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9 03: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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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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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에
육중한 문이 있을 것 같아
걸어가지 않고
모든 바다에
폭풍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아
항해하지 않고
모든 하늘에
천장이 있을 것 같아
날아오르지 않고
모든 사랑엔
이별이 결말일 것 같아
사랑하지 않는다면
길엔 문이 없다
하늘엔 천장이 없다
바다에 폭풍은 한순간일 뿐이다
별이 무슨 이유로 내게로 와서 반짝이는지
낮달은 무슨 이유로 일찍 찾아와 말을 건네는지
태양은 무슨 이유로 자신을 태워 열정을 말하는지
바람은 무슨 이유로 찾아와 속삭이고 가는지
풀꽃은 무슨 이유로 이슬을 머금고 피어나는지
사랑은 무슨 이유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영원을 꿈꾸게 하는지
가지 않고
날지 않고
항해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대 모르리
사랑하라
가슴에 스미고 번진 사랑을 외면하지 말라
별과 달과 태양과 바람과 풀꽃처럼
살갗에
쏟아지는 사랑을 힘껏 품에 안으라
반짝이지 않아도
많은 말들 속에 상처받을지라도
열정이 지나쳐 온몸이 타버릴지라도
속삭이는 내 안의 주문을 들으며
어두운 발길을 다독이는 달빛을 비추어가며
손끝에 맺힌 이슬로 목을 축여가며
어린 새가 기우뚱 바람을 공부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듯
두려움을 딛고 일어나 깎아지른 벼랑을 박차고 비상하듯
그대 날아오르라
살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고
또다시 이별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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