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암에서 - 갈매기 [0] |
2023-01-22 06: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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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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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멸치 떼를 쫓아
머리 날아온
갈매기는
잠시도
쉴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
날개를 힘껏 부풀려
오랜 시간을 활공중이다
오늘은
오래된 친구
늙은 어부의
조각배도 보이지 않고
오아시스처럼
쉴 수 있는
절벽 사나운
바위섬은 멀기만 한데
목구멍까지
들어찬 새끼들의 양식이
핏발 선 날갯짓에
무게를 더 하고 있다
날 수 있다는
특권이
다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새삼 상기하며
또 다른
자유 속에
거부할 수 없는 의무가
해초 되어 치렁치렁
발톱에 딸려 나온다
어는 시인이 말했더라
"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그 시인은 알고 있을까?
새벽안개 속으로
비상하는 조약돌 심장은
임계 치를 벗어난
고통의 산물이었다는 것을
육지 끝
벼랑에 지어진
둥지 속으로
그래도 가야 한다면
창조주가
모든 생명에 부여한
섭생과 종족 보존의
숙명인 것을
그래가자
가자꾸나
일몰 후
활동하는 야행성이 아니라면
해지고 어두운 바다는
나의 절망이며 죽음이다
밀감 빛 노을을
등 뒤에 걸머지고
삶의 고단함 징검다리
바위섬에서 쉬어도 가보자
아침에 떠오른 힘찬 날갰같이
다시 날아올라
배고픔에
움츠린 목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올
새끼들과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환희 되어
눈물 그렁한 내 짝과
별빛 찬연한 그밤 내내
사랑 부리 춤을 추리라
* 조나단 리빙스턴 작 < 갈매기의 꿈 > 에서 발췌 인용
* < 추암 > 강원도 동해시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