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이 썰. 페이스북이든 인스타든 꼭 떠돌아다니고 싶었음.
오늘 용기내어 처음으로 글을 써보니 웃대생 여러분들은 변변치 않은 필력이지만 이 글 아주 널리널리, 길이길이 퍼뜨려주시길 바람.

스무살이 되어 변변치않은 지방 4년제 대학에 겨우 입학한 나는 1학년 때 무조건 교양필수 과목을 마무리 지으라는 선배들의 조언에 나는 1학년 1학기 때 과감하게 20학점을 채워넣었고 다행히 주4파는 성공했으나 그 4일 모두 1교시 수업을 피하진 못했음. ㅋㅋㅋㅋㅋㅋㅋ
뭣도 모르고 4일내내 1교시에 때려박은걸 생각하면 어지간한 또라이 반열을 뛰어넘고도 남을 놈이지.

어쨌든 내가 이번에 말하는 교양필수과목은 충격적이게도 목요일 1교시...
교필 과목이다보니 교수님은 같아도 요일과 시간대가 다 달랐는데 정말 재수없게도 나는 목요일 1교시. 남들은 수요일 때마다 내일 몇 시간짜리 수업들으면 끝난다면서 올레를 외치며 PC방을 달리고, 코노를 달리고, 술집을 달려나갈 때 나는 쓸쓸히 방에서 홀로 조별과제를 하고 있었음...

더 골때리는건 이 목요일 1교시에 수업하는 빌런들은 하나같이 체대생들이 집단 점령한 상태...
우리과 동기들 중 그 시간대에 수업하는 사람 나 밖에 없었음 ㅋㅋㅋㅋㅋㅋㅋ
가뜩이나 이 넘들은 수업태도도 불성실해서 그 1시간이 ㄹㅇ 지옥같았음.
하도 애들이 떠들어대니 학창시절 학주 분위기를 풍기는 교수님은 수업 때마다 소리를 지르시고 엄하게 꾸짖고, 여기가 무슨 공고인지 대학교인지 분간이 안감. 1시간이 ㄹㅇ 4시간과도 같아서 수업끝나면 항상 멘탈이 안 나간적이 없었음.

참고로 이 교수님은 우리학교 중에 이 교수님 땜시 F맞은 사람들 4열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수십바퀴임. 화석학번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 악명이 대대손손 이어지는 양반으로 성적발표시즌이 되면 대나무숲에 모두들 하나 같이 이 교수 까는글로 도배가 되며 심지어 한번은 댓글로 교수님 본인등판까지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만 봐도 헬파이어가 넘치는데 여기서 더 뒷목잡게 만드는 건 그 수업은 한 학기 내내 조별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거임.
내가 만난 조원들이 어떤 넘들이었냐고? 하필 내가 만난 놈들은 하나같이 전공이고 나발이고 애초부터 공부에 관심 ㅈ도 없는 넘들이었는데 ㄹㅇ 장삐쭈 조별과제 나온 그 두 새끼들이랑 단 0.1%도 다를게 없음.. 아니 그 보다 더 초월한 ㅅㄲ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상도 개똑같아서 장삐쭈 조별과제 영상 보자마자 웃겼다기 보다는 솔직히 소름돋았음;;

우리 조원은 나 포함 총 5명이었는데 아까말한 그 두 새끼들은 입학한지 한 달만에 자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은 두 명은 수업도 어쩌다 한 번 나오더니만 중간고사 시즌 끝나니 무단결석 3회 초과로 모두 F크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톡방도 결국 폭파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넘들 수업은 물론이고 조별과제 때문에 모인적이 단 한번도 없었음.

결국 학기 내내 나 혼자 수업들었고 남들 다 조별로 하는 봉사활동（사회복지단체에서 봉사활동 인증을 남기는것이 기말과제 ㅋㅋㅋㅋㅋㅋㅋ）이며, 포스터며, PPT며, 나 혼자 그 염병할 짓을 다 함 ㅋㅋㅋㅋㅋㅋ
각 조별 홍보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가뜩이나 그림솜씨도 안좋은 나는 남들 다 회의하고 떠들면서 포스터를 만들 때 나는 혼자서 글이며, 그림이며 다그렸고 조별구호도 나 혼자 생각나는게 없으니 걍 자이언티 꺼내먹어요 노래를 대충 샘플링해서 홀로 구호 외침;;
나 혼자 어색하게 구호 외칠 때 마다 거기있는 빌런들 안쓰러운 눈빛으로 빵 터지는건 기본...

글로만 봐서 잘 실감이 안나겠지만 나는 이런 개막장 분위기속에서 F를 받지 않기 위해 ㄹㅇ 목숨을 걸음.

