


"이제 된건가요?"

"..."

"아, 저기... 당신한텐 참 죄송하네요."

"뭐가! 죄송하면 당장 풀어줘!"


윤주영은 자못 슬픈 듯한 눈으로 수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비수를 꺼내기 시작했다.


"내가... 감식해봤는데... 당신은 처녀더군요. 의외로... 저런 남자가 그렇게 끔찍이 당신을 좋아하는데도 말이죠."

"뭐?!"


수현의 가슴 속을 무언가 텅 치고 나간 듯 했다. 태호가...


"미안합니다. 마음대로 옷을 벗겨 봐서. 감식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시 입혀놓았으니... 어차피 당신은 기억도 안나겠지요."

"야! 그럼 내가 아줌마로 보여?!"


수현은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그렇게 해서 시간을 끌어보려는 속셈이었다. 아직 남자를 품어보지 못한 여자를 죽여 제사지낸다는 예는 아주 많았다. 수현은 이놈, 아니 이 년이 어떻게 할 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미친 척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아줌마로 보이냐구! 앙?!"

"소용없습니다. 당신의 얕은 꾀."


주영은 수현을 향해 비수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독심술의 대가에게 잔꾀를 쓸 수는 없었다.


"야! 이 미친년아!"

"안녕히... "


비수는 수현의 가슴을 찔렀다. 수현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꺄악!"


주영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을 찌르면... 항상 기분좋은 육질이 느껴졌는데... 어째서 이번엔 푹 하고 마는거지? 희열이 왜 없는걸까? 살상（殺傷）의 쾌감이 성애만큼 크다고 배웠는데... 실지로 그렇기도 했는데... 이상한 몸이다."


주영은 가볍게 몸을 돌렸다. 그리고 태호가 쓰러진 쪽으로 향했다. 태호의 귀에 얼굴을 바짝 댄 주영이 속삭였다.


"당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내가 죽였어. 이제... 몸을 찢어발길거야. 그리고 그 심장을 꺼내서... 제물로 바친다음... 씹어먹어버릴거야... 당신은 이제 내것이니까."


태호가 몸을 움찔거렸다. 지독한 양의 모르핀과 마취약을 맞고 몸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단지 분노로 눈에서 눈물만이 흐를뿐이었다.


"당신이...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이 여자의 시체를... 혹시 아는가 모르겠네? 척부인（戚夫人）의 예를..."


태호 또한 척부인의 예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 한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여문（呂紊）의 딸 여치를 아내로 맞았는데 위인됨이 모략을 일삼았다. 한초, 여태후는 태자가 보위에 올랐을 때 팽월등 이성왕（異姓王）들이 도전해올 것으로 예상하고 한신, 팽월 등을 미리 제거했다. 유방이 죽은후, 혜제（惠帝）를 세워 자신은 황태후가 되었다. 혜제는 유약하였기에 실제 정치는 그녀의 장악하에 놓였다. 무엇보다 큰 악행은 그 아들 소제（少帝）가 여태후를 비난하자 그를 죽인 것과, 척부인에게 한 짓인데 남편인 유방이 죽자, 유방이 생전에 총애했던 척부인의 옷을 벗기고 힘이 센 내시들로 하여금 두 다리를 잡아당기게 한 다음, 남편과 관계를 가졌던 음부를 사정없이 짓밟았다. 그리고는 죄수들에게 척부인을 욕보이게 던져놓았으며, 강제로 독약을 먹이고 귀에는 유황을 붓고 두 눈까지 뽑아버렸다. 결국에는 양팔과 다리까지 잘랐으며, 시체는 똥오줌이 넘치는 변소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돼지우리에 옮겨 담아 그 주검을 돼지가 먹게 하였다. 그리고 이 장면을 아들 혜제에게 보여주었는데 혜제가 통탄하고 충격을 받아 붕어（崩御 : 황제가 죽음. 왕의 경우 승하 - 昇遐. 공（公）의 경우 서거 - 逝去） 했다고 전해진다.


