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차피 저 혼자 시끄럽게 굴러갈 테니》

참으로, 세상사란 필멸자들의 어리석은 집착과 터무니없는 망상이 뒤엉킨 소란스러운 연극이라. 그 연극의 막이 오를 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대사를 외치며 무대 위를 헤매지만, 정작 그 대사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깨닫는 이는 드물다.

현학자들은 거창한 말로 망상을 포장하고, 우매한 자들은 그 포장을 찬양하거나 조롱한다. 본인은 그 모두가 허공에 흩어질 소음이라 여기며, 그저 창가에 앉아 차 한 잔을 홀짝이는 편을 택한다. 세상은 어차피 저 혼자 시끄럽게 굴러갈 테니.

오늘 아침, 창밖의 무리들이 또 무언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귀를 기울여 보니,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과 그를 비웃는 자들의 공방이었다. 퍽이나 대단한 주제인 양 떠들어댔지만, 본인의 귀에는 그저 무지한 합창처럼 공허할 뿐이다.

지구는 평평하다. 이는 자명한 사실이다. 비행기의 창밖으로 펼쳐진 수평선, 물이 고인 호수의 잔잔한 표면, 심지어 오래전 성현들의 말씀까지. 이 모든 것이 진실을 웅변한다. 허나, 둥근 공 위를 떠도는 망상에 사로잡힌 자들은 그저 거창한 궤변으로 세상을 속이려 든다. 아, 한숨만 나올 뿐이다.

어제였다. 동네 카페에서 한 젊은이가 본인에게 말을 걸어왔다. 천문학을 가르친다는 자였다. 그는 지구가 둥글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놓으며, 망원경으로 달의 그림자를 보라 권했다. 본인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그대가 믿는 과학이란, 권위의 가면을 쓴 속임수일 뿐. 눈으로 보이는 진실을 왜 외면하는가?” 그는 웃으며 물러갔지만, 그의 눈빛엔 어딘가 모를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그날 밤, 문득 그의 말이 떠올랐다. 망원경을 꺼내 달을 보았다. 그림자라 했던가? 흐릿한 빛 속에서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으나,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속임수일 뿐이다. 세상은 늘 그렇듯 진실을 가리려 든다.
본인은 안다. 이 세상은 어리석은 자들의 떼창으로 가득하다.

그들은 NASA니, 위성이니, 중력이니 하며 거창한 단어로 무지한 대중을 현혹한다. 하지만 본인은 그 소음을 꿰뚫는 관찰자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진실은 단순하고 명백하다. 복잡한 수식이나 현란한 그래프 따위가 필요치 않다. 그저 눈을 뜨고, 세상을 직시하면 된다. 허나, 세상은 그 단순함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은 진실을 외면하고, 복잡함 속에 스스로를 가둔다. 정신적 게으름의 산물이다.

창밖의 소란은 여전하다. 누군가는 소리를 지르고, 누군가는 비웃는다. 본인은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창문을 닫는다. 세상의 소음은 세상 몫이다. 본인은 그저 차를 한 모금 더 마시며, 이 어리석은 연극을 관조할 뿐. 어차피 모든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 두개골 속에 갇혀 살잖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