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5 10: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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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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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눈은
떡시루 속으로 쏟아지는
쌀가루 되어
차곡차곡 온 들 산을 채웠다
창문 열고 밖을 보니
먼 산은 어제보다
내게 성큼 다가와 있고
하얀 드레스 면사포 쓴
수줍은 신부가 어서 오라 손짓하고
오시는 길
고이고이
사박사박 오시라
순백의 폭신한 카펫도 깔아 놓았다
삭지 않은 억새
기사의 칼 높이 들고 환영해 주는
고라니 멧돼지 까치 멧비둘기
발자국 하객과 함께
눈사람 예식장 가는 길
쏟아지는 햇살
모두 모두 반사되어
은빛 천지에
눈부신 샹들리에를
밝혀주는
눈 내리는 후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