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에 하고 싶은 거 [0] |
2025-12-29 23: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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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스테이 하기!
일단 동생한테 같이 하자고 얘기 해놨는데 동생은 긍정적임.
다만 아이들 때문에 정 시간이 안 된다고 하면 나 혼자서라도 할 것임.
내가 웃대를 계속 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사람들이 여길 대나무숲처럼 사용하다보니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하지 못하던 본인의 솔직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
실제로 만났더라면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도 얘기 나눌 수 있으니까
거기에서 재미를 느꼈던것 같음.
나랑 관심사가 비슷하면 더 반가워서 친해지게 되기도 하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나는 나랑 같은 종교인 사람이랑
대화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지게 됐음.
웃대에서나 현실에서나 나는 말이 별로 없는 편인데
내가 가족 중에서 동생을 좀 더 편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동생은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함.
동생 첫째 딸이 이유식 시작하고부터 나랑 같은 피부질환으로
애기 때부터 너무 고생을 했는데 내가 했던 방법들을 알려주면서
피부과 약 안 먹고 바르는 약은 최소한만 쓰면서도 나아지게 됐음.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인데 가공식품 과식하면 손가락에 살짝
올라오는 편임. 애기 때는 양쪽 뺨에서 피진물이 주르르 흘렀었음.
내 피부가 안 좋아지게 됐던 원인 중엔 마음의 작용도 있었는데
어쩌다 다시 알게 된 불교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보고
내가 그동안 했던 몸 마음 관찰하는 방법이 있어서 신기했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불교를 받아들이게 된 것임.
예전에 내가 이해한 불교는 기도하면 소원 빌어주는 기복신앙이라고
생각했었음.
동생은 무교인데 내가 동생에게도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기록해 보라고 했음. 그래서 내가 불교 가르침을 얘기하면
조금씩 이해하게 됐고 템플 스테이에도 관심을 보인 것임.
사람의 마음이 아파지게 되는 경로는 참 다양한데 나에게는
친할머니의 영향도 있음. 할머니는 여든이 넘어서도 농사일을 하셨는데
아주 추운 겨울날 수확 다 끝내고 버려둔 잔챙이 배추가 아깝다고
그거 거두러 가셨다가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왼쪽 편마비가 오셨음.
노년에 집에 누워만 계시다가 우울증이 오셨고 몇개월 못지내고
돌아가셨음. 할머니는 몸이 아픈것보다 마음이 아파보였지만
그걸 가족 모두가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했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죄책감에 우울감이 지속됐고
밤마다 베갯잇을 적시며 눈물만 흘렸음.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나고 나서 불교에 대해 알게 됐고
반조, 마음을 비추다 라는 책도 알게 됐음.
거기에서 아잔 차 라는 태국 스님이 노년에 중풍에 걸리셨는데
우리 할머니보다 더 심하게 와서 말도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음.
그런데 그 상태에서도 깊은 명상에 들어 갈 수 있었다고 함.
그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음.
내 몸이 어떤 상태가 되든 마음을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고 싶어진 것임. 만약 내가 누군가를 만난다면 상대방도
그랬으면 좋겠음.
할머니는 집에서 돌아가셨는데 한 인간의 생명이 꺼져가는 걸
실제로 보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을 느꼈음.
사랑하기 때문에 심장이 더욱 갈기갈기 찢어지는 느낌.
나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찾아 다녔는데 좀 더 정확히 하자면
도반을 찾아야 했음. 내가 따르는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길 원함.
동생처럼 무교여도 불교 가르침에 관심만 있어도 됨.
도반을 못 찾아도 나 혼자서라도 계속 불교 가르침을 따라갈 것임.
출가에 대한 생각도 있기 때문에 그 첫 단계로 템플 스테이를
해 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