척부인의 예는 그야말로 여성의 질투가 권력을 만나면 얼마나 끔찍해지는지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런 일을 자신이 끔찍이 사랑했던... 말하진 못했지만 정말 사랑했던 수현에게 한다는 것은 절대로 막아야 하는 일이었다. 수현이 죽었다면 그 시신이나마 온전히 보전해야만 했다.


"알았지? 좋게 심장만 꺼내게... 내 말 듣는게 좋아. 참고로 넌 아무 힘도 없어. 단지 내가 데리고 살 뿐... 너는 스스로 밥 먹을 힘도 없을걸...? 내가 저주를 풀지 않는 한... 오직... 내가 원할때만 움직이게 하겠어..."


주영은 겉으로 예의바른 말을 했지만, 실상은 이런 여자였다. 그 크나큰 집착욕과 음욕（陰慾）으로 이런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주영은 남자를 지나치게 탐했다. 섹스 중독증（sex opiumism - 심각한 정도로 섹스에 탐닉하는 질병. 여성이 잘 걸린다. 아니... 남성은 다 걸렸으려나;;;） 이 극심한 지경이어서 의사는 절대 금욕처방을 내렸는데, 그녀 스스로 집을 뛰쳐나왔다. 정신이상이 비롯된 것이다. 그 정신이상은 극심한 편집증과 더욱 심해진 욕구. 마지막으로 독심술을 그녀에게 갖다준 것이었다.


말을 끝내자, 주영은 일을 시작했다. 태호의 옷을 다시 벗기기 시작했다. 태호는 끔찍했다. 이런여자라니. 만약 몸만 움직일 수 있다면 단번에 쳐죽이고 싶었다. 정말로 살의를 이렇게까지 느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영능력은 커녕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혀를 깨물고 싶었지만 그것도 못할 정도로 힘이 빠져있었다. 주영이 키스를 해왔다. 혀로 혀를 휘감았다. 욕망의 화신임을 드러내듯 태호에게 올라타서 몸을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손놀림이었지만 태호의 정신은 해파리 촉수에 쏘이듯 끔찍해했다. 그러나 몸은 그것에 따라주지 않았다. 태호의 몸도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주영은 일을 치르려고 자기가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던졌다. 그 순간, 태호는 믿지 못할 광경을 보았다.


퍽!


조금전까지 입을 맞추고 있던 주영의 몸이 고꾸라졌다. 주영의 머리는 어느새 방 구석에 나뒹굴고 있었다. 하지만 주영이 너무 강하게 키스해서인지 태호의 입에는 아직 주영의 혀가 매달려있었다. 찢어진 채로. 주영의 몸은 바르르 떨고 있었다. 아직 살아있다는 듯이. 그러나 잠시였다. 주영은 더듬이가 날아가도 살 수 있는 바퀴벌레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 잠시의 떨림도 용서할 수 없다는 듯 수십개의 비수같은 것들이 주영의 몸을 꿰뚫었다. 태호는 순간적으로 벌떡 일어나 피했다. 주영이 말한대로, 그녀가 죽자 모든 힘을 되찾은 것이다. 모르핀기운이 좀 남긴 했지만. 영능력과 체력, 게다가 마취약까지 단번에 깨버린 것이다. 태호는 정신이 아직 혼미한 가운데서도 욕지기가 흘러나왔다. 주영의 몸은 난자되고 있었다. 태호는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태호는 뭔가 느꼈다. 그리고는 주영의 혀를 뱉어냈다.


"이런... 젠장..."


태호는 망연했다. 태호가 아무것도 못하고 서 있는 사이 주영의 몸은 모두 갈기갈기 찢겨서 방에 흩뿌려졌다. 참혹한 광경이었다. 이런 능력을 지닌 만한 자는 없었다. 이런 능력을 지녔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신이다.


-... 죽이려고 했었다.


망연한 가운데 태호의 맘속으로 한 영이 말을 걸었다.


-저 여자야말로... 악녀열전（惡女列傳） 첫장에 오를만한 여자다.

"너는 누구냐?!"

-나는... 훗. 우리 시대의 영들이 지금 이곳에 많이 와 있더군. 나와 동시대를 풍미한 자들이...

"누구냐니까?!"

