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3 06: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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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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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는
과학자가
붓다 같이 이르기를
너는 액체 기체 고체
세가지 몸으로 환생
윤회를 반복한다, 하였다
이름 모를
깊은 골짜기에 맺힌
물방울이 탄생이 아니며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 또한
인생이 아니다
저녁노을 지고
모여 앉은 대야의 바다도
달콤한 안식처가 아니니
생명의 근원인 너는
어딘가 안주할 틈이 없다
햇빛에
몸을 풀어
수증기로 변신하여
알 수 없는 인연의
두레박을 타고 승천하여
용이 되고
목화솜이 되고
새의 깃털이 되고
삼라만상 모든
형상으로 변주된다
자유로운
공중 정원에서
메마른 대지
앙상한 꽃들의 손짓
마른 우물을
헛솑잘하는 사람
하늘을
머리 위에 얹은
모든 생명에게
자신을 산산이 부수어
무반주 바흐의 현의 음률로
때론 베토벤 격정의 교향악으로
비발디의 손길로 사계절
눈 비의 축복을 주리니
너는 측은 지심의 표본
삭풍의 계절
결빙의 침묵
깊은 명상으로 빠지리니
어느덧 눈 쌓인 대지로 변모하여
뭇 것들의 발 디딤이 될 것이며
지구별
쉼 없이 허둥대며
잠을 놓친 이들에게
달콤한 동면의 시간을 주리라
너의 무한한
윤회의 시간 속엔
변치 않는 무색의 바람이
함께하니 이 아니
행복하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