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1 03: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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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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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벌러 나와서 치는
컴퓨터 자판 소리는
타드르타닥 타다득득 탁탁
침도 삼켜지지 않는 목멘 소리로 들릴까요
발명가들은 자판 치는 소리를
멜로디나 음으로 바뀌는 제품을
발명하지 않았을까요
혹, 모르죠
누군가 특허청에 씩씩하게 가서
이 자판은 말이죠
요걸 누르고 치면 딩동, 띠리링, 띵도롱, 쏘또로롱
저걸 누르고 치면 도음, 라음, 파음, 솔음
도레미파솔라시도, 물론 # 반 음도 처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상품이라고요
그런데
특허청 심사 위원은 신중한 아주 신중한 공무원이잖아요
파솔링 똥도롱 띠시로로동 솔파쏘롱이 마구 섞여
사무실을 난장판을 만들면 곤란하거든요
자판 하나하나를 치는 일은 숟가락질 이예요
먹는다는 것은 가장 경건한 기도예요
입맛에 안 맞는
반찬이 국이 찌개가 있어도 숟가락을 들고 먹는 거예요
입안에
형제애 가득한 아내를
중2병이 나 때보다 심한 아들 녀석을 담고
그 마른침을 섞어가며 맛있게 먹어주는 거예요
디처트는요, 탕비실에서 공짜 커피 믹스가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