-나 말인가... 교토사양구팽（狡兎死良狗烹）... 한마리 개일 따름이다. 시대의 사냥개...

"뭐라고?"

-제（濟）, 초（楚）의 왕을 겸했고 말년에 회음후（淮陰侯）를 지냈으니... 바짓가랑이라고도 한다. 내 죽어서도 여후（呂后）을 구한 것을 후회하는데, 지금 그녀의 행적을 똑같이 닮은 년을 갈가리 찢어죽였으니, 한을 어느정도 풀 수 있겠다.

"도대체..."

-마음에 드는 놈이다. 네 몸에서 조금 쉬자꾸나. 이천년동안 쓸 만한 놈은 많았다. 네놈도 다 알만한 자들이지... 그들 또한 내 도움을 받았으니 너 또한 그리 될 것이다.

"... 빙의령? 웃기지 마라! 내가 너 따위에게..."


태호가 악을 썻다. 그러나 그 영은 보통 강한게 아니었다. 도저히 버틸수 없었다. 태호보다 수십배는 강한 듯, 순식간에 태호의 몸을 차지했다. 그러나 태호를 쫒아내고 자기가 몸을 가진게 아니라, 단지 머물기만 할 뿐 태호가 움직이는 데엔 아무 지장이 없었다.


"뭐...뭐야?!"

-너는... 곽거병（藿去病）, 한 광무제（光武帝）, 후한 조조（曺操）, 당 태종 이세민（唐 太宗 李世民）, 송 태조 조광윤（趙匡胤）, 악비（岳飛）, 바옌（bayuen）을 거친 뒤 특히 영웅이 없어 지낼 만한 곳을 찾지 못한 나의 새 집이다. 네가 죽기 전까진 나가지 않으니 걱정 말라.

"...?"

-영웅은 아니지만 쭉정이도 아닌 것 같으니 내가 머물러도 크게 흠은 안 될것 같군.


태호는 어이가 없었다. 웬 미친 영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은인이었다. 자기를 위기에서 구해주지 않았는가.


-아... 선물이 하나 있다.

"뭐...?"

-저 여자. 내가 막았다. 칼에 찔리지도 않았는데 비명지르기는. 기절까지 했으니까 알아서 깨워 데려가라.

"아...아아... 고맙습니다!"

-네놈도 별 볼일 없구만. 태도가 바로 달라지니. 하여간 업고 나가라.

"어디로...말씀이십니까?"

-...존대하지마라. 어색하다.

"예? 예..."

-이 밖으론... 못 나갈 것 같다. 위에서 버티는 놈들이 장난이 아냐. 아까 저 여자처럼 갈기갈기 찢길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었으니, 다른 놈들도 할 수 있겠지.

"그럼... 위에 있는 놈들은 다 뭡니까?"

-뭐... 초군（楚軍）의 무리인 것 같다. 그리고 존대하지 말랬지. 용저（龍且）, 계포（季布） 쯤 되는 무리인데, 내가 한번 흩으면 사라질 무리다. 옛날 같으면 말이지...

"그들은... 어떻게 이리로 오게 되었죠? 아니... 되었지?"

-누가 데려온 듯 하다... 강제로. 나는 이들을 쫓아 왔다. 잔학한 짓만 하고 다니는 놈들이라, 감시를 떼놓으면 큰일을 저지르곤 했다. 적미（赤眉）, 여포（呂布） 등속들을 혹하게 해 말썽을 부리기도 했고, 가깝게는 삼합회 （三合會）같은 무리를 조직하기도 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일단... 당신은 누구지?"

-도대체... 제초（濟楚）의 왕을 겸하고 회음후（淮陰侯）를 지낸 한신（韓信）을 모르는자가 있다니... 내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인물이던가?


태호는 한신과 조금 얘기해봤지만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일단 한신이 누구인줄은 알았지만 제초의 왕이고 회음후라고 하면 어떻게 알겠는가? 하여간 수현을 부축해보았다. 수현을 부축해서 일어서자 수현이 눈물을 계속 흘리고 있는 게 보였다.


"흐...흐흑... 흑..."

"수현아."


태호는 수현을 토닥였다.


"오빠...오빠가... 나를... 좋아...그래서 그여자가... 날..."

