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여러 가지 말들 [0] |
2023-01-12 06: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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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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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어
죽어버렸어
요단강을
건너버렸어
북망산천
먼 길을 떠나버렸어
하늘나라로
떠나갔어
천당으로 가버렸어
아니
지옥으로 갔을지도
극락으로 떠나갔어
어쩌면
유황불에 타고 있을지도
저승사자가
끝내는 데려가 버렸어
사망하셨습니다
소천하셨습니다
영면하셨습니다
입적하셨습니다
손으로
제 목을 그으며
고개를 가로저으면
죽였는지
죽일 건지
이미
죽어 버렸는지
알 수 없는
무언의 소리지
엄지손가락을
세워
하늘로 향하다
땅으로
내리꽂고
검지손가락으로
연방 위를 찌르면
대개는 죽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하지만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돌아가셨다는
말을
더 많이 쓰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돌아갔는지는
현재의
시간을 사는
우리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광대무비한
우주의
어느 곳에
푸른
지구별에 살았던
모든 생명들은
본래 자신이
있었던 곳으로
되돌아갔는
말 말 말
어쩌면
북두칠성
국자 안에 있는
희미한 별
자미성으로
갔는지도
모를 일
그 별에는
지구별과
똑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이 살고 있다지
만일
영혼이
쉼을 가질 수 있는 곳
되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시간의
특이점 너머에서
펼쳐지는
실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놀라운 사건의이기를
* 북두칠성 국자 안에 있는 희미한 별 자미성에는 지구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어...,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소설 당선작: 조헌용 작가의 소설 명 （배무덤）
에서 발췌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