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어린 나이에 덜컥 평생 직장에 붙었다

한번에 될 줄 몰랐는데, 그런 생각에 잠깐 공허하고 고요해지기도 했지만 일단 부딪히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그대로 박아버린 머리는 어쩌다보니 부어오르긴 하더라

처음엔 그만두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 진짜 심할 때는 차를 운전하다가도 지금 내가 이 속도로 가드레일을 박으면 다음주는 일을 안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

근데 이제는 뭐..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살아야하나보다

24는 나에게 특별하다면 특별하게 여길만한 숫자라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갑자기 창모의 세레나데라는 노래를 안들어본 사람이 있으면 들어보라고 말해보고 싶다. 좋은 노래니깐

나도 이 노래에 담긴 "26살에 낳은 아이가 친구 됐다요" 라는 가사가 제일 인상깊었다.

엄마가 나를 처음 낳은 나이와 같은 나이가 된다는게
그리고 그 시간동안 당당히 성공해서 엄마한테 떳떳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이제 우리 엄마는 내 나이의 2배를 먹었다. 아직도 나는 이 나이에서 헤메고 두렵고 어지러운데, 어떻게 그 나이에 나를 낳고 키우려 한 걸까

나도 이제 02년도의 엄마와 친구가 되었다.
한 사람의 인생의 절반을 받아간다는 건 어쩌면 그 만큼 마음에 빚을 지는 것이다.

다 갚진 못해도 달달이 갚아나갈 순 있을거다

24살에 낳은 아이는 이제 그녀의 친구가 되었다.
그때는 알지 못할 이 이야기는 이제서야 빛을 보게 될 것이다.

ps. 내가 살던 동네는 이제 텅 비어도 매일 집이 고파 돌아가게 된다. 이건 버릇인지 습관인지 아니면 마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