"그만해... 그런 얘긴 살아 나가서 하자."


태호는 주변을 휘 둘러보았다. 음양도가 구석에 처박혀있는게 보였다.


"젠장. 그나마 다행이군."


태호는 음양도를 꼬나 쥐고 수현을 부축해가며 길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문득 한신의 충고가 생각이 났다. 나가면 죽을 지 모른다는...


"젠장. 그럼 어떻게 하란 말야?"

-이젠 자연스럽게 반말이 나오는군. 좋아. 기다려.

"뭐?"


수현이 혼자 중얼거리는 태호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 뭐해?"


아직 흐느끼는 수현이 약간 눈물을 그치게 만든 것만으로도 커다란 수확이었다.


-기다리라구. 어차피 너희 둘로는 못나가. 위에놈들이 너무 잔학하니까...


태호의 발에 주영의 발가락 하나가 차였다.


"그래... 넌 참 자애롭고 온화하다..."


태호가 이죽거렸다. 한신은 무시하고 말을 계속했다.


-일단, 숨어라.

"어디에?"

-너희가... 결계를 친 방에. 그 안만은 영이 들어가지 못해.

"너는?"

-난 네 몸속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누가 걱정한대...?"


한신이 조금 귀찮을 지 모른다. 평생 붙어있는다면. 대신 지금은 꽤 편한 상대였다. 거기다가 한신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태호였다. 수현을 구해주고, 자기도 구하지 않았는가. 좀 잔혹하긴 했지만. 걱정이 되긴 했다. 이질적인 영과 평생을 같이 살다니. 그것도 중국사람 영하고 말이다. 그러다 퍼뜩 그것을 걱정할 때가 아니란 것을 느꼈다.


-여기서 올라가는 방법은... 없다. 기어올라가야 돼.

"수현이는... 못할텐데... 지금 패닉상태야. 아... 패닉이란 말 뭔지 알아?"

-영은 빙의되면 그 몸의 주인의 영혼과 같이 있게 된다. 니가 아는 것을 내가 모를 리 없지. 니가 이 여자를 좋아하고, 잘 때 몰래 한번 얼굴 쓰다듬은 거하고, 매일 밥사준다고 불러내고... 모두 알고 있다.

"누구 마음대로 그런걸..."

-어차피, 다 알게됬으니 늦었다. 아... 그 여자는 아마 빙계의 힘을 부리는 듯 한데... 그걸로 나갈 수 있다. 빙장으로 벽에 흠집을 낸 다음 올라가는 거다.


태호는 수현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수현은 끄덕거렸다. 너무 생각이 꽉 들어차있었지만, 어쨋든 살고 봐야 남자 문제도 있는 것이다. 수현은 이제껏 태호에게 이성으로서의 마음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자신을 생각했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 부담이 며칠 감금된 사이 사랑으로... 뒤바뀌고 있었다. 묘한 감정이었다. 수현의 맘은 번뇌로 가득차있었다.





서 위원장의 차는 엄청난 속도로 순천시내로 돌입했다. 곧 그 폐가로 도착하게 될 것이다. 시골길로 빠지려는데 서 위원장이 중얼거렸다.


"쥐새끼 두 놈이 따라붙었다. 조심해."

"예?"


성한은 당황했다. 추격자라니 짐작할 수 없었다. 성환이 그런 무리까지 동원했다는 말인가? 황급히 뒤를 돌아다 보니 검은 차 두대가 접근하고 있었다. SM5한대와 메르세데스 벤츠 한대였다. SM5는 몰라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경호차량의 한 표본이 될 정도의 차로 경호 풀 옵션을 장착하면 장갑차나 다름없었다. 그 차가 따라붙고 있는 것이다. 온갖 화기를 실은 채일 것이다. SM5가 거의 서 위원장의 차를 추월하듯이 옆 차선으로 갔다가 바로 옆으로 붙었다. 성한은 그쪽으로 총을 들이댔다. 그 순간 창문이 내려갔다.


"오랜만입니다."


서 위원장이 운전을 하다가 돌아보고 성한에게 물었다.


"누구야?!"

"우 박사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