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지면
떠나가는 사람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낙엽이 마를 시간도 없이

인연의 영원한 단절을
팔랑거리며 속삭이곤 합니다

머얼리 던지는 학사모는
별빛이 수놓은 강물에 젖어

흐르는 수많은 눈물에 젖어
돌아갈 수 없는 시간으로 사라집니다

떠나가는 이여 다만 어느 날
저 끝 바다에서 그 어딘가에서

짠 내 나는 얼들이 마른 자리에
한 걸음 자국을 남겨주시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듯
함께 웃던 길을 별자리로 새겨준다면

손잡고 걸어온 길이 끊어지지 않고
하늘 아래 잠들어있음을 새겨준다면

흩뿌린 밤하늘 은하수를 품에 안고
잠에 드는 바다는 단 맛이 날 것입니다.

가을바람이 지면
떠나가는 사람

서로를 마주 보고도 멋쩍대다
이내 눈을 감아버릴 뿐

마른 기침을 다 토해내지 못하는
낙엽 소리는 끝내 흐려지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