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5 16: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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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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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
끝 빈집에
홀로
들어서면
바싹 마른 냄새 하나 있습니다
시큼하다거나
쾌쾌하다거나
어디서
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나는
나를 향해
코를 킁킁거립니다
하지만
앞에
이야기한 것이
딱히
시큼 쾌쾌한
냄새라고
꼬집어 말할 수도 없습니다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쓸쓸함을 안고
산다는 말을
끝까지 인정할 수 없지만
비밀스러운
냄새의
정체는 알고 싶었습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급히 몸만 빠져나오느라
어수선한
집 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며 냄새의
근원을
찾아내는 것은
참 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먼지 낀
빈 마음을 닦아내고
외로움과 그리움을 더하면
비밀의 열쇠가 풀립니다
바로 당신이 보고 싶다는 냄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