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신에게 거짓말하는 행복》

우리는 때때로
아니, 자주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괜찮아.”
“이만하면 됐지.”

그 말들,
다 알고 있다.
진심이 아니라는 걸.

그러나
그 거짓말 없이는,
도저히 못 버티겠는 순간이 있다.

살다 보면
진실은 너무 날카롭다.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면,
숨이 막히고,
가슴이 찢긴다.

그래서 우리는 거짓말을 만든다.
스스로를 속인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문학도, 영화도 오래전부터 그걸 알고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의 제이 개츠비는
데이지가 돌아올 거라 믿었다.
믿고 싶었다.
그게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그는
가장 슬픈 희망 속에서,
잠시나마 행복했다.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는
정의를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며
자기 자신을 속였다.
하지만 결국,
그 거짓은 그를 무너뜨렸다.

진실은 끝내 돌아온다.
그게 문제다.
도망쳐도, 감춰도,
언젠가는 돌아와서
우리를 마주 보게 만든다.

심리학은 말한다.
자가기만은 인간의 방어기제라고.
진실이 너무 아프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는다고.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는 행복은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그게
오늘 하루를 버틸 이유가 되니까.
내일 아침에 눈 뜰 힘이 되니까.

하지만 그 행복엔
유통기한이 있다.

지나치면 독이 된다.
거짓 속에서 안정을 찾다가,
진짜 나를 잃어버린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 거짓을 권장한다.

SNS 속 웃음.
필터 낀 삶.
“다 괜찮은 척”하는 하루들.

우리는
진실보다 이미지가 중요해진 세상에서
그럴듯한 버전의 나를 만든다.

그래서 진짜 나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멀어진다.

하지만,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숨겨도, 지워도, 외면해도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묻는다.
언제까지 나를 속일 거냐고.

행복은,
감정을 밀어넣는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감정을 꺼내놓고,
인정하고,
흘려보낼 때
비로소 조금씩 자란다.

“나, 지금 아파.”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냐.”

이 고백이 시작이다.

그 말이,
진짜 나를 꺼내주는 열쇠다.

그러니 괜찮다.
잠깐은 속여도.
잠깐은 눈 감아도.

하지만 언젠가는
그 눈을 뜨고
진실을 마주 봐야 한다.

그 진실 위에서만
우리는 다시,
진짜로 웃을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는 행복은 가짜다.
하지만 그 거짓말이 만들어낸 고요 속에서
우리는 버틸 힘을 모은다.
결국 중요한 건
거기 머무느냐, 아니면 거기서 진실로 나아가느냐다.
행복은 거짓 없는 자신을 품을 때, 비로소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