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5 16: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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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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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마당에
홍매화 깊은 뿌리 겨우내 아낀 수액 올려 붉은 뺨에
색을 더하던 날
맵싸하고
알싸한 세상살이 단단히 여미고 살라고 겨울은 마지막
얼굴을 보여주었는데요
오목이
언 땅을 밀어 올리는 복수초 꽃잎에 쉬엄쉬엄 가라
싸리 눈을 뿌려 주었고요
강가의
개나리 몸 풀리다 하얀 눈발 폭신하게 뒤집어쓰고
저 멀리 떠나는 겨울에 긴 배웅을 하고요
숲에 들에
밤사이 쏟아진 진눈깨비 따사로운 햇살 불어오는 봄바람에
겨울은 슬며시 자리를 비켜주고
홍매화 붉은
꽃잎 살랑이는 바람에 가지 끝을 흔들며 또 올 긴 겨울밤
못다 한 얘기 나누자 방울방울 눈물 떨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