남들 조별로 하는 봉사활동이며, 포스터며, 결과보고 PPT며.. ㄹㅇ 이 한시간짜리 수업 때문에 일주일을 편히 학교다니지 못함. 개별과제하기도 벅찬데 조별과제까지 홀로 목숨을 걸고 과제를 제출했고 매 주마다 주어지는 개별과제 미제출시 거하게 마이너스를 부과하며 교수님 주관에 따라 개판으로 내거나 미제출 3회시 닥치고 F, 9시 정각 단 1초라도 지각해도 마이너스, 지각 3회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F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사소한 부분들과 태도평가를 합산해서 기준치에 미달할경우 닥치고 F
심지어 이 과목은 교양필수과목이라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기에 다음학기에 닥치고 재수강 들어야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 한번도 잠을 제대로 잔적이 없는 나는 지각하지 않기 위해 캠퍼스 산꼭대기에 위치한 건물 꼭대기층까지... 군대에서도 안한 산악구보+8층짜리 건물계단걷기를 매 주마다 달렸고 그렇게 목숨을 걸며 달린 끝에 단 하루도 지각을 하지않았음.（참고로 본인 초중고 모두 개근상. 심지어 지각 한 번 한 적 없음）

그렇게 대망의 기말고사 시즌이 되어 최종 결과발표를 PPT로 발표하는 시간

조원도 없이 나 혼자 봉사활동 결과를 프레젠테이션 하는 대망의 첫 빠따는 본인 ㅋㅋㅋㅋㅋㅋㅋ
조원 모두 발표하는 시간인데 나 홀로 교탁까지 걸어가는 나를 보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 다 들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원은 전부 어디간거냐고 묻자 두 명은 자퇴하고 두 명은 행방불명 됐다고 말함 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교수는 웃지도 않고 꼼꼼히 체크하심. ㄷㄷ;;
조원이 없으니 나의 현란한 말솜씨와 재간으로 무려 5분동안 발표를 했으며 마지막 소감으로.다음과 같이 말함.
조별과제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하며 특히 시간대마다 다른 교필과목은 수강신청에 목숨을 걸어 시간대를 잘 선택해아만이 웃을 수 있는 학교생활을 맞이할 수 있다는것을 느꼈습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꼭 앞으로 있을 조별과제를 할 때 저처럼 되지 말라고 강조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이 과목 Pass를 맞았고 빌런들이 대나무숲에서 ㄱㅈㄹ 염병을 떨 때 유유히 방학생활을 만끽함.

왜 Pass냐고? 이 과목 절대평가 과목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나는 1시간 짜리 절대평가 과목을 패스받기 위해 자그마치 한 학기를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땐 상상을 뛰어넘을정도로 힘들어서 휴학까지 고민할 정도였음. ㄹㅇ 스트레스와 현타를 이 정도로 씨게 온적은 군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함. 그 어떤 폐급ㅅㄲ와 함께 군 생활을 한것 보다 더 ㅈ같았던 순간이었고 대입 신고식 치고 나만 이런 학기생활을 보내서 학기내내 분하고 억울했음.
더 비참한건 수업 분위기가 이 정도로 ㅈ같았던 시간대가 목요일 1교시 뿐이었다는거임.
내 과 동기들 비롯해서 조원 잘만나고 시간대 잘 만나서 수업분위기도 좋고 조원들과도 다 같이 셀카찍으면서 파티도 즐기고, 노래방도 가고, 추억과 낭만을 쌓으면서 학기를 마무리하고 개중에는 커플도 만들어질 때 본인은 대망의 대학교 1학년 1학기를 헬파이어 지옥으로 보냄.
내 동기들이 듣는 다른 시간대 수업은 모두 자기 조원들이 기숙사 룸메이트며, 층장이며 모두 조원도 잘 만나고, 수업분위기도 좋아서 단 하루도 안웃은적이 없었다고 말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피눈물을 흘림.

고작 1시간 짜리 절대평가 과목 때문에 누구는 홀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목숨을 걸었고, 누구는 캠퍼스의 낭만과 더불어 잊지못할 새로운 추억, 새로운 친구, 새로운 커플이 탄생했다.

다행히 나는 친한 누나 소개팅으로 인서울 대학에 다니는 여친과 한창 썸을 탔던 시절이라 그나마 덜 비참했다고는 하지만 헬파이어 과제가 걸리는 날엔 금,토,일을 몽땅 과제준비에 바치고, 거기에 또 나는 연극동아리까지 들어서 기말시험+공연준비시즌이 되면 나는 사탄과 맞짱을 떠야했음. 덕분에 주말마다 가끔 서울에 올라가는 데이트 약속을 깬적도 많았다...

돌이킬수록 쓴 물 한사발이 생각날 수 밖에 없는 나의 스무살...

복학을 앞둔 군필 화석학번 복학생이 대학 초년생활 중 가장 억울하고 비통했던 순간 중 하나였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