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4 15: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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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꽂힌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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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어언 10년만인가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 글을 한 줄 적었을 떄, 눈시울이 붉어진것은
교수님이 그리워서일까요,
아니면, 벌써 교수님의 나이에 가까워진 한 늙은 제자의 서글픔일까요
교수님
어쩌면 당신은 제 나이보다 어린 시절에
일찍이 저보다 나은 깨달음을 가지고 계셨던 게 아닌가 하고
가만히 생각을 돌이켜 봅니다.
교수님의 그 한 마디를 제가 곱씹으며 기억하고,
마음속에 되새겼다면,
저는 오늘날 이렇게 후회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 테니까요
교수님
저는 그저 계절별로 할 수 있는, 해보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그렇게 다짐하며 살아온 소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소박한 바램도, 생각보다 해나가기 어렵다는 게 또 서글퍼집니다.
그건 시간과 마음가짐만으로 해내기에 너무도 벅찬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교수님
첫 강의 때, 그 때를 기억하십니까?
한 명씩 나와서 자기 이름을 한자로 써보라고 하시던
그 광경이 새삼 생각납니다.
그 때는 '별 괴팍한 꼰대가 다있나' 라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때부터 교수님의 선경지명이 발휘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자로 자기 이름을 쓸 수 있는 사람에게만
당신께서 큰 도전일지 모를 일을 알려주시겠다며, 쪽지를 건네주셨죠
그 때 저는 코웃음치며 그 쪽지를 쓰래기통에 던져버렸지만,
저는 아직도 그 쪽지의 내용이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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