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다음 편의점 알바생이 들어왔고 대운은 기다렸다는 듯이 편의점을 나왔다.
'미현이.. 아까 일로 많이 화났겠지.. 그나저나 그 악마, 아니, 라나를 어떻게 데리고 나가.. 절대 그럴 순 없어.'
온갖 걱정을 다 하며 생각에 잠긴 대운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역시 그 생각은 집 근처까지 왔어도 떠나질 않았다.
"학,학생! 조심해!!"
대운은 급히 빛이 번쩍이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쾅!!
대운의 몸은 공중으로 떠올랐고 모든 것이 느리게 보였다. 빙글빙글 도는 그의 시야엔 피가 묻은 트럭이 보였고, 놀란 표정의 사람들도 몇명 보였다. 그렇게 시야는 점점 어두워져 갔다.
"헉!!"
침대에서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난 그의 눈 앞엔 개 한마리가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고, 의자에 앉아 자신의 졸업앨범을 보고 있는 여자도 보였다.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 그에게 들려 온 첫 소리는 개의 입에서 나왔다.
"이놈, 죽여버리겠다!"
"우이곤, 기껏 살려놧는데 죽이면 곤란하구나."
"죄송합니다."
어리둥절한 대운은 어벙한 얼굴로 둘을 번갈아 봤다.
"... 뭉이? ... 라나?"
"언젠간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라나가 아니라 라나'님'이시다! 인간 따위가 감히.. 그리고 난 우이곤이다!!"
"죄,죄송합니다.. 우이곤님.. 그런데 어떻게 된거죠? 제가 사고를 당한 것 같은데.. 왜 집에 있는거죠..?"
우이곤은 대운에게 상당히 분노의 찬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렇다. 네놈은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라나님께서 그걸 우연히 창밖 넘어로 보시고 말았다.. 그 결과, 라나님께서는 생명의 힘을 사용하시게 되었지. 고작 네놈따위를..!!"
"벼,병원으로 갔어야 하지 않나요..?"
"아, 그곳이 병원이로구나?"
라나는 졸업앨범을 덮으며 대화에 끼어 들었다. 그러나 우이곤은 여전히 대운을 째려보며 설명을 계속했다.
"그래. 네놈 말대로 인간들은 너를 병원이라는 곳으로 데려가더군. 라나님께서는 집 주인인 네놈이 있어야 한다며 뒤 쫓아 가셨지. 그리고 그곳에서, 네놈은 죽었다."
"주,죽어요?!!"
"그런데.. 더럽고 하찮은 네놈의 육체를 라나님께서 데려와 소생 시키셨다! 네놈이 무엇을 저질렀는지 아느냐!!"
불만에 가득 찬 우이곤의 언성이 높아졌지만 대운은 자신이 죽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들리지 않았다. 우이곤은 그런 대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개 밥그릇 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 갔다. 그러곤,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이윽고, 자신의 손바닥을 펼쳐 보기도 하고 꼬집어도 보는 대운에게 라나가 의자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네놈은, 살아있다."
대운은 멍한 얼굴로 라나를 올려 보다가 입을 열었다.
"라나님.. 감사합니다.."
".. 감사하긴 이르다. 나로 인해 앞으로의 삶은 달라질 것 이니."
"그게 무슨.."
"내 힘으로 살아난 너는, 어렴풋이 악마의 기운을 지니게 되었다."
순간 대운은 자신의 머리와 어깨를 더듬어 보았다. 그리고 뿔과 날개가 없는 것에 안도 했다.
"그럼 전 어떻게 되는 겁니까..?"
개 밥그릇을 싹 비운 우이곤이 혀를 낼름 거리며 대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아까와는 사뭇 다른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 넌 앞으로 천사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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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에 시험이 많았습니다. 늦어진 점 죄송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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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i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