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8 06: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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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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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책을 내면
표지가 두꺼운 책을 내겠습니다
한 사람이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는 일이
얼마나 굉장한 일입니까
제목을 보고
그윽한 눈으로
다가선다는 것은
절반의 거래가 성사됐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제목은
감춰진 내용과 같이 잘 흘러간다고 믿어도 되는 겁니까?
늘 상
그렇듯이
제목은
눈길을 확 끄는 맛도 좀 있어야겠지만
내용과
일치하면
반전의 묘미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겠고
번역
책이라면
조금은 밑도 끝도 없을 수 있겠고
어쩌면 너무 그럴싸해서
황당할 수도 있겠으며
작가는
제목을 정하고
글을 쓰는 경우가 있고
내용을
다 쓰고
제목을 바꾸는 경우도 있으나
그놈의
출판 여부를
틀어쥔 출판사의
권유에 제목을 맡겨 버리는
경우는 늘 허다한 일
어쨌든
책은 출판되어
서점에 쫘악 깔리자마자
는 무슨
1쇄 통째로
중고 서점 구석에서 먼지나 쌓이고
새로 책을
낼 때는 말이죠
제목은 둘째치고
돈이 좀 들더라도
출판사에 꼭 부탁해서
표지는 두껍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오래오래 버텨야 하니까요
중고 서점에서
모처럼 간택 당했는데
표지가 촥 찢어지며
바닥에 뒹굴어버리면
그 책은 고물상 폐지 속으로
직행하는 날입니다
두꺼운 마음으로
두꺼운 낯으로
두껍고 무시무시한 내용들이 가득 찬
두꺼운 세상을
얇게 사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