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8 15: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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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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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주차장
늙은 플라타너스
두 기둥 중
한 기둥
병들어서
힘이 없어서
폭풍우 치던 날
어쩌다 허리께가
댕강 잘렸는지
언제 적
모르게
그 기둥이
오목하고
평온한
화분이 되어
남은 살을
발라내 주며
어린잎을
키워내고 있었다
죽은 것들은
산것들의
밑거름으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말
밑에서
거름으로
얼마나 벅찬 말인가요
그래서
나는 죽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씨 틔우고
잎 키워 낼 만한
기둥처럼 자라났었는지
썩어가는
살점이라도
내줄 만큼
옹골차있었는지
가는 바람에도
두 발이
여지없이
흔들리는
지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