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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시 하고도 5분이넘게 지나간 사계바늘이 내 눈과 대면했다.














뭔가 1초마다 째깍 거리는소리가 유난히 빗소리와 섞여 오히려 더 큰 음파를 만들어낸것일까..?







아까 무게추에서 해방될때 소리만큼이나 귀에서...마음에서...크게 울렸다.






































그날은 잠이오지않았다.







































잠이...오지않았다.....













몸은 한결 가벼워졌음이 분명했지만,왠지모르게 잠이 올텐데...하고 시작한 나의 쓸대없는 생각은













이내 쓸대없는 생각이 다른 생각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꼬일대로 꼬여버린 실뭉치 같았다.















보통 나 같은 경우 꼬일대로 꼬여버린 이런 상황에서는 가위로 싹둑 하고 모든것을 끝내어 버리지만.









다가가기 어려웠던 다가가고 싶지 않았던 쓸대없는 생각과 생각이 엉킨 그 틈 사이로 나도모르게 하나 둘 조심스레 풀고있었다.


















그래.새벽에 할거없어서..그냥 잡 생각좀 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쉬웠다.










나는 방안에 들어와서 책상위에 불규칙하게 놓여있는 a4용지를 몇장 손으로 집어들곤,









나올듯 말듯 선명하지 않은....힘을 꽉 줘야만 눈에 보일....아주 나를 애먹이는 그런 볼펜 하나를 선택했다.




채 5분도 되지않아서 나는 ,







내가 태어났을때 부터 지금까지 a4용지에다 내가 기억나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가장 슬퍼했던 일을 마구잡이 두서없이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때 적을때도 대충대충 적었다.기억나는것이 많은것같으면서도 애매한 그런 상황도 많았기에...





























정말 오랜만에 만져보는것 같은.....














지금 내 손에는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던...












글씨 하나하나 삐뚤삐둘 하지만 정성이 느껴졌던...내 이름 석자가 적힌 어린시절 앨범을 손에들고는 엄지손가락으로 한장한장 넘겨가며 까먹고있었던 기억들도 기억하려 애써봤다.




















한가지 기억나는것은 지금도 정말로 죄송스럽지만...










어렸을때 어린이집에서 크레파스 선물받고싶었는데,색연필 5자루를 받고는 온 마을이 떠들썩하게 시끄럽게 울어댔던적이 아직도 기억에남는다.





















뭐...어떻게 보면 흑역사라고 할만도한데.,.
















예전에 나는 오히려 나 자신이 그때 나를 봐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였다.














별났으니까.














근데 문득 생각나는것이...















어렸을때...















색연필을 받아 울고불고 했지만 카드 한장을 받으면 금방 화가 풀려버리는 순수했던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반대로 나를 기억하지못할것만같았다.
















그렇게 한장한장...














내가 굳이 넘기려하지않아도..멋대로 넘어가는것같았다.


















아까까지만해도 거세고 습기찬 그 바람이...










잠깐사이에 옷이라도 갈아입은듯 새벽공기를 타고선 집으로 들어와 한장한장 내가 충분히 생각할시간까지 기다려주며 앨범을 넘겨주었다.





















어라....?이건,,,,





















누군지 기억도 나지않는 어떤 한 여자아이와 하트를 만들고 유채밭에서 찍은 사진이 다른어떤사진보다 선명히보였다.






















사진너머로 보는 유채밭이지만...












기억하려해도 그때 그 유채밭은 전혀 기억나지않다만.












그저 그 유채밭을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향긋한 유채내음이 솔솔 불어오는것같았고,



















유채를 보다가 시선을 돌려 나는 기억이 잘 나지않는 그 여자아이의 표정을..










사진속 그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무척 행복해보였다....












얼굴도 동글동글하고...피부도 백옥같이하얬다.












입은 반쯤 다문체로 살며시 미소지었으며...











눈은 부드럽게 감았지만 눈꼬리에 웃음이 묻어있었다.













그래...무척 행복해보였다.




















굉장히 하트를 적극적으로 만든 사진속 그 여자아이와는 달리 내가 만든 나머지 반쪽 하트는 선생님이 시켜서 억지로 한것임이 표정만으로도 눈에보였다.













무언가 굉장히 하기싫을때 나오는표정은 지금도 알아볼수있을만큼 현재와 다를바가없었다.



그래..하트 하나를 만들었지만 여자아이는 무척 행복해보이는표정이였던 반면 ...나머지 반쪽의 나는 인상을 찡그리고 싫은 표정이 현저하게 드러났다.
























솔직히 말하면.










이 여자에 대해서는 할말이많다..









왜냐면...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그런 여자아이였기때문이다.







나는 앨범을 본 순간..아무것도 기억이나지않았지만.









앨범 한장한장을 넘길수록 나랑 찍은 사진이 재법많다는것을 보곤,서서히 의구심이 들기시작했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내가 하마터면 죽을뻔했을때..















그 장소에도 나와 함께 있었다.






















아무 사진이 없어도..





그것을 내가 증명할수있었다.















풍차돌아가듯 항상 돌고 돌기를 반복하는 나는 결국 내가 지금 무엇을하고싶어하는지도 잘 알지못했다..








다시생각해보니 풍차에 나를 비교하는것자체가 부합하지않았다.







풍차는 에너지를 만들지만 나는 잡생각이 잡생각을 낳고 그 잡생각이 결국 나에게 부담이 되어 돌아오고...






습기가 많아져서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구름을 만들고 그 구름이 모여 비를 내리고....














그런 순환같이....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바뀌는것없는 마치 자연적인것처럼...당연하듯 그렇게 해왔다.







...












한번 그 안으로 들어가면 헤어나올수없을만큼 깊게도...어쩌면 아무것도 없을수도있는..












도박을 하는 마음으로







머릿속에 있는 실뭉치모양으로 된 집에 도착했다.








내 머릿속 깊숙히 들어와서 나는 불안하고도 초조한 심정 반,호기심,기대 반으로 잘 열고싶지않은 문고리를 살며시잡았다.














보통 빈집에는 문이 잠겨있기 마련인데..











문이열려있는것이...생각보다 놀라웠다.










그때 내가 문이열려있었다는것이..












이렇게 많은것을 의미할지는 꿈에도몰랐다.

















모든것이 궁금했지만...








우선은 내가 죽을뻔한 상황으로 돌아가서







그 여자아이를 지켜보고싶어서..저벅저벅 복도를 한발자국 멈춤없이 걸었다.


























....











































때는 어느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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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