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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엄마와 함께 집을 오는동안 나는 아무일도없었다는듯 평소처럼 행동했다.





























이불을 턱 밑까지 덮어쓰고 자려구하는데 아영이의 그 환한 미소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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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하게 흘러보냈던 하루하루가 점점 지나갈수록


유치원을 다니면서 나는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오랫동안 상상한적이있었다.











이불속에 들어가서 머리도 뒹굴고 엄마한테 밥돌라고 하는 순간에도 가끔식은 아영이가 생각났다.















아영이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자기가 펑펑 울었던 사실을 잊어버린것인지.아니면 숨기는것인지..


나를 만날때 항상 웃으면서 다가왔다..


그 눈웃음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시간이 흘러 어느덧 유치원을 졸업식을 하는 날까지 눈깜짝할사이 흘렀다.









검은색 사각모자..그러니까 학사모를 머리위에 얹고


다 같이 유치원 주변 화단 및 놀이터 실내공간 등등 많은 곳을 가면서


사진을 하나 둘 씩 찍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나오는 플래시가 항상 나에게 무척이나 거슬려서 사진을 찍으면 웃는일이 없었고,


눈도 반쯤..찡그려서 사진을 찍었다.













나는 키가 작은편이여서 남자였지만 항상 선생님 옆에 앉아서 찍는것이 거의 일상이였다.


때문에 이번에도 나는 앞 줄에 앉아..당시 나에게는 굉장히 선생님이 원망스럽게만했다.






쓸대없는 호기심이 나를 이끌어 나는 내 오른쪽,왼쪽 그리고 뒤 쪽 까지 사진을 찍기 전에 고개를 돌려 확인을했다.































유치원 때 나는 어린아이 답지않게..부정적이였다.


물놀이 때 기억도 물론 가담한것이겠지만,

유치원에서 있는 대부분의 행사에 부모님은 참여해주시지않으셨기 때문이다.

세상을 잘 몰라서 왜 부모님이 바쁘셔야만하는지,왜 다른 부모님들은 왔는데 나만 없는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기 이전에

나는 아쉬움이라는 진한 수체화 물감에 물들어 그냥 가볍게 하는 말도 이면을 생각하고 깊이 생각했다.

비록 유치원생 일지라도 말이다.


사실 어린아이 답지않게 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인지도 잘 모르겠다.























유치원 운동회 날 ,


당시 우리 유치원의 유니폼은 흰색바탕 가운데 병아리 한마리였나 해바라기였나..기억은 나지않지만 노랑색계열의 그림이 있는 티셔츠였고,


적당한 길이의 짙은 파랑색 계열의 바지였다.


옛날 전 사진이라 부모님 하나하나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지만.


나는 아무도 오지않으셨다는것을 알았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이유는.


이제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들어가는 단계에서,


섭섭했던 마음.마음에 두고있던 자잘한 기억들을 내 나름대로 합리화 시키고 싶어서..






















하품을 도대체 몇번이나 했을까...열 손가락으로 손가락을 접고,다른 친구 손을 빌려도 모자랄만큼 ....한참 모자랄 만큼...하품을 했다.
































몇번 사진을 찍고,기타 등등 행사가 끝났다.

























톡..톡...






















톡.....톡톡톡...토톡...

























먹구름이 한숨을 내뱉으며 점점 하늘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어...비온다......"

















아영이가 이버네도 내 등을 툭툭 치며 말했다.



















"어...응...우산있어...?"















"없어...애들 전부다 유치원으로 들어가네..우리도 들어갈까..?"
















"아니..혼자 들어가...ㅋㅋ"




























"너..또 나 몰래 재밌는거 하려구 그러지..!"











"아니야...그런거."





"거짓말..."












삐졌는지 아영이는 반으로 들어가버렸다.



홀로 지붕밑에 남아 먹구름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녀석의 고민거리를 들어주었다.


듣자하니 이 녀석도 요즘 많이 힘든것같더라구.
























옆에 부러져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집어 비에 흡수되어 버린 넓은 진흙들을 도화지삼아 또박또박 글자를 적어내려갔다.

















<<나는 먹구름이 좋다.>>













먹구름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지 박수를 치며 쩌렁쩌렁하게 나에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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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대폰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 유치원 공용전화기로 부모님한테 전화 할수밖에없었다.










"엄마 지금 회사라서 유치원에 못 갈거같아.아빠가 올수는 없구...미안하지만 친구우산 좀 빌려쓰구 와.."























또 한번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지만.오늘은..오늘만은 그런마음을 생각하지도.기억하고싶지도 않았다.



유치원 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오는데


나뭇가지로 힘주어 또박또박 적어놨던 그 문구가 이상하게 바뀌어있었다.
























<<나는 아영이가 좋다.>>










"누...누구야..."





"헐...누구야..?"





내 옆에서 갑자기 뿅 하고 튀어나와서 맞장구 쳤다.



그 아이가 누구냐구? 물론 아영이다.





















언제 구했는지...노랑색 비옷과 노랑색 장화....



병아리처럼 보이는 노랑색이 번개와 강한 빗줄기를 밝혀주었다.













모두가 잠들 새벽에 배를 운전하는 모든 이들의 빛이 되고,희망이 되고,지도가 되어주는 그 등대처럼










무지개색 우산을 자랑하듯 내보이며 같이 쓰고 가자고 제안하는 아영이였다.














나는 다른 누가 유치원에서 나오다가 이 문구를 볼까봐 발로 진흙을 비비며 문구를 지웠다.


신발이 더러워지는 한이있어도...내 이름이 적혀있지않아도...


아영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인데 괜히 이 문구가 남아있으면 입에서 입으로 말이 퍼져 아영이가 피해를 볼것같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것은 누군가 먹구름을 지우고 계획적으로 아영이라고 이름을 적은 것이다.

































물론...아닐수도있고..





















새겨놓은 진흙을 발로 비비적 거리면서 지우는 내 모습이 웃겼는지..아니면 오히려 안좋아 보였는지..





재밌어하면서 웃는것같다가도... 한숨을 크게 내뱉는 아영이였다.




















"자,여기...ㅎㅎ"














문구를 지우느라 바빠 지붕에 고인 물이 재법 크게 주루룩 떨어지는것을 인지하지못햇던 내가 영 보기 안좋았는지,무지개색 우산을 펼쳐 내 머리 위를 보호해 주었다.






















"다 지웠으면 이제 가자!ㅎㅎ"











아영이가 말했다.


















"응..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작은 우산에 두명이 쓰려고 하니 괜히 내가 더 미안해져서 일부로 한쪽 어깨부분이 우산에서 티어나오게 해서 자리를 넓게 해줬다.





























걸을때마다 빗물이 고여 양말이 다 젖는느낌이 너무 싫었지만,아영이를 보면 왠지 그런마음이 들다가도 이내 불이 물을 만나듯 사라져버렸다.

























우산을 같이 쓰고 저벅저벅 빗줄기를 뚫고 지나가는길을 3년동안 그렇게 걸어왔다.




























물론 같은반은 초등학교 1학년때 딱 한번 ...


그 이후로는 다른반으로 배정받았다.






-끝-





평일에는 집에 들어오면 아무래도 마음이 놓여서인지 대부분 졸다가 못버텨서 그냥 자 버리는데..

때문에 읽어주시는분이 몇분이 있으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항상 늦은 점 죄송합니다.

금 토 일 사이에는 지금처럼 시간이날경우 적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