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1 09: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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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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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간 바람은
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많이도 궁금한 것이지만
궁금한 것은 우리 소관이고
바람은 지나온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얼굴에 기대어 사는 것들은
바람의
세기이거나 온도이거나 습도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하여
늘 어쩌지 못하는 것은 얼굴빛입니다.
호기심이 현재형이고
궁금함은 과거형이라면
조바심은 어디쯤 붙일까요?
호기심과 궁금함과 조바심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
나무는 늘 맨얼굴만 보여준다는데
숲이 산이
각종 계절에
색색으로 물들었다고
나무의 얼굴빛이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나무 하나하나는 그냥 맨얼굴입니다.
조바심은
절벽 끝에 매달려 있는
무언가의 뒤통수입니다.
쉽지 않다는 얘기지요
앞으로도
우리가
나무의 얼굴을
도저히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므로
나무는 나무로 사는 한 계속 그럴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사는 한 계속 이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