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6 1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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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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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라
서슴없이
고독의 문을
깊고 뜨거운
당신의 심장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라
마음이 전하는
독백
고백
회한의
말을 듣는다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
당신의 길이
헛된 걸음이었다고 여기지 말라
당신은
자기 자신을
너무도 잊고 살고 있다
자신을
홀대하며
내면이 전하는 말을 외면하고 있다
마음 깊은
우물에
가라앉은
맑음과 밝음을
건져 올려
당신 자신을 흠뻑 적시라
가끔은
아니 자주
지나온 길도 굽어보며
휩쓸리지 마라
휩쓸려 가지 마라
세상의 물결에
그 흐름에
한 발짝 비켜서서
한 걸음 뒤로 서서
점점 지쳐가는
지친 당신에게 쉼을 주라
앞서간
여행자가
돌 하나 덧붙였을
조그만 돌탑 곁에 앉아
무한히 푸르른 하늘이
구름이
바람이
태양 빛에 호응하며 흘러가는 강물이
바람에 화답하며 흔들리는 들꽃이
말 없는 것들이
전하여주는
말들에
귀 기울인다면
당신은 결코
외롭지 않으리라
말을 아끼고
자주 침묵하며
고요히 눈 감고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라
세상은
부당하고 알 수 없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여도
지금까지
당신은 너무도 잘 헤쳐 왔다
그런 당신 자신을 칭찬하고
대견해하라
세상은
누구의 요청으로 왔다
누구의 승낙으로 가는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실존의 아름다움
존재의 기치를 믿으라
그러므로
당신은
가치 있고
아름답다
두려움과
망설임은
늘 우리 곁에 있는
하찮은 먼지이니
훌훌 털어내고
마음 심연 끝으로 가는 문을 열라
고독해서 고독한 것과
고독할 수 있어서 고독한 것을 분별하고
기꺼이 사용하라
고독과 직면하라
요동치던 머리에
들썩이던 몸에
가눌 수 없던 마음에
들리고
보이고
헤아려지리라
적막 속에 둘러싸인 침묵의 시간
휘감았던
혼잡함은
사라지고
한바탕 흙탕물이
고요 속에
적요 속에
서서히
제 물색을 찾으며
눈 속에
심지 끝으로부터
요지부동의
흩어지지 않는 평온함이 서려
진득한
기다림의 시간에
풍미 가득한 포도주로
입맛 돋는 치즈로 숙성되어
고독을
즐기고 온
고독하지 않은
새로운 만찬에
풍성함을 더 할 것이니
자,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