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9 06: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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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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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내가
당신을 사랑 한 것은
사랑이라 불리는 그 무엇은
차별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늦가을
억새 들녘 길을 걷는다
바람의 속삭임
갯골 사이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물
지구별 어디에도 골고루 쏟아지는 햇살들은
한때는 모두에게 공평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공기도 물도 햇살도
돈이 제법 들어가는 존재가 돼버린 지 오래
사방 매체마다
흙수저 금수저
결혼을 중매하는 곳에서도
직업 직위 재산의
유무에 따른 등급 등급들
사람의 사회란
그들만의 신념으로
사상가들은 계층론, 계급론으로
아직도 논쟁 중이고
옛적에 써졌다던
종교의 경전에서도
거지와 창녀 장님 가난뱅이
귀족과 왕들
높음과 낮음
있음과 없음이
분명히 갈리어 기록되어있다
사랑하는
열정의 공간에
재산의 있고 없음의
조건 따위는 필요 없을 만치
뜨겁게 사랑했을 것이고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의 선물, 결혼
어린아이들
눈앞에서
위자료니
양육비니
재산분할이니
재판장에서
남의 손 남의 칼로
서로를 잘라 달라한다
계단은
오르막 내리막을 위해 존재한다
그저 튼튼히 버티어
오르려는 자
내리려는 자를 위해
솜씨 좋은 목수가
다툼 없이
다니도록 만들어 놓은 것
지금의
세상은
누가 누군가를 짓밟고
가진 자 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덜 가진 자를
디딤돌 삼아
끝 모를 욕심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허허로운 소식들
억새 들녘
새치로 돋아난
선홍빛 각시취꽃을 보며 묻고 있다
너도 처음 만나던 때
지금의 사람들처럼
가진 것 있고 없음을 골라내어
저리 복슬한 꽃씨
바람결에 흩날리는지
성춘향과 이몽룡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전설의 사랑을 생각